‘텔레비전(television, 문화어: 텔레비죤)은 전파나 유선 회선에 실린 영상, 음성 신호를 수신하고 화면에 보여 주는 장치이다.’
텔레비전(이하 TV)에 관하여 위키피디아는 이렇게 짧게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TV를 이렇게만 정의할 수 있을까? 영상, 음성 신호만 화면에 보여주는 장치가 아니라면 말이다.
옛날… TV는 쉬웠다
TV의 정의를 더 랍게 줄이면 이럴 것이다. ‘그냥 방송을 볼 수 있는 장치’. 방송을 보기 위해서 표시 장치나 TV 튜너 같은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 많지만, 어쨌든 그 모든 것을 모아 놓은, 방송을 볼 수 있는 장치는 TV일 것이다.
과거의 TV는 참 쉬웠다. 단지 몇 개의 방송 전파를 수신할 수 있었고, 채널을 돌려가며 보면 그 뿐이다. TV도 무척 단순했다. 채널을 돌리고 볼륨을 조절하면 그 뿐이었다. 물론 노이즈를 줄일 수 있게 다이얼을 넣은 TV도 있었다. 이런 저런 기능이 들어갔어도 그 때 우리는 TV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신문 한 귀퉁이에 연재(?)되던 오늘의 방송 목록을 외울 만큼 선택이 적었으니까. 다섯 번만 돌리면 어떤 방송이든 번갈아 가며 볼 수 있었다. 이 얼마나 쉬운 TV였나.
TV는 진화했다
분명 TV는 진화했다. 흑백에서 컬러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한 방송에 맞춰 TV도 변해갔다. TV 앞에서 채널을 돌리던 불편은 리모컨의 등장과 함께 사라졌고, 방송을 녹화하기 위해 TV와 함께 들여 놓았던 VCR도 하드디스크에 녹화를 하는 타임머신 TV에 밀려났다.
비록 기능이 늘어나고 조작 방식은 바뀌었지만, 이 때까지도 TV는 쉬운 장치였다. 채널은 늘었고, 더 이상 신문에서 소개하지 못할 만큼 방송이 늘어났지만, 채널을 중심으로 방송을 돌려 볼 수 있었으니까 그것은 편했다. 비록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방송이 시청자를 TV 앞에 묶어 버림으로써 바보 상자라 놀리기도 했지만, 그것은 쉬운 시청 환경의 부작용 중 하나였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스마트 TV, 너무 어렵다
지금은 TV가 한번 더 진화를 앞두고 있는 시점일 것이다. ‘바보상자’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떼어 버리고 스마트라는 이름을 앞에 붙이는 진화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 진화가 색다른 것은 더 이상 진보한 방송 기술을 통해 진화하던 TV가 아니라는 점이다. 방송 신호를 타고 흐르던 전파, 케이블 대신 대신 TV에는 인터넷 케이블이 꽂혀 있다. 보여주던 대로 보던 TV가 아니라 이제는 골라서 보는 TV, 영상과 방송 뿐만이 아니라 인터넷에 있는 다양한 컨텐츠와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는 TV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TV 산업의 경제와 권력의 중심이던 방송이 인터넷에 접속한 TV에 의해 견제, 또는 분산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TV 산업의 권력 전쟁이 어떻든 간에 이용자에게 TV는 그저 편해야 한다. 비록 TV의 진화가 이용자의 요구에 따른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용자는 좀더 편하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으면 그 뿐이다. 편하게 채널을 돌려볼 수도 있고, 인터넷에서 원하는 것을 찾아서 즐길 수도 있도록 하면 그만이다. 때문에 스마트 TV는 그럴 수 있다고 믿음을 심으려 한다. 정말 그럴까?
지금의 스마트 TV는 그렇다고 말하기도 이를 뿐만 아니라 더불어 혼란스럽다. 많은 것을 할 수 있다지만, 이용자가 진정 원하는 것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스마트폰과 컴퓨터처럼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가져올 수도 있고, 음성이나 모션을 이용한 제스처 기능도 들어갔으며, 더 많은 컨텐츠를 손쉽게 볼 수 있는 데도 바보처럼 방송을 보는 것만큼 만족스러운 게 별로 없다. 더구나 이전의 모든 TV는 방송을 본다는 기본 목적에 충실했고, 그것이 공통점으로 반영됐으나 스마트 TV는 각각 할 수 있는 것이 모두 다르고, 무엇을 하려는 지도 모른다. 지금은 뭐든지 TV에 쑤셔 박고 이것 저것 시도하는 단계여서 아직은 확실한 정체성이 없는 탓일 게다. 아직은 뭔지 모르겠다거나 어렵다는 게 지금의 스마트 TV에 대한 답으로서 어울릴 것이다.
그 정체성을 찾아 가는 과정에 서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스마트 TV는 전파 대신 데이터를 보여주는 장치라는 점이다. 이는 방송 뿐만 아니라 인터넷이나 그 밖의 수많은 플랫폼의 디스플레이의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다. 단순히 다른 하드웨어와 물리적으로 연결된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표시할 수 있는 장치, 거실이나 그 어떤 곳에서 공유되는 장치다. 문제는 보려는 욕구의 범위와 방법이 다른 이용자에게 얼마나 쉽고 편한 경험을 주느냐는 것. 우리가 채널을 돌려서 방송을 볼 때 만큼 쉬운 환경이 되기 전까지 정말 바보 같고 멍청한 스마트 TV를 보게 되겠지만, 요즘 스마트TV를 보면 정말 편한 스마트TV라는 게 나올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정말 의심스럽다.
미국에서 한국방송보기용으로 구글티비 사서 잘 쓰고 있는 일인입니다 ^^;;;
아.. 그렇게 보고 계신가요? 저도 한번 시도해봐야겠네요. ^^
스마트 TV사러 같다가 한참보다 무슨 기능이 있는지 헸갈려서 그냥 왔죠. 애플처럼 더욱 심플하게~
핸드폰 처럼
사람이 스마트하게 강제로 만드는 TV라서 스마트 TV라는 오욕을 쓰게 되겠군요 ㅋ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요. 중요한 건 사람은 적응해 나간다는 사실 아닐지요~ ^^
1. 스마트 tv에 걱정과 관심을 쏟는 회사들퓨쳐워커(http://futurewalker.kr/)님(청강문화산업대학 황병선 교수님)의 도움으로 KT경영 연구소에 주체한 스마트 TV의 small talk에 참석했습니다.KBS, 케이블사업자, KT, MS, 삼성, LG분들이 대거 참석하셨더군요. cp사업자는 저 하나… 이 인원 배분은 TV의 관심도는 어디가
스마트TV… 멋스러운 TV 광고 말고 실제로 써보셨습니까? 사용하기 괜찮던가요? 실제로 리모콘을 쥐고 제대로 써보셨다면 그런 말씀 나오기 힘드실겁니다. 지금이야 한참 TV에서 이런것도 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그리고 기반 플랫폼을 먼저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이 시작된 시기라서 UX는 간과되고 있죠. 오로지 기능경쟁 스펙경쟁, 그야말로 하드웨어 경쟁뿐입니다. 사용자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얼마나 그런것들이 사용하기 편하게, 쉽게 되어있느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