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장치들은 손에 들고 써야 하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다보니 외부 장치와 연결도 대부분 무선으로 해결해야 한다. TV와 연결도 마찬가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가 나오던 초기에는 HDMI 연결성이 강조됐지만, 점차 미라캐스트 표준을 기반으로 한 무선 디스플레이가 강조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미라캐스트 호환 수신기만 있으면 유선으로 연결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의 영상을 TV 앞에서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연결하려면 미라캐스트 어댑터가 있거나 이 기능이 있는 TV나 모니터를 사야한다. 최근 LG를 비롯한 몇몇 가전사는 이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이 기능이 없는 TV를 쓰는 이들은 싼 가격의 미라캐스트 어댑터를 사서 연결해주면 그만이다. 문제는 관련 어댑터를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삼성이 갤럭시S3를 출시한 이후 미라캐스트용 어댑터(올쉐어 캐스트 동글)을 판매하고 있지만, 이 동글은 삼성의 스마트폰과 태블릿만 호환되고 다른 제조사의 스마트폰과 호환되지 않는다. 아마 미라캐스트로 두 장치를 연동할 때 약속된 코드를 지정해 놓은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더 심각한 문제는 LG와 팬택, 그밖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전용이든 호환이든 어댑터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미라캐스트 호환 어댑터를 사서 쓰면 된다지만, 국내에서 관련 장치를 찾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줍기다. 와이파이 얼라이언스의 자료를 보면 미라캐스트 호환 어댑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에 정식으로 들여왔거나 생산되는 제품이 거의 없다. 그나마 외국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도 제한적인데, 아마존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제품이 넷기어의 PTV3000-100NAS 정도다. 그런데 넷기어 PTV3000이 좀 특이하다. 미라캐스트 뿐만 아니라 인텔 무선 디스플레이(Wi-Di)까지 쓸 수 있어서다. 즉,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미라캐스트로, 노트북은 와이다이로 연결해서 쓸 수 있다. 지금 나온 두 가지 무선 디스플레이 기술을 모두 수용한 것은 이 제품 뿐이다.
이미 벨킨의 스크린캐스트 같은 와이다이 디스플레이가 있었기 때문에 미라캐스트 어댑터만 필요했는데, 다른 선택이 없어 구매대행을 거쳐 이 제품을 구해 시험해봤다. 어댑터가 손바닥에 들어갈 만큼 작고 전원과 표시 장치 같은 외부 연결은 어렵지 않았다. 단지 전원을 켜면 시작하는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는 편인데, 매일 켜 놓지 않고 쓸 때마다 작동시킬 때는 연결 가능한 상태까지 기다려야 하는 게 조금 답답할 수도 있다. 일단 스마트폰에서 이 장치를 찾아서 연결하는 것도 어렵지는 않았는데, 목록에 뜬 제품 이름을 선택만 하면 바로 연결된다. 스마트폰 화면이 그대로 큰 TV에 표시되고 720P나 1080P 스마트폰에 관계 없이 화면을 꽉 채워 표시한다.
미라캐스트로 연결한 뒤 한동안 연결 상태를 확인해봤는데, 결론은 다른 선택이 있어도 고민이었고 없어도 고민이라는 것이다. 아마 이 제품을 쓰는 이들의 평가가 많이 다르진 않을 것 같다. 성능이 그다지 믿음직스럽지 않은 탓이다. 일단 무선 디스플레이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같은 소스 장치보다 수신 장치의 표시가 늦는 지연 전송의 문제는 당장 해결 가능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그것은 이해할 수 있다. 티빙이나 몇몇 캐주얼 게임, 다이스플레이어 같은 앱은 지연 현상 없이 빠릿하게 화면에 표시한다. 푹도 지연 현상은 심하지만 큰 화면에서 즐길 수는 있다. 하지만 유투브는 일부 스트림 서비스의 영상을 조금씩 건너뛰면서 표시하고 무거운 게임의 지연 현상도 심하다. 일반 동영상 재생은 괜찮은 데 희한하게도 유투브 같은 스트림 서비스에서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전체적인 불만은 프레임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부드러운 영상을 감상하고 싶어도 프레임이 많지 않아서 자연스럽지 않은 느낌이다. 또한 장치에 따라 호환성이 좋을 수도 안좋을 수도 있다. 나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주변에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결되지 않는다고 하는 이들도 있었기 때문에 호환성에 문제 없다는 말을 하기는 어렵다. 펌웨어의 차이거나 환경적인 차이에서 빚어진 것이겠지만, 어쨌거나 지금은 다른 대안이 없어 이 제품을 쓴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을 듯하다. 이 뒤에 더 나은 후속 제품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
덧붙임 #
2013년 5월 14일 넷기어 코리아가 PTV3000을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거 살까말까 고민 중인데.. 별론가요?
다른 선택이 없을 뿐입니다.
저도 검색하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POOQ 과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TV로 이용하려고 합니다.
프레임 지연이 많이 심한가요?
푹을 미라캐스트로 보게 되면 프레임은 그럭저럭 볼만합니다만, 영상과 음성 싱크가 맞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더군요.
MV1000 이라는 모델이 나왔는데 두 모델중 어떤게 나을까요.
글쎄요. MV1000은 거의 구경 못했고, 오히려 다른 제품 소식이 들리더군요. 성능은 저도 많이 궁금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