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스테이션은 PC와 달리 더욱 복잡한 작업을 처리하면서도 멈추지 않는 신뢰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까닭에 다양한 소프트웨어 업계의 인증(ISV)을 거쳐야 하는 등 그 신뢰를 높이는 더 복잡한 과정을 통과해야 하는 터라 PC 업체들이 진입하기 쉬운 시장은 아니다. 하지만 단순히 기존 사업자들을 위한 보수적인 시장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쓸 수 있는 진보한 컴퓨팅 기술의 빠른 도입을 요구하는 시장인 까닭에 기존 사업자들의 끊임없는 변화를 필요로 한다.
HP가 전체 PC 출하량에서 레노버에 1위를 내줬지만, 워크스테이션 부문은 연간 130만대를 공급하며 확고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도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최근 몇년 동안 경제 위기로 위축되면서도 상대적으로 워크스테이션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워크스테이션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 맞는 제품군을 이미 준비해온 때문이다. 미디어와 금융, 의료, 교육, 소프트웨어 개발, 공공부문, 항공기 분야 같은 워크스테이션을 필요로 하는 고객이 요구하기에 앞서 요구를 미리 예측해 준비한 제품들을 통해 이 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HP는 이러한 성장의 밑바탕이 되는 워크스테이션 제품과 신기술을 소개하는 행사를 해마다 열어 왔는데, 올해는 9월30일 10월 1일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HP 워크스테이션 솔루션 월드를 통해 새로운 워크스테이션 제품군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것은 데스크탑과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각 세 제품과 Z 디스플레이 등인데, 이 제품들은 워크스테이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 만든 통합 브랜드를 적용한 첫번째 제품들이다.
데스크탑을 제외하고 HP 워크스테이션 제품들은 모바일 워크스테이션과 전문가용 모니터가 다른 제품군 속에 흩어져 있었다. 노트북은 비즈니스 제품군인 엘리트북에, 모니터는 HP 드림컬러라는 별도의 이름으로 출시했던 것. 모두 워크스테이션 시장을 공략하는 제품이지만, 특성에 따라 다른 브랜드 전략을 쓰던 탓에 상대적으로 워크스테이션 제품군이 뚜렷하지 못한 문제가 드러났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HP는 워크스테이션만을 위한 Z 시리즈 제품군으로 통합, 워크스테이션을 하나의 거대 제품군으로 재편했다. 데스크탑은 종전 Z 시리즈를 구성하고 노트북은 엘리트북 대신 ZBOOK으로, 모니터는 Z 디스플레이로 변경해 데스크탑과 모바일, 표시 장치를 아우르는 큰 제품군을 형성한 것이다.
이번 워크스테이션 솔루션 월드는 재편된 워크스테이션 제품군을 들고 나와 처음 치른 행사였지만, 핵심 메시지는 HP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의 재발견에 뒀다. 그도 그럴 듯이 고성능을 위해 크고 무거웠던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을 울트라북으로 만들어 냈으니 충분히 납득할 만한 부분이다. 데스크탑이나 모바일 워크스테이션들이 진화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군사용급 내구성과 최고의 성능, 이동성을 보장해야 하는 어려운 조건들을 충족하면서도 울트라북급 제품으로 두께를 대폭 줄인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초의 울트라북급 ZBOOK 14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은 하스웰 기반 듀얼코어 또는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케플러 기반 전문가용 엔비디아 그래픽이 포함되어 있으며, 터치 패널을 옵션으로 고를 수 있다. 워크스테이션의 안정성을 담았지만 이동성을 강화한 제품이다. 그런데 완전한 고성능을 추구하는 제품은 아닌 까닭에 이용 대상이 조금 제한될 수 있다. 조시 피터슨 HP 워크스테이션 제품 글로벌 매니저는 “ZBOOK 14는 Z820 같은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을 쓰는 아티스트 엔지니어처럼 주력보다 보조 작업용으로 쓸 수 있는 제품”이라고 대상을 밝혔다.
때문에 HP는 모바일 환경에서도 워크스테이션 성능을 최대한 발휘하는 ZBOOK15와 ZBOOK17도 준비했다. 두 제품은 예전처럼 크고 무겁지만, QHD+(3200ㅌ1800) 해상도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고 고속 데이터 전송을 위한 썬더볼트를 기본 탑재했다. 2세대 썬더볼트는 HP Z820, Z620, Z420 등 데스크탑 워크스테이션에도 모두 채택해 썬더볼트 인터페이스를 가진 제품과 데이터 전송 속도와 인터페이스 호환성을 높였다. 데스크탑 워크스테이션들은 아이비브릿지 기반 제온 E5-1600v2 또는 E5-2600v2를 탑재, 대당 최대 24개 코어(Z820)를 쓸 수 있고, 27인치 Z27i와 30인치 Z30i의 HP Z 디스플레이는 2세대 IPS를 채택하고 각각 sRGB(27i), 어도비 RGB(30i)의 색정보를 100% 재현한다.
지난 해 공개한 올인원 Z1의 후속 제품은 이번 행사에서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제품까지 모두 합치면 워크스테이션을 이용하려는 다양한 환경에 맞추기 위한 HP의 발걸음은 매우 빠르다. “전 세계 많은 고객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요구를 미리 예측해 제품을 준비한 것이 시장 1위의 비결”이라고 밝힌 HP 조시 피터슨 매니저는 “HP는 성능과 혁신, 신뢰성, 휴대성 등 차별화된 4가지 가치를 만족시키려 꾸준하게 재투자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비록 PC 만큼 대단한 규모는 아니고 대중적이지도 않지만, 다양한 분야로 쓰임새가 점차 확장되고 있는 고부가 제품군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제품군을 통합해 더 큰 규모로 확장한 HP의 선택은 이 부문 독주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한 수인 것은 틀림 없는 듯하다.
HP가 아직도 서버 분야에서는 확실한 1위를 지키고 있군요. 서버와 같은 고 기동성 제품은 부품이나 제조, 정합성 측면에서 완성도가 중요하니 HP에 잘 어울리는군요. 그러나 HP가 서버 외에 모바일 분야에서도 다시 성공을 이루기를 기대해 봅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워크스테이션은 고성능화된 전문 PC로 분류됩니다. 서버를 이용하는 엔터프라이즈 분야와 많이 다르지요. 어쨌거나 HP가 잘하는 부분에 집중하는 최근 모습을 보면 확실히 예전과 다른 느낌이 들기는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