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전자수첩처럼 작은 MID, 엠북(MBOOK)의 제품 발표회-세 번째 국산 MID, 엠북 들여다보기-에 다녀온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 행사를 찾았더군요. 엠북을 발표한 유엠아이디(UMID)가 그렇게 잘 알려진 업체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많은 기자와 블로거, 업계 관계자가 이례적으로 많이 몰린, 일단 흥행은 잘된 행사였습니다. 더구나 엠북은 순서로 따지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 발표되는 MID기에 더욱 의외로 다가오더군요.
엠북 발표회의 흥행과 별도로 이번 발표회는 한 가지 주목할만한 사실이 있습니다. 비록 세 번째 발표되는 MID지만, 윈도 뿐만 아니라 리눅스를 병행 채택한 첫 번째 MID라는 점입니다. 앞서 발표한 TG삼보 모빗이나 유경 빌립 S5가 모두 윈도 XP만 넣어서 발표한 것과 달리 엠북만은 윈도 XP외에도 리눅스 모델을 함께 내놓는 것이지요. 이번 행사의 후원업체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이름이 보이질 않은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있습니다.
엠북이 리눅스를 병행 채택한 것은 단순하게 보면 이용자가 고를 수 있는 운영체제 선택권이 늘어난 것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그 배경이 어떻든 소비자는 리눅스를 통해 엠북이 가진 모든 기능을 쓸 수 있으면 그 뿐이니까요.
엠북의 리눅스 채택에 관련, 유엠아이디의 문병도 대표는 Q&A 시간에서 “종전에는 리눅스가 윈도 XP에 기능적으로 따라가지 못했고 불편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엠북에 포함된 리눅스는 그런 문제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용성의 문제만 아니면 기능적으로 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지만, 따지고 보면 이는 여러모로 미묘한 사안이기도 합니다. 만약 누군가 인텔판 MID의 모범 모델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엠북도 그 중 하나라고 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엠북에 들어 있는 리눅스의 계보를 역추적하면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엠북에 채택된 리눅스는 ‘한컴 리눅스’입니다. 여기에 -zooty님 그룹이 설계한- 큐브 UI를 얹어 좀더 쉽게 조작하도록 한 것이지요. ‘한컴 리눅스’는 아시아눅스 계열의 리눅스입니다. 아시아눅스는 인텔의 오픈 소스 프로젝트인 모블린 재단에서 활동하는 회원사 중 하나고요. 아시아눅스는 모블린 재단을 통해 공유된 다양한 모블린 리소스를 이용해 인텔 플랫폼에서 잘 작동하는 리눅스의 기본 틀을 완성합니다. 결과적으로 엠북은 인텔 주도의 오픈 소스 프로젝트를 통해서 완성된 리눅스 운영체제를 인텔 플랫폼의 MID에 이식한, 거의 인텔 표준형 MID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MID는 절대로 인텔 플랫폼이 탑재된 장치를 뜻하는 게 아닙니다. 어디에서나 인터넷이 되는 작은 장치가 MID입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MID’는 그냥 MID라니까요. ‘를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엠북이 갖는 의미는 여기까지지만, 리눅스를 채택하는 MID가 갖는 의미는 더 있습니다. 인텔 플랫폼에 최적화된 리눅스가 가져다 줄 가장 큰 이득은 제품 단가를 낮추는 것입니다. 단순히 운영체제의 비용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덜 무거운 리눅스로 인해 몇몇 부품을 줄이거나 교체해 제품 생산 단가를 낮추는 이점이 있습니다. 윈도 XP를 부드럽게 돌리려면 1GB 정도의 메모리와 많은 저장 공간을 확보해야 하지만, 리눅스는 256~512MB의 메모리와 500MB의 저장 공간이면 되니까요. 결과적으로 값나가는 부품을 줄임으로써 제품 단가가 낮아지면, 소비자가 접근하기 더 없이 좋은 환경이 되는 것입니다.
분명 윈도에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을 쓸 수 없는 소프트웨어 호환성에 문제가 있지만, 리눅스 애플리케이션의 데이터 호환성을 강화하고 이용자가 리눅스에 적응하기를 참고 기다린다면 분명 값싼 MID는 더 큰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하고 내 데이터를 다루는 값싼 MID라는 것이 정착되면 앞으로 MID에서 운영체제 논쟁은 무의미해질 수도 있겠지요. ‘리눅스를 넣은 엠북이 우리나라에서 잘 팔릴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은 쉽게 구하긴 어렵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엠북이 그 시작인 것은 분명합니다. 인텔식으로 완성된 MID의 도전, 어떤 결과를 낳을 지 지켜봤으면 합니다.
덧붙임 #
저 위의 동영상은 지난해 가을 대만 IDF 때 빌립 S5에서 실행한 한컴리눅스의 큐브 UI입니다. 만약 유경이 빌립 S5에 한컴 리눅스와 큐브 UI를 채택했다면, 지금 이 글의 대상은 바뀌었을 겁니다.
다만 국내에서 사용하기에는 참 애로사항이 많을 듯 싶다는게 아쉽군요 -.-;
쉽지 않죠. 리눅스 자체가 낯선 환경이니… ^^
컨셉대로 M’I’D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국내 사용자의 MID는 MIghty Device 이니 문제가 될 듯 합니다.
(예전 UMPC 이야기가 나왔듯이 MID 플램폼으로서 atom이 발군의 성능으로 인해
서브노트북을 자치하고, 일부에서는 신형 main stream cpu라고 까지 생각이 하기 때문이죠)
확실히 예전 레드햇 시절보다 Fedora가 나오면서 드라이버나 여러가지 프로그램 지원
그리고 open source program의 부재및 지원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강화가 되어,
일반인이 모르고 쓰기에는 10% 부족하지만, 조금만 알려들면 모든것이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결국에 궁색한 변명으로 MS에 물들은 찌질한 사용자 탓이다! 라고 할 수 밖에 없는 문제가 당면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러한 linux를 이용한 시도들이 늘어 났으면 좋겠습니다 ^^
무조건적으로 사용자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지 않나 싶어요. 리눅스가 오픈 소스로서 갖는 역할과 의미는 높게 평가하지만, 전반적인 사용자 중심적 UI와 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십 부재는 리눅스가 가진 약점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저는 리눅스에서 표현하는 메시지라도 사용자가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바뀌기를 바란답니다. 아니면 깊이 감춰서 보이지 않도록 하거나. 엠북은 이 메시지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쪽입니다. 사용자는 어려운 메시지를 이해하려 애쓸 필요도 없고 가볍게 원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지요. 이를 통해 리눅스가 좀더 사용자 친화적인 운영체제라는 것을 가볍게 인식시켰으면 합니다. 이러한 시도가 앞으로 늘어나기를 바라구요.
강력한 댓글 고맙습니다~ ^^
리눅스가 들어가면 ActiveX 때문에 조금 힘들듯;;
윈도우 깔기도 머하고..
리눅스에서도 액티브 액스를 해결할 기술은 나왔다지만, 적용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네요. ^^
wine을 깔수 있으면 문제가 좀 해결될듯 합니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와인도 어려운 이야기랍니다. ^^;
작금의 현실에서 한컴리눅스를 그대로 쓰기에는 사용자들에게 너무 어려움을 강요하는 처사가 아닐까 합니다만. -_-
한컴 리눅스라면 어렵지만, 큐브 UI가 어느 정도 보완은 될 것 같아요. ^^
큐브 UI는 런처에 불과한지라… -_-;
저분도 여전히 리눅스에 대한 무지함을 드러내시는 건 마찬가지군요. 사실 리눅스가 XP의 기능을 못 따라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몰랐던 건데…
저번에 다나와에서 돌아다니다가 리눅스를 ‘리눅스 토발즈’가 만들고 우분투 리눅스를 유분투라고 하는 걸 보고 어이를 상실했는데, 리눅스를 탑재한 제품을 내놓는 분도 여전히 잘 모르시는 건 마찬가지군요.
오픈소스 전략을 쓰신다면 좀 더 많은 것을 알고 하셔야 하는 게 아닐까요? 그리고 한컴리눅스는 정말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우분투나 데비안 쪽을 썼더라면 더 나았을텐데 말이죠
‘저 분’이라 하시면 대표 이사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
리눅스에 대한 무지라고 격하할 문제는 아니고요. 리눅스 환경에서 다루는 전반적인 환경을 놓고 말한 것을 제가 제대로 풀지 못한 듯 싶네요. 이점에서는 제가 사과를…
다만 엠북에 들어간 한컴리눅스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위에서 작동하는 한컴 싱크프리, 그밖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하나 큐브 UI와 접목해 쓰기 쉽도록 설계된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더불어 우분투나 데비안을 쓰면 어떠냐고 하셨는데요. 리눅스를 쓰더라도 그 사후 관리에 대한 고려, 즉 상용 제품에 포함된 리눅스를 쓰면서 나타날 수많은 VOC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대안도 따져볼 문제입니다. ^^
음 좀 복잡해지는 문제인데요. 저 문제의 한컴리눅스는 제가 알기로 현재 아시아눅스까지 확장되어 배포된다고 합니다. 리눅스의 가장 큰 특징은 그것을 쓰는 사람들의 참여와 그것을 배포하는 회사 간의 피드백이 있다는 것이고(쌍방향성)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피드백이 있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한컴리눅스와 같은 부류인 아시안리눅스도 그런 건 없죠.
두번째로 패키지에 대한 문제인데, 윈도우즈와 달리 리눅스들은 각 회사별로 패키지를 관리해 윈도처럼 각각의 바이너리 패키지를 받아서 설치하지 않고도 관리가 가능합니다. 제가 데비안이나 우분투를 쓰는 게 낫겠다고 말씀드린 것도 그때문이지요… 이 두 배포판은 모두 강력한 debian 패키지 관리자를 가지고 있어 운영체제 자체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프로그램들도 쉽게 업그레이드하고 설치/삭제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한컴리눅스는… 제가 듣기에 데비안, 하다못해 레드햇이 제공하는 그런 패키지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오픈소스가 가지는 전략을 모두 다 포기한 환경에서 사업만 중시하는 형태인 것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우체국에 가면 가끔 있는 리눅스 데스트톱들도 보면 그런 문제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심지어 어떤 프로그램들은 루트(최고관리자 권한)이 필요없는 것인데도 들어가 있고, 다른 배포판들이 꾸준히 업그레이드 되는 동안 윈도우즈처럼 그것이 배포된 순간에만 머물러있죠.
따라서 이번 엠북의 오픈소스 전략은 확실히 잘못되었다고 판단됩니다. 열려있는 오픈소스 프로그램이라고 이름붙여도 그 특성이 전혀 없으면 쓸모없는 것이니 말입니다.
UMID 생각의외로 괞찮은 기기라고 생각합니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마감재가 싼티 난다고 할까요?
조금만더 신경 써주었다면 좋왔을텐데 말이죠^^
어째든 글 잘 읽고 놀다가 갑니다.^^
마감재 부분은 좀 그렇더라고요. 크롬 테두리 부분은 개선이 필요한 듯 보이긴 했습니다만.. ^^;
한국에서는 머나먼 OS라서….어떨지 궁금하네요…
아무래도 시간을 갖고 기다려와뱌 알 듯… ^^
리눅스는 아직 국내에는 시기상조인건가…인텔도 윈텔(WINdows+inTEL)에서 벗어나 린텔(LINux+inTEL)도 고려중이지만 액티브X 때문에 쉽지는 않을 듯. 오피스나 액티브X만 아니라면 리눅스로 못하는 것도 별로 없을 듯 한데…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
글 봤습니다. 위의 구차니님과의 논의처럼 사용자의 문제만으로 치부하기에도, 윈도우처럼 ‘누구에게나 편리한(또는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사용자 중심의 UI 부재라고만 말하기도 애매한 감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어려운 문제네요..=ㅅ= 어차피 사용자는 자기가 사용하는 용도에 부족함만 없다면 윈도우든 리눅스든 굳이 구분할 필요는 없을 테니, 보다 리눅스를 채택하는 기기가 늘어나 리눅스도 윈도우 못지 않게 쓸만하다는 걸 알게되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리눅스를 접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를..^^;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소비자는 원하는 기능만 수행하면 그 뿐이니 일단 이 기본 욕구를 채우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
정말 어처구니 없는 글이다. 가슴에 손을 얹어봐라. 저 제품이 정말 소비자의 욕구를 건드릴 수 있는 것이 하나라도 있었는지. 담고 싶은 것은 너무 많았고, 구현된 것은 형편이 없었다. 왜 다 아는 사실을 이리돌리고 저리 돌리면서 지적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사업이 애들 장난인가? XP에서 더 빨리 구동됐다. 리눅스는 형편없었고, 단기 가격만 싸다는 거 말고는 아무런 메리트도 없었다. 차라리 넷북을 사고 말지. 모든 것을 담으려고 욕심을 부렸다. 애플처럼 제거할 것은 제거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약점이 아닐까.
그렇군요. 댓글로 주신 의견을 시간나시면 글로 발행해주시면 안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