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마켓 플레이스 또는 앱스토어는 이제 스마트폰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스마트폰이 전화나 문자만 주고 받는 것에서 벗어나 여러 응용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는 모바일 장치로 알려지면서 스마트폰에서 수행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을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는 이제 스마트폰의 필수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이같은 인식에는 이통망 사업자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플랫폼 및 하드웨어 제조사, 개인 개발자, 일반 이용자 등 이해 관계에 놓인 수많은 업체와 개인들이 마켓 플레이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경쟁을 통해 더 질좋고 값싼 컨텐츠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깔려 있다. 이미 성공 모델로 자리 잡은 애플 앱스토어 이후 현재 성장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마켓 플레이스와 내년쯤 그 파괴력을 보여줄 윈도폰 7 시리즈의 마켓 플레이스, 여기에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는) 이통사/제조사들의 장터로 출범을 기약한 WAC 등 다채로운 마켓 플레이스에 대한 정보가 쏟아지고 있는 것도 어쩌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직접 기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인해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지는 지도 모른다.
어쨌든 보이지 않는 전파로 전달되어 소비되는 스마트폰 컨텐츠를 잡기 위해 마켓 플레이스를 서비스하는 업체들의 셈법은 매우 복잡하지만, 이를 대비하는 국내의 제도는 미비해 보인다. 열심히 터를 닦고 가판이 놓을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을 위한 장터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 장터를 대하는 국내 현실을 보면 어딘지 모르게 답답하다.
특히 마켓 플레이스를 두고 서로 다른 우리나라의 두 가지 분위기가 관심을 끈다. 한쪽에서는 활발하게 스마트폰 마켓 플레이스를 진행 중인데 반해, 다른 한쪽은 이 장터를 두고 팽팽한 신경전 속에 대치 중이기도 하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마켓 플레이스의 게임들. 게임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들이 마켓 플레이스에서 유통되는 것을 본 게임등급물위원회가 제동을 건 것이다.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게임에 대해 등급을 표시해야 하는 현행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게 그 사유다.
애플은 이에 반발해 앱스토어에서 유통 중인 게임을 우리나라 계정으로는 구매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내놓은 구글은 이를 무시하고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어떤 조치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앞날이 불안하기만 하다. 앞으로 다량의 게임 컨텐츠가 등록될 윈도폰 7 시리즈의 마켓 플레이스는 우리나라에서만 더 힘든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국내의 스마트폰 이용자들이다. 현 사전 심의 제도 아래서는 질좋은 컨텐츠를 값싸게 우리나라에서 즐기는 일이 너무 힘들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게임 심의 후 등급을 받을 때까지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해당 내용을 게임에 반영해야 하는 탓에 이를 적용해 마켓에 등록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또한 심의에 드는 비용만큼 컨텐츠 비용은 더 비싸질 수밖에 없고 게임 심의 비용은 해마다 더 비싸진다고 하니, 외국에서 판매하는 똑같은 게임도 국내에서 즐기려면 더 오랜 시간을 기다린 뒤에 비싼 값을 주고 사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건전한 게임문화 정착이라는 게임물등급위원회의 기본 취지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앞으로 쏟아지는 모바일 게임 시대를 맞아 지금과 같은 심의 시스템이 맞는지 한번 따져 볼 일이다. 또한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적지 않은 심의 수수료를 받으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봉사기관”이라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고, 이러한 주장에 동의도 힘들다. 오히려 이용자들이 받는 피해를 감안하면 공공의 이익을 위한 서비스라고 보기도 힘들다.
때문에 게임 심의 문제로 불거진 마켓 플레이스에 대한 현명한 결과를 도출해야 할 때가 됐다. 분명 애플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업체들이 구축하고 있는 자체적인 마켓 플레이스를 통한 게임을 비롯한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을 이 같은 기관이 모두 심의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은 불보듯 뻔하다. 특히 우리나라 개발자들이 개발한 컨텐츠가 이중(게임등급위원회, 마켓 플레이스 업체)으로 심의를 받는 불합리한 문제 역시 앞으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쯤에서 이제 각 마켓 플레이스가 국내에서 활발하게 서비스될 수 있도록 개별 컨텐츠 단위의 현 심의 정책을 폐지하고, 그 마켓 플레이스가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가를 정하는 마켓 플레이스 인증제를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한마디로 시장에서 팔 물건 대신 그 시장을 감시하는 기능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를 테면 ISO처럼 정해진 기준을 만족하고 있는지를 심사하는 것이다. 납득할만한 윤리적 기준 아래 게임을 포함한 응용 프로그램의 개발과 등록, 판매에 이르는 전과정을 심사하고 사후 문제 발생시 해당 응용 프로그램의 등록 취소와 제재 등의 조건이 충족되면 해당 마켓 플레이스의 컨텐츠에 대해서는 정해진 기간 동안 특별한 사유가 발생되지 않으면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놔두자는 말이다. 이게 불가능할까?
게임물등급위원회가 마켓 플레이스의 쥐꼬리만한 모바일 게임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것은 자원 낭비고 지나친 간섭이다. 무엇보다 게임이 문화 컨텐츠라는 점에서 게임물등급위원회를 통해 정부가 여전히 문화를 통제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는 것도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이제는 시장에서 팔아도 좋을 물건의 여부를 일일이 검사할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제도로 바꿔야 한다. 이제는 시장을 돌려줄 때가 됐다.
저 또한, 전적으로 같은 생각이옵니다! ㅎㅎ
항상 경제살리기가 최우선 과제라고 하면서,
정작 최고의 블루칩들을 안이한 대처로 놓치는 경우가 너무 많이 보이네요…
소비자가 빠진 정책이다보니까 그런 일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겠죠. ^^
마켓 플레이스…
말은 참 많이 들었지만… 아직 스마트폰을 딱 한번 구경만 해본 원시인이라..ㅠㅠ
개념도 제대로 안서요.. 저게 도대체 멀까.. 으흙흘그흙
그냥 스마트폰을 위한 24시간 편의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
어제 옴니아도 처음봤는데^^..좋더군요^^;;
이제 스마트폰의 세계로 들어오셔야 할텐데요. ^^
정말 동감합니다.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한국의 스마트폰 유저들이죠. 윈도우즈폰7시리즈의 경우엔 게임 컨텐츠가훨씬 늘어날 것 같은데 말이에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아마도 소비자들은 몇 년 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답니다. ㅜ.ㅜ
괜찮은 생각이네요.
마켓플레이스 인증제라..
아마 다양한 마켓플레이스가 국내에서 생길텐데..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정책을 깔아놓고 창의성 운운하는 게 참 우습죠.
출처 : flickr.com 게임물 등급위원회가 안드로이드 마켓의 게임서비스를 중단하라고 구글코리아측에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등급 평가를 받지 않은 게임이 국내 유저들에게 유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MB 정부의 IT 정책 수준을 드러내주는 대표적인 사례인 것 같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참 재미있습니다. 입만열면 왜 우리나라에는 닌텐도나 애플같은 기업이 나오지 않는 것이냐? 우리나라에도 스티브잡스 같은 창조적인 경영자가 나와야 한다고 떠들어 댑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새로운 대세를 받아들이고, 한걸음 앞서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봅니다.
잘보고갑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그랬으면 좋은데, 뭐 저 하나만의 바람이라는 게 답답한 현실일 듯 싶네요. ^^
인증 제도라..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근데 겜등위가 어마어마한 밥숟가락을 놓지는 않겠죠. 심의 비용으로 엄청나게 돈을 벌고 있을 텐데요..
외국에는 없는 제도가 한국에는 엄청 시리 많은.. (전부다 밥숟가락이죠;)
사후 심의에 대한 법이 표류되고 있어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쯤에서 정리가 되길 빕니다. 어쨌든 밥얹은 숟가락을 내려 놓을리 없다는 의견에 저도 반쯤 공감입니다. ^^
이러니 저러니 해도 윤리적인 규제라는건 문제일듯 합니다.
특히 기업에 대한 인증이란건 파리정도가 아닌 하이에나를 불러들일 소지가 높습니다.
SKT와 애플이 과연 로비유무에 따라 결과가 뒤집어질지 아닐지 상당히 우려됩니다.
문제의 핵심은 정부가 법에 근거 했다는 핑계로 자기들 마음대로의 기준으로 사전심의 하는 문제입니다.
사전심의가 아닌 사후에 법률적인 처벌이 신속하게 이루어 지는것이 더 중요한 일입니다.
법을 따르지 않는 도박장은 잘만되고 법을 따르는 게임개발자는 손해보는 제도는 분명 문제입니다.
법을 따르는 이들이 손해를 보는 제도는 분명 개선을 해야겠지요. 하지만 징벌 제도만 강화되는 것보다 소비자에 의한 감시가 더 원활한 정책을 병행 정착시키는 게 개방형 시장에 더 맞지 않나 싶습니다. ^^
사건의 발단 2010년 8월 말경,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등위)는 ‘니오티’라는 사이트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니오티의 ‘RPG 쯔꾸르 커뮤니티’에 있는 미심의 게임들 모두 심의를 받으라는 것. ‘RPG 쯔꾸르’라는 것은, 한국에는 ‘RPG 만들기’라는 이름으로 판매된 적 있는데, 한마디로 말해서 RPG 게임을 만드는 소프트웨어(툴)입니다. 다시한번 정리하자면, ‘니오티’라는 사이트에는 아마추어 게임 제작자들의 커뮤니티가 있었는데, 이 커뮤니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