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모바일 장치 시장은 쿼드코어 스마트폰, 쿼드코어 스마트패드(태블릿)이라는 큰 흐름으로 전개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듀얼코어가 대세를 탄지 불과 1년 만에 2개의 코어를 더 얹은 쿼드코어가 하이엔드 시장으로 진입하게 된 것은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인 것은 틀림 없지만, 그만큼 고성능 AP를 요구할 만큼 모바일 환경이 급속하게 변하고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물론 여기에는 같은 값이면 좀더 고성능 장치를 갈망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겨냥한 제조사, 이통사의 마케팅을 빼놓을 수는 없다. 그렇다 해도 쿼드코어가 필요성이 요구되는 것은 단순히 일부 모바일 생태계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만 보는 것보다는 모바일 생태계에서 필요한 하드웨어의 보완과 이용자 경험의 확장을 위해서 보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 쿼드코어 스마트폰과 스마트 패드를 단순히 마케팅의 한 요소로만 보는 것은 너무 편협한 판단일 수 있다.
모바일에서 N스크린으로 이동 위한 수순
지금까지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같은 장치들은 모바일 생태계로 들어가는 열쇠와 같은 역할을 맡아 왔다. 수많은 서비스, 플랫폼, 응용 프로그램을 쓰던 간에 이용자가 어디를 가더라도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라는 단말기를 통하지 않고서는 그 세계로 들어갈 수 없어서다. 결국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손 안에서 해결하기 위해서 언제라도 곁에 두고 쓸 수밖에 없는 장치가 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스마트 장치들이 지난 몇 년 동안 이용자 곁에서 떠나지 않고 버틴 덕분일까? 모바일 환경에 익숙해 있는 스마트 장치는 모니터와 TV, 화면이 달린 도킹 스테이션 등 다양한 화면에 붙여서 쓸 수 있는 N 스크린 장치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언제나 네트워크에 빠르게 연결되고 다양한 컨텐츠의 생산과 소비, 공유를 도왔던 스마트한 모바일 장치가 PC와 셋톱이 갖고 있던 영역까지 넘보는 것은 더 이상 낯선 이야기는 아닌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모바일을 통한 이용자 경험이 단순히 모바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TV 또는 데스크탑 등 N 스크린을 겨냥한 경험의 확장은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N 스크린에 필요한 하드웨어의 조건이 좀더 가혹하다는 것을 이해한 시기는 그리 오래 되진 않았다. TV나 랩탑처럼 생긴 도크 장치의 연결성을 강화하면서 N스크린 플랫폼까지 겨냥한 여러 스마트폰, 스마트패드가 나온 것도 2년 안쪽의 일이라서다. MHL, HDMI-CIC 등을 지원하는 스마트폰과 모토롤라 랩독, 아수스 패드폰 같은 이종 교배형 N스크린 장치 등이 나온 것도 지난 해였다. 문제는 이들 기능과 액세서리의 가능성을 인정할 수는 있으나 실제로 그 기능을 쓸 때마다 언제나 성능 면에서 2%, 아니 20%는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던 것이 사실이다. 듀얼코어의 처리 성능, 1GB 이하의 램은 모바일 환경에서는 넉넉하나 더 높은 해상도, 다양한 액세서리를 제어해야 하는 N스크린 환경에서는 성능이 언제나 발목을 잡았다. 모바일 친화적인 이용자 경험을 N스크린까지 잇기에는 기존의 처리 환경으로는 명백한 한계가 존재하고 있었다.
성능 이상의 전력 효율성이 핵심
일반 이용자들이 가진 쿼드코어의 1차적 이미지는 빠른 처리 장치라는 것이다. 이는 멀티 코어 마케팅으로 인한 인식의 틀이 그렇게 갖춰져 있음을 뜻한다. 수많은 프로세서 업체와 갖가지 장치 제조사의 마케팅에 의해 코어가 컴퓨팅 장치에서 처리 능력을 가진 가장 기초적인 단위로 이해되면서 코어가 많을수록 더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싱글코어에서 듀얼코어로, 다시 듀얼코어에서 쿼드코어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인식은 마케팅의 한 재료로서 잘 활용되어 왔고 또한 그렇게 쓰일 것이다.
물론 코어가 많으면 처리 성능이 좋아지는 것은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모든 코어를 제대로 쓸 수 있도록 만들면 분명 처리 성능은 올라간다. 하지만 모바일 업계에서 쿼드코어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이유는 마케팅 이슈나 더 나은 처리 성능보다 전력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해결책으로 보는 측면도 없지 않다.
사실 제조 분야는 단순히 성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니다. 고성능 외에도 모바일 환경의 전력 효율성까지 따져보면 지금의 듀얼코어보다 쿼드코어가 유리한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설계와 공정에 따른 누설 전력을 제외하고 코어가 많을수록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할 것으로 예상하겠지만, 모든 코어를 최대 클럭으로 작동시키지 않는 이상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멀티 코어에 제대로 최적화된 응용 프로그램은 전력대비 성능 효율 면에서는 더 우위를 갖는다. 멀티코어를 지원하는 작업들은 낮은 작동 클럭에서 여러 코어를 이용해 작업의 처리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는 안드로이드 같은 모바일 운영체제에서 지원하는 작업 스케줄링이 아니라 좀더 세련된 멀티 코어 프로그래밍이 뒤따라야만 제 성능이 나지만, 어쨌거나 코어의 클럭을 무리하게 끌어올리기보다 여러 코어의 클럭을 낮춘 상태로 처리할 때 전력 효율성이 더 높아지는 이점을 갖는다.
이러한 전력 효율성이 꼭 쿼드코어에서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유리한 것은 맞다. 전체적인 작동 클럭을 낮춘 상황에서 여러 코어가 분산해 작업을 처리하는 쪽이 클럭을 높여 빠르게 처리하는 쪽보다 효율적이라는 논리는 틀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그런 논리가 통하려면 실전에서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덧붙임 #
** 이 글은 KT 경제경영연구소에 기고한 글의 일부입니다. 전체 글을 보려면 아래 링크를 통해 PDF 파일을 다운로드해서 읽어보길 권합니다다.
테그라3 탑재된 LG ‘옵티머스 4X HD’ 발표
쿼드코어 열풍이 불고 있는 2012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Mobile World Congress)~!!
테그라3를 탑재한 쿼드코어 스마트폰들이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LG전자가 이번엔 쿼드코어 모바일 프로세서인 테그라3를
탑재한 ‘옵티머스(Optimus) HD’ 를 MWC
이론은 그렇지만 멀티프로세서 프로그래밍이 쉽지 않아서
대부분의 경우 단일 클럭빨을 앞세운 cpu 가 빠른 편이긴하죠..
모든 응용 프로그램이 멀티일 필요는 없지요. 그럴 필요도 없고요~
재밌게 읽고 갑니다.
이 오래된 글을..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