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누구를 위한 기본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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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이나 스마트폰의 기본료 논쟁이 뜨겁다. 비싼 통신비를 낮춰 서민 물가를 안정시키고자 하는 정부측 의지에 따라 가동된 통신비 인하 TF에서 기본료를 포함한 통신비 인하 대책을 곧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터라 이통업계와 이용자 모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종합적인 인하 방안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매체를 통해 관련 정보가 흘러나오면서, 이 정보를 접한 이통사와 이용자 모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최고 대표인까지 나서서 기본료 인하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통사들은 기본료를 인하하면 향후 이통통신망에 대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며 이번 인하방안에서 기본료를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본료를 기반으로 시설이나 기술에 대한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기본료를 내리면 향후 망 투자에 걸림돌이 많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일부 이통사는 기본료를 인하하면 곧바로 적자로 돌아서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리고 있다.


기본료에 대한 이통사들의 방어적인 입장과 달리 이용자들은 보면 이러한 논리를 황당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 기본료를 내는 이용자를 위해서 쓰여져야 하는데, 이용자가 아닌 이통사의 투자 재원이라는 논리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통신요금인하 압박하면 투자 못해”라는 모 이통사 최고 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아파트 분양금 받지 못하면 아파트를 짓지 못한다는 건설사 논리와 다를 게 없다는 비아냥도 들린다.


꼬박꼬박 기본료를 내왔던 이용자들이 지적하는 것은 여러 가지지만, 그 중에서도 기본료를 왜 내야 하는지 이용자들이 수긍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기본료를 손질하고 있는 관계자들이 알아야만 한다. 기본료에 대한 투명한 내역도 없는데다 기본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헤택도 이용자가 알 수 없어 기본료에 대한 불만이 너무 큰 상황이다. 더구나 이통사가 말한 투자 재원 마련과 달리 기본료의 상당수가 이통사의 주주들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음이 각종 매체들을 통해 보도되면서 기본료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면 현 기본료 인하 논쟁은 솔직히 기본료의 존재 이유라는 알맹이가 빠진 채 기본료를 얼마 내리는 쪽으로만 초점이 맞춰져 진행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기본료가 이통사를 배불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용자 본인을 위해서 쓰이지 않는다는 사실로 인해 많은 이들이 더 분개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기본료 인하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기본료를 통해 이용자가 받게 될 서비스의 항목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하지만, 그런 원칙은 무시되는 듯한 형국이다. 음성, 문자, 데이터 통화의 확대든 서비스 유지를 위한 최소 비용이든 다른 재원을 위한 미래 재원이든 간에 기본료 산정 원칙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본료만 인하할 경우 앞으로도 이를 둘러싼 논쟁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용자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기본료 인하안을 발표할 경우 이를 주도한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질 것이다. 서민물가잡기의 일환으로 기본료 인하를 주도했으면서도 결과적으로 업계의 입장을 반영한 인하안이 발표되면 실질적으로 돌아오는 소비자 혜택이 줄어든 만큼 이 역시 거센 후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기본료 인하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국민의 주머니에서 한푼두푼 걷어 통신기반시설의 재원으로 마련하던 구시대적인 기본료 개념과 기본료 산정의 불투명한 요소를 모두 없애고, 기본료에 의지 하지 않는 통신시장활성화 정책도 함께 나와야 한다. 과거 불가피하게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기본료로 미래 재원을 마련할 수밖에 없던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동의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번 기본료 인하 방안은 그러한 시대상을 반영하는 첫 걸음이어야만 한다.


* 이 글은 방송통신이용자보호센터(www.wiseuser.go.kr)에 기고한 글입니다. 일부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4 Comments

  1. paro
    2011년 5월 30일
    Reply

    트위터 공유 아이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 칫솔
      2011년 5월 30일
      Reply

      아.. 돌아가서 플러그인을 업뎃해 놓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 2011년 6월 9일
    Reply

    음.. 주주를 생각을 못했군요 ㅠ.ㅠ
    아무튼 55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이득은 무제한 인터넷 외에는 전혀 이득이 되는것도 없고
    그에 비한 효용은 한없이 떨어지는 것 같다 보니 55요금은 사치에 낭비라는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약정만 아니면 정말 35를 쓰던 하고 싶은데 그런 선택권 조차도 없는 상황인지라…
    이래저래 소비자에게는 선택권도 주지 않았으면서 선택권을 준양 이러는 모습이 가장 보기 싫은것 같아요

    • 칫솔
      2011년 6월 11일
      Reply

      맞습니다. 55 요금제 때문에 오히려 더 소비하려는 욕구만 강하게 들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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