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월 중순에 초저가 노트북으로 화제를 모았던 EeePC 701을 샀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1년도 되지 않는 짧은 기간 안에 몰라보게 미니 노트북이 발전한 것만 같습니다. 전에는 값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모양과 성능, 할 수 있는 재주까지도 처음보다 업그레이드 되었으니까요. 미니 노트북이 일반 노트북보다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업체가 미니 노트북을 꾸준히 내놓는 데에는 휴대에 중점을 두고 작아도 어느 정도 일을 볼 수 있는 노트북을 찾는 이들의 욕구를 해소해 주려는 이유도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말하는 그러한 욕구가 있기에 미니 노트북을 만들어 팔 수 있는 잠재적 시장이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미니 노트북이라고 부르는 제품도 업체마다 모두 특성이 다릅니다. 생김새도 다르고, 성능도 다르고 재주도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어느 정도 엇비슷한 성격을 지니게 되면 제품을 고르는 데 정말 난감해집니다. 어떤 제품을 어떤 기준으로 사야할 지 도통 감잡기 어려울 때가 생깁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다 써보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그건 쉽지 않겠죠? 그렇다면 여러분만의 조건을 한 번 잡아보세요. 성능이든 모양이든 재주든 간에 그 조건을 직접 설정하면 어느 정도 답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저 역시 여러 가지 미니 노트북을 다뤄보면서 경험을 통해 나름의-좀 독특하게 보일 수도 있는-조건을 따지는데요. 혹시나 미니 노트북을 구매하는 데 참고가 될지도 몰라 제가 세운 조건들을 공개해 보겠습니다. 물론 이것은 제가 바라는 미니 노트북의 조건이므로 이글을 읽는 분들께 강요하는 것은 결코 아니니 참고만 하시길. 이 글에서 밝히는 조건들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랍니다. ^^
이용 목적
모든 작업을 다 수행하는 노트북을 바라는 게 아닙니다. 이동하면서 인터넷을 할 수 있고 한글 문서나, MS워드, 프레젠테이션 같은 오피스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필요합니다. 게임이나 동영상은 철저히 배제. 아, 지뢰 찾기는 예외. ^^
아래 가방이 크기의 기준입니다. 제가 늘 출퇴근하면서 갖고 다니는 가방인데요. 그냥 한쪽 어깨에 걸치거나 크로스백처럼 메고 다닙니다. 책 두 권에 몰스킨 다이어리를 넣으면 제법 빵빵합니다. 이 안에 들어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합니다.
키보드
문서를 작성하거나 메일을 쓸 때 키 입력이 어렵지 않아야 합니다. 키 팁이 너무 작고 팁 사이가 좁으면 빠른 입력이 불가능하더군요. 쌍자음이 많은 한글 입력의 특성상 오른쪽 shift가 크고 넓을 수록 유리합니다.
가로폭
무릎을 오무렸을 때 허벅지 위에 안정적으로 받칠 수 있는지 여부도 중요합니다. 가로폭이 좁으면 허벅지 사이로 빠지기 십상이고, 안정적인 자세를 잡지 못하니 미니 노트북에서 작업할 때 집중력이 흐트러지더군요.
운영체제
아직은 제가 리눅스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와이브로 접속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이 윈도용으로만 나온지라 운영체제는 윈도 계열이어야 합니다. XP, 비스타는 상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비스타쪽을 선호합니다만.
17.8cm(7인치) LCD가 작기 때문에 나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단지 쓰다보면 화면이 좀더 컸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 집니다. 화면이 작아서 집중도가 높은 장점과 반대로 작업할 때는 그리 편하지 않더라고요. 최소 22.6cm(8.9인치)는 되어야 합니다.
해상도
일단 800×480은 배제합니다. 아시다시피 가로 1024 픽셀(이하 px)로 된 인터넷 사이트가 많다보니 800×480 밖에 표시 못하는 화면에서 다루기에는 좀 불편합니다. 좌우로 화면을 맞춰가면서 쓰다보면 많이 짜증나죠. 가상 해상도로 1024px을 맞춘다 해도 선명도가 떨어지니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때문에 가상이 아닌 실제 해상도가 가로 1024px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1280px면 대환영이고요.
저장 장치와 용량
소용량 SSD는 사양합니다. 비록 데이터의 안정성은 높지만, 운영체제와 오피스 프로그램, 문서 작업용 애플리케이션을 깔고 나면 실제 남은 공간이 얼마 안됩니다. 다른 데이터를 넣지 않더라도 여유 공간이 부족한 만큼 작업할 때 여유 자체가 없을 수 있습니다. 적어도 30GB 이상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면 SSD나 하드디스크나 개의치 않습니다.
배터리
지하철을 타고 움직이는 시간이 최소 2시간입니다. 따라서 이 시간 만큼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버텨줘야 합니다. 2시간을 버티지 못한다면 어댑터를 함께 갖고다니는 방법 밖에 없어서 골치 아파집니다. 용량이 얼마 안되는 3셀 배터리로는 안되겠더군요.
위 이용 목적에 부합하는 수준의 처리 능력만 보여주면 됩니다. 특정 회사의 CPU여야 한다는 조건은 없습니다. 단 램은 1GB 이상입니다. 512MB로는 단순한 작업이라도 뭔가 모자람이 있습니다. 특히 내장 그래픽의 메모리 공유까지 고려하면 1GB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소음
조용한 실내가 아니라 이동하면서 쓰는 것이므로 소음은 크게 걱정할 사안은 아닙니다.
발열
키보드 위쪽으로 올라오는 열은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만, 터치 패드 위쪽으로 올라오는 열은 참기 어렵습니다. 또한 아래쪽에서 느껴지는 열은 걱정됩니다. 앞서 무릎 또는 허벅지 위에 올려두고 쓴다고 가정했을 때 미니 노트북 아래쪽이 너무 뜨거우면 장시간 노출 때 저온 화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값
위 조건을 만족하는 제품이면 적정 가격은 50~60만 원 선이라고 여깁니다.
이런 조건의 노트북, 있을까요? 저도 직접 여러 제품을 써가면서 찾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찾지 못했습니다. 이 조건에 맞는 노트북을 찾는 일과 더불어 앞으로 제가 다뤘던 미니 노트북이 이 조건을 얼마나 잘 충족시켰는지 말씀드리지요.
그런데 여러분의 미니 노트북 조건은 무엇인가요? ^^;
덧붙임 #
요즘 넷북이라 말하는 것과 미니노트북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제가 미니 노트북이라 우기는 이유(?)에 대해서는 조만간 따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3개씩이나 하나 정도는 싸게 넘기시지요?? 아참 소울 노출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게요. 어느 정도 목적성을 갖고 산거라서요.. 그 이유는 나중에 아실 듯. ^^
저의 경우에는 일단 산다는 사람에게 물어 보는 순서가
1. 용도 (자판)
2. 자금
3. 크기,무게
를 물어 본답니다. 일단 용도에 따라서 사용가능한 자금으로 결정하면 현실적인 선택이 되니 말이죠.
그리고 부가적으로 자금규모내에서 성능과 크기,무게를 택하라고 압박을주죠(반비례 관계니 말이죠)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자금은 중고로 사는 관계로 크게 생각하지 않고(100미만)
일단 키보드와 해상도 부터 본답니다. 문서를 주로 보는 이유때문인데, 키보드는 일본산 보다는 IBM쪽 자판 배열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 다음에 해상도는 되도록이면 4:3 표준 해상도를 찾고, 1024×768 이상을 고릅니다. 정 안된다면, 1024 와이드를 찾아야겠죠.
그 후에는 효대성을 감안해서 무게와 크기를 고르게 됩니다.
머 결론은 TC1100이었지만… 그 때 U1010을 봤더라면 U1010으로 가지 않았을까 싶네요 ㅋ
세가지 정도의 기준을 갖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TC1100은 램이 1GB만 되었어도 아주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태블릿인데, 이 램을 구할 수가 없더군요. ㅜ.ㅜ U1010은 개인적으로 추천 대상 제품은 아니고요..
가볍고 오래 가는 것이 최곱니다..ㅋ
ㅎㅎ.. 노트북은 가볍고 오래.. 남자는 힘세고 오래? -.ㅡㅋ
저의 기준 = 스타일러스 펜 제공, 빠른 터치, 태블릿 모니터
너무 눈이 높겠죠 ㅋㅋㅋ
눈이 높다기보다는 그런 제품이 눈에 안띈다는 게 문제일 듯 싶군요 ^^
며칠전 아키하바라 요도바시 카메라에서 msi 윈드 없나고 했는데…
직원이 그런 컴퓨터 모른다네요…
비싼 컴퓨터만 팔아치울 속셈인건지… 진짜로 모르는건지…
공감가는 글 저장했다 나중에 미니노트북 살 때 참고해야겠어요~~
아.. 일본도 파는 모양이군요. 음. 아마 도꾸리님 눈높이에 그 제품이 안맞아서 직원이 일부러 안판 것은 아닐까요? ^^ 좋은 미니 노트 고르시길.
저는 현재 현대 리베로 E1 을 쓰고 있는데요, 초기 출시가 40만원 중반대로 구매해서 정말 만족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12인치 1280*768 해상도여서 사용상에도 문제없지만, 미니 노트북이 아니라는 점만 빼면 말이죠. EEE가 땡기긴 하지만 적은 용량의 SSD는 정말 많이 고민하게 만드는 문제이긴 합니다. ^^
네.. 적은 용량은 정말 해결책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냥 하드디스크가 들어 있는 걸로 샀습니다. 그 고민 좀 덜어보려고요. 그나저나 미니 노트가 아니라도 만족도 높은 제품을 쓰는 게 가장 좋은 듯 싶습니다. ^^
저의 기준은
1. 휴대성 (크기, 무게 – 작을수록 가벼울수록 선호)
2. 배터리 지속성 (무조건 오래가는 놈을 선호)
3. 가격
저의 목적이 학교에 다니면서 RSS로 들어오는 글을 읽거나 인터넷을 조금 하고
학교 과제 등을 하기위해 오피스 사용하는 정도 입니다.
가끔 영화도 보고요.
그래서 잘 쓰던 12인치 랩탑팔고 UMPC인 에버런으로 갈아탔습니다.
저의 1번과 2번 기준을 완벽히 만족시키고
3번도 와이브로 약정으로 보완을 해줘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
좋은 선택하셨네요. 이용 목적을 줄이면 요구 제원의 상향선을 낮출 수 있고 결국 그에 맞는 적당한 값의 제품을 고를 수 있으니까요. 인터넷 재미있게 즐기세요. ^^
몰스킨쓰시나요??^^
(노트북옆에 … 몰스킨 비스무리한거에 더 눈이 가고 있다는..;; )
ㅎㅎ 네.. 단순한게 딱 제 스딸이라서.. ^^
값싸고 성능좋고 뽀대나는 녀석이 좋습니다.
SuJae님은 욕심이 너무 많아욧! ^^
칫솔 님이 ‘미니 노트북을 고르는 나만의 조건’ 이라는 포스트를 남기셨다. 나도 최근에 미니 노트북을 하나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서. ^^;내가 미니 노트북을 고를 때 생각했던 것은 크게 세 가지이다.1. 키보드가 일정한 크기 이상일 것나는 회사에서 사용하는 일반 노트북의 키보드도 불편해서 별도 키보드를 가져다가 쓰고 있다. 그런 마당에 패드 형태로 붙어있거나, 키보드가 너무 작은 경우는 아예 고려 대상에서 제외.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타이핑…
아톰프로세서와 대만업체들의 경쟁으로 작지만 괜찮은 성능의 미니노트북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게 되었다. 현재 국내에 정식 출시되어 판매되고 있는 상품은 ASUS의 EeePC901과 EeePC1000H가 있고, MSI의 Wind U100이 있다. 여기에 고진샤의 S130이 예판을 끝내고 정식 판매가 시작될 준비를 하고 있고, 8월에는 추가적으로 Acer의 Aspier One과 Gigabyte의 M912가 정식 출시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다. EeePC..
칫솔님덕분에 요즘 HP거 눈독들이는 중..ㅠ.ㅠ
HP 미니가 의외로 잘 만든 제품이기는 해요~ ^^
친구가 몇 달 후에 휴대성 좋은 문서작성/인터넷용 노트북을 살 거라길래 미니노트북이 어떨까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있다. 대략 10인치짜리를 사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더라.
트랙백타고 왔습니다.
저도 고민 하다가 결국 dell mini9를 선택한게
하드압박은 정말 곤욕이지만 A5사이즈에 배터리 오래가고 팬리스라 소음이 없다는게 끌렸거든요.
거기에 크기치고 키보드가 잘 나와서 적응되니 오타가 적게납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만족하면서 쓰고있어요.
어차피 주 일은 데스크탑으로 하니까요. 어디까지나 자기 용도에 맞게 써야죠:)
자기 용도에 맞춰서 써야 한다는 말, 저도 동감입니다. ^^
미니노트북 (혹은 넷북) 어떤 용도로 구입하시나요? 일단 메인 PC 나 노트북이 있는 상황에서 서브 노트북으로 가벼운 넷북 스타일을 구매하는 분과, 고사양은 필요없어서 메인 노트북 겸용으로 미니노트북을 선택하는 분들이 계실텐데요. 그런 상황에 따라 어떤 점을 중요시하느냐는 뚜렷하게 달라질 것입니다. 상황이 같다고 해도 개인 취향에 따라 역시 미니노트북을 선택함에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은 다 달라지겠죠 그런 목적에 따라 다르기도 하겠지만, 어느 시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