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용 아톰 Z3000, 성능은 인상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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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태블릿용 아톰 Z3000(베이 트레일-T) 시리즈를 공개한 것은 지난 9월 중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 개발자 포럼(IDF)에서였다. 그로부터 한달 보름이 지난 10월 말부터 아톰 Z3000 시리즈를 채택한 태블릿이 미국 시장에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아톰 Z3000 시리즈를 보기는 힘든 상황. 이에 인텔 코리아가 아톰 Z3000 시리즈의 성능을 엿볼 수 있는 간단한 벤치마크 행사를 11월 4일 여의도 KT 건물 안 인텔 코리아 교육장에서 진행했다.

아톰 Z3000 시리즈는 무엇이 다른가?

각 제품 비교에 앞서 이날 진행을 맡은 맷 던포드 인텔 벤치마크 부문 매니저는 아톰 Z3000 시리즈가 실버몬트 마이크로아키텍처 기반의 22nm 트라이게이트 공정으로 설계되어 종전에 비해 3배의 성능 향상과 5배 소비 전력을 줄인 SoC(System on Chip)라는 특징을 간략히 설명했다. 비록 하이퍼 스레딩은 들어가지 않았지만, 비순차적 실행 엔진과 웨스트미어 코어 마이크로 아키텍처 단계의 IA 확장을 통해 성능을 높였고, 미세 공정과 실행 단계를 조정해 태블릿의 배터리 지속 시간을 더 늘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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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클로버 트레일, 클로버 트레일+에서 쓴 GMA 대신 채택한 인텔 HD 그래픽스는 그래픽 터보 기능을 갖춘 터라 전력을 공유하고 있는 CPU와 GPU의 전력을 더 많은 자원의 소비를 요구하는 쪽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다이렉트X11과 오픈GL 3.0에 대응하고 최대 그래픽 해상도를 2560×1600까지 끌어올린데다, 고화질 3D 그래픽과 저전력 H.264 인코더 및 각종 영상 디코더의 하드웨어 가속을 통해 미디어 호환성과 성능을 끌어 올렸다고 설명했다.(더 자세한 내용은 ‘ 아톰 태블릿의 예상되는 변화들‘을 참조)

성능은 어땠나?

아톰 Z3000 시리즈 벤치마크는 아톰 Z3770(최대 2.4GHz)을 넣은 인텔 레퍼런스 태블릿과 실제 판매 중인 아톰 Z3740(최대 1.8GHz) 기반 에이수스 트랜스포머 T100 태블릿, 그리고 종전에 나온 아톰 SoC를 쓴 에이서 W510 등에서 동일 작업의 비교 시연으로 확인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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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먼저 터치엑스퍼트(touchXPRT)라는 윈도8 기반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통해 아톰 Z3000 베이 트레일과 종전 클로버 트레일의 인코딩 성능부터 따졌다. 터치엑스퍼트는 사진 꾸미기, 공유, 오디오, 동영상 변환, 슬라이드 쇼 등 다섯 개의 항목을 이용자 경험 기반 벤치마크 프로그램. 퀵싱크 비디오 인코딩 기능이 들어 있는 아톰 Z3000 시리즈에서동영상 변환 테스트를 해본 결과 16초 만에 끝낸 반면 종전 아톰 시리즈에서는 53초가 넘게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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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테스트는 윈도 8에서 게임을 실행해 게임 그래픽 성능를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다수의 외계인 캐릭터가 움직이며 총격전을 벌이는 데스크톱용 타워 디펜스 게임을 통해 강화된 내장 그래픽 성능을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이 게임 실험에서 클로버 트레일 태블릿은 캐릭터의 움직임이 매우 둔하고 느린 총격전의 광원효과가 거의 살아 나지 않는 반면, 아톰 Z3000 시리즈 태블릿은 캐릭터 움직임이 매우 빠르고 훨씬 빠른 총격전과 광원 효과도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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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테스트는 윈도 8과 같은 아톰 Z3000 하드웨어에 안드로이드를 얹은 레퍼런스 태블릿에서 게임을 수행했을 때의 3D 그래픽 성능을 시연했다. 2560×1600 해상도의 화면에서 <배트맨 : 아캄시티>를 실행했는데도 게임을 즐기는 데 충분한 프레임과 그래픽 품질을 보여준 것이 인상적이었고, 터치의 응답성이 좋아진 것이 돋보인다. 맷 던포드 인텔 벤치마크 부문 매니저는 배트맨을 실행했던 레퍼런스 태블릿을 40분 정도 작동했는 데도 약간 따뜻할 뿐 뜨겁지 않아 발열 관리도 잘 되고 있다고 곁들여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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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8+크롬 브라우저의 웹엑스퍼트 결과
마지막 테스트는 브라우저 기반 웹엑스퍼트를 통해 인터넷 페이지를 여는 성능을 따져봤다. 이 실험은 운영체제와 브라우저의 영향을 많이 받고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는 테스트인데, 아톰 태블릿이 아주 인상적인 결과를 낸 것은 아니다. 아톰을 넣은 안드로이드 레퍼런스에서 크롬 브라우저를 이용한 테스트 결과 494±36, 윈도8과 크롬 브라우저는 563±15였다. 아이패드 에어과 사파리의 테스트 값이 556±5였으므로 비슷한 결과로 보이기는 하지만, 안드로이드와 윈도8이 모두 32비트였으므로 64비트 운영체제 환경의 효율성을 고려해보면 좀더 나은 성능을 기대할 수도 있어 보인다.

인상적 성능의 아톰 Z3000,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을까?

벤치마크 행사를 통해 확인한 아톰 Z3000 시리즈의 성능은 다른 미디어의 결과를 통해 짐작했던 것보다 더 인상적이었다. 기존의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통한 테스트를 통해 성능 향상을 짐작하긴 했지만, 사실 이용자 기반 벤치마크 프로그램과 직접적인 비교 시연으로 체감한 성능 차이는 훨씬 크게 다가왔던 것이다. 물론 코어 프로세서가 필요한 아주 복잡한 작업을 쉽게 수행할 수 있을 만큼 성능까지는 아니지만, 휴대하면서 해야 하는 일상적인 작업에서 성능에 대한 의문은 갖지 않아도 될 정도로 보인다.

하지만 아톰 Z3000 시리즈가 들어간 제품을 우리나라에서 쉽게 만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 미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 출시된 쿼드코어 아톰 Z3770(D)와 Z3740(D)를 채택한 태블릿들이 고작 300~400 달러에 판매(PC 업체들이 준비한 베이트레일 아톰 태블릿들)되고 있음에도 삼성, LG 등 국내 PC 제조사들이 클로버 트레일을 넣은 아톰 제품을 80~100만 원에 내놓은 전력이 있던 터여서 안심하고 기대할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한 탓이다. 더구나 다른 외산 업체들이 싼 값에 제품을 풀기에는 시장 규모마저 큰 편이 아니다보니 경쟁마저 실종될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제야 해볼만한 재주를 가진 부품이 나온 것은 좋은 일인데, 정작 소비자가 경험할 수 있는 제품을 기대하기 힘든 이 얄궂은 상황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그저 난감하다는 말 이외의 다른 표현을 찾기가 참 힘들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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