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나열한 네 개의 장치는 각각 다른 성격의 장치들입니다. 브라운 면도기는 말그대로 (전기)면도기이고, 미니 311은 넷북, 준HD는 미디어 플레이어, 넥서스원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지요. 그런데 제품의 성격이 다른 이들 4가지가 어떤 한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제품들은 모두 각인을 했거나 각인이 가능한 제품이라는 점이지요. 각인이 된 제품은 HP미니 311과 브라운 면도기이고 각인이 가능했던 제품은 준HD와 넥서스원이었지요.
각인된 HP 미니 311과 브라운 시리즈 3 면도기는 제가 각인한 것은 아닙니다. HP 미니 311의 각인에 관해서는 예전에 한 번 소개했던 적이 있었는데요.(넷북 스페셜 에디션을 만들다) 지난 해 말 HP의 블로그 관련 활동에 참여하면서 전달된 넷북의 왼쪽 손받침 부분에 CHiTSOL이라는 제 이니셜을 새겨서 보내준 것이었습니다. 브라운 시리즈 3 면도기는 최근 활동을 시작한 브라운의 블로그 모임인 ‘브라우니’ 참여하면서 기념으로 받은 것인데, 여기에는 제 블로거 이니셜 대신 영문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준HD와 넥서스원은 각인을 하지 않았지만, 본체 뒤에 다양한 각인을 새겨 넣을 수 있습니다. 준 HD는 그림과 같은 조금 복잡한 문양을 넣을 수 있고, 넥서스원은 2줄로 된 문자를 각인할 수 있습니다. 자기 이름을 넣을 수도 있고, 어떤 뜻이 담긴 문장도 넣을 수 있지요. 사실 이 두 제품도 모두 각인할 수 있었는데, 준HD는 각인이 되는 것을 모르고 주문했고 넥서스원은 제 이니셜을 각인해 주문을 넣었던 것이 계속 결제 오류가 나는 바람에 이를 취소하고 그냥 받은 탓에 각인이 없습니다.
새삼스럽게 각인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디지털 장치에도 이러한 각인이 꽤 남다른 의미를 주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자기 이름이나 특정할만한 이니셜이 들어간 것이 새겨진 장치를 볼수록 좀더 소중하고 특별한 기분이 들게 만드니까요. 적게는 몇 만원, 비싸게는 수백만 원에 팔리는 만년필 같은 필기구는 각인 서비스를 할 수 있어서 특별한 이에게 선물용으로 제격인데 반해, 디지털 또는 전자 제품에서 각인을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각인된 제품을 한번 받아보면 그것이 평범한 장치라고 더 애착이 가고 다른 기분을 들게 만듭니다.
사실 딱딱하고 제한된 수명을 가진 디지털 장치에서 무슨 의미가 있어서 각인을 하겠느냐 하는 이도 있지만, 개성 만점의 하드웨어가 쏟아지는 요즘이라면 충분히 의미를 담고도 남을 만합니다. 이는 각인을 해서 자기에게 선물해 준 상대에 대한 고마움도 함께 간직하게 됩니다. 그냥 원하는 선물을 받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로부터 의미 있는 선물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죠. 더불어 의미가 더해지면 그 제품에 대한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크게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필기구보다 디지털/전자 장치를 쉽게 선물해주는 시대입니다. 입학 시즌 때면 그 무엇보다도 전자 사전이나 노트북이 많이 팔리고 MP3나 디지털 카메라를 선물로 사주는 일들도 많죠. 하지만 모두가 같은 가치를 가지는 것은 아닐 겁니다. 선물을 사주고 받는 사연과 마음이 다르지만, 그냥 돈을 주고 사주고 받는 물건이 아니라 특별한 의미를 담아 주고 받으려는 욕구와 의지는 다르지 않을 거라는 점이죠. 이러한 이들을 위한 각인 서비스가 부족한 2%의 의미를 채우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저 몇 글자를 담을 뿐이지만, 그 몇 글자에 담긴 의미를 공유하는 이들에게는 돈으로 바꿀 수 없는 큰 가치를 줄 것이라 생각되니까요. ^^
러…럭셔리!
럭셔리까지는 아닌뎁쇼~ ^^
애플의 제품도 각인은 해주지만 일단 각인서비스를 받으면 A/S시 제품교환이 안된다는 것때문에 각인을 꺼리게 됩니다.
아.. 그건 애플의 정책 문제겠네요. 넥서스원이나 준HD는 정상적 절차로 이뤄진 각인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거든요. ^^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한 주 시작하세요~~
넵,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
와우……+_+
또 뭐가 탐나는가? ^^
저는 제 무선마우스 (마소아크)에 각인되있다는…
오.. 아크마우스에 각인이라.. 멋질 것 같아요~ ^^
저도 각인 제품이 있어서 그런지 공감가는 포스팅이네요. ^^ 넥서스원에 각인되어 있으면 정말 뽀대 났을텐데 아쉽군요…
그러게요. 각인된 걸 받지 못해 약간 아쉽게 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