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 3DTV, 둘다 좋거나, 둘다 아니거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얼마 전까지만 해도 3DTV에 대한 삼성과 LG의 감정싸움이 극에 달했습니다. 지금은 양측이 더 이상 부채질을 하지 않은 덕에 좀 잠잠해지는 양상입니다만, 그래도 완전히 꺼진 불씨는 아니지요. 여전히 어느 쪽이 우위인가에 대한 논란은 계속 되고 있으니까요.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과 LG 모두 블로거를 대상으로 3DTV 시연회를 열었습니다. 삼성은 지난 3월 중순에, LG는 이보다 조금 늦은 지난 주 금요일 저녁에 시연회를 진행했지요. 두 업체가 각자 준비한 시료를 이용해 양사의 TV가 가진 특징을 설명하는 자리였고, 상대 업체의 TV를 비교 샘플로 준비해 상대적으로 더 나은 점을 강조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두 업체의 비교 시연이 어떻게 이뤄졌고 어떤 결과로 나왔는지 정리해 봅니다.


시연 환경 비교


컨텐츠 시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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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준비했던 테스트 차트
삼성과 LG은 서로 다른 시연용 영상과 이미지를 준비했습니다. 두 업체 모두 자체 제작 컨텐츠나 자사 TV에 잘 맞는 컨텐츠를 준비했습니다. 익히 알려진 블루레이 타이틀은 틀지 않았습니다. 다만 삼성의 2D 시연에는 공중파 고화질 방송을 녹화한 다수의 샘플을 이용했고 각 비교 시연에서 상대적인 테스트 시료는 삼성쪽이 훨씬 많았습니다. 삼성은 모든 영상을 풀HD로 준비한 반면, LG는 SD와 HD 샘플을 준비했습니다.


소스 장치

이번 시연에서는 두 업체 모두 블루레이 플레이어 대신 DivX 플레이어 또는 녹화 가능한 셋톱 박스를 이용해 재생하면서 HDMI 분배기를 이용해 동일한 화면을 두 대의 TV로 동시에 출력했습니다.


시연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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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준비한 TV 세트는 각사별로 1대씩이었다.
양사는 두 TV가 가장 최적화된 시청 환경에 맞는 시연 환경을 꾸몄습니다. 삼성은 형광등과 같은 조명을 최소화한 다소 어두운 환경을, LG는 형광등 아래에서 보는 환경으로 구성했습니다. 시연 TV 구성에서 삼성은 시연 항목별로 2대 또는 4대의 삼성/LG TV를 세트로 구성했고, LG는 삼성/LG 1대씩 세트로 구성해 전체 항목을 시연했습니다. 삼성은 편광 안경과 액티브 방식 안경을 번갈아 가면서 볼 수 있는 일체형 안경을 비치한 반면, LG는 따로 따로 쓰고 보도록 준비했습니다.


비교 항목

삼성과 LG의 비교 항목은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삼성은 3DTV 삼성은 3D 뿐만 아니라 2D to 3D 변환과 2D 화질까지 아울러 시연했던 반면, LG는 이날 시연회에서 3D와 3D 변환에 대해 집중적으로 시연했지요. LG쪽에서는 사실상 2D 화질에 대한 시연이 빠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어쨌든 두 업체의 시연에서 확인한 것들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일반적인 3D 시청

삼성의 액티브 방식(LG에서는 셔터 글라스 방식이라고 부름)과 LG의 편광 방식(삼성 쪽에서는 패시브 방식이라고 부름)에 대해서는 삼성과 LG가 말하는 장점과 단점은 그대로 나타납니다. 기술적인 설명을 듣고 보든 안듣고 보든 간에 LG 편광 방식은 가벼운 안경과 밝은 화질, 떨림이 없는 점 등이 돋보였고, 삼성 액티브 방식은 고화질 3D 영상을 볼 수 있는 점에서는 더 낫습니다.


하지만 양사가 지적한 상대적인 단점도 만만치 않습니다. 먼저 삼성은 LG 3DTV의 표면에 입혀진 편광 필름 때문에 3D 시청에서 대각선이 있는 영상 샘플에서 계단 현상이 생기는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LG는 셔터 글라스를 쓰고 볼 때 삼성 TV의 밝기가 현저히 떨어지고 안경의 깜빡임과 형광등 주파수가 맞지 않은 환경에서 플리커가 더욱 심해진다고 밝혔습니다.


3D 시청시 시야각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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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로 시청할 때 90도로 누워서 컨텐츠를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시연은 삼성만 했습니다. 이 시연은 시청자가 앉아 있는 상태에서 TV 세트를 90도로 세워서 봤을 때 영상이 제대로 보이는가를 확인토록 한 것입니다. 이 시연에서 삼성 3DTV는 90도로 세웠을 때 안경이 꺼져 3D 입체감이 완전히 풀리는 반면, LG는 3D로 보이긴 하나 초점이 거의 맞지 않아 입체감을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두 TV 모두 30도까지는 입체감을 느끼는 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참고로 편광 방식의 좌우 시야각은 넓은 데 비해 상하 시야각이 좋지 않은 점도 삼성쪽에서 시연을 했습니다.


2D to 3D 화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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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비교 시연에서 오른쪽 삼성 TV의 영상이 확연히 다르게 보인다.
일반적인 2D 영상을 3D로 실시간 변환했을 때의 입체감이 어느 정도 살아나는 지 보여주는 시연에서 삼성과 LG 모두 자사 TV가 더 입체감이 돋보이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이 비교에서 삼성쪽 비교 샘플은 두 TV의 화질 차이가 크지 않은 상태에서 시연한 반면, LG쪽 시연에서는 이상하게도 삼성쪽에 띄워 놓은 컨텐츠의 질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2D 영상이나 이미지가 3D로 입체화되기 위해서는 영상의 명암이나 공간을 분석할 수 있는 정보가 뚜렷하게 나타나야 하는데, LG쪽에서 준비한 삼성 TV에 나타난 영상은 그런 정보가 부족하게 보였습니다.


2D 화질


LG가 이 부분에 대한 비교 시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삼성측 시연만을 갖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음을 양해 바랍니다. LG의 3DTV에 입힌 편광 필름은 단순히 좌우 영상을 나누기 위한 막과 더불어 영상의 잔상을 없애기 위한 검은 막이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해 밝기가 떨어진다고 삼성쪽에서 설명했습니다. 때문에 HD 방송을 볼 때 그 밝기를 강제적으로 올릴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사람의 얼굴 색이 너무 밝아서 원색이 사라지거나 돌이나 수풀의 섬세함이 떨어지거나 우주 영상에서 보여야 할 별이 적게 나타나는 등을 확인토록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에 대해 블로거 비교 시연을 진행했던 LG측 연구원은 “검은 막에 의해 떨어지는 밝기를 보상해 주는 기술도 들어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인지는 설명하거나 보여주진 않았습니다.


장점도 보이지만, 단점도 크게 보인 3DTV 비교 시연


시연의 공정성은 기대하지 않는 게 당연한 이야기일텐데, 삼성과 LG는 같은 시연이라도 자기가 만든 TV에서 더 잘 보이도록 환경을 구성해 시연했습니다. 자기 것을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거북하지만, 자기 기술의 특징을 알리기 위해서 두 업체가 나름 최선을 다해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은 한편으로 반가운 일이기도 합니다. 두 시연을 모두 경험하고 내린 두 3DTV의 특징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삼성
2D 화질와 제품 디자인이 상대적으로 뛰어나고 풀HD 3D를 재생합니다. 단, 어둡고 떨림이 있으며, 안경을 추가하는 데 비용 부담이 큽니다.


LG
편광 안경의 편의성과 시청 밝기가 상대적으로 높아 편합니다. 다만 일부 3D 영상에서 계단 현상이 보일 수 있고, 2D 화질에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론을 내기까지 참 긴 시간을 기다렸지만, 솔직히 두 업체의 말은 모두 맞기도 하면서 모두 틀리기도 합니다. 두 업체가 상대적인 우위나 기술적 문제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면 분명 서로 발전한 3DTV를 내놓고 있으면서도 상대의 기술을 지적할 때는 현재가 아닌 과거의 문제만을 들추어 낸 탓입니다. 편광이나 액티브 방식 모두 분명 과거보다 더 나아진 기술을 적용했고, 그 문제를 보완해 나가고 있음에도 서로가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참 답답하더군요. 어느 한 쪽이 더 우위에 있다기보다 각자 방식에서 최선의 영상을 보여주려는 노력을 다해도 시원찮은데 말이지요. 이제는 상대의 기술이 불량품인 것처럼 취급하지 말고 각자 문제점을 보완시켜 더 나은 기술로 보여주길 기대하겠습니다.


더불어 두 3DTV 시연을 본 뒤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둘다 좋거나, 둘다 아니거나.’
 
덧붙임 #


1. 참고로 두 업체 모두 무안경 3DTV는 한동안 상용화는 불가능하다고 공통된 의견을 냈으니 당분간 안경을 쓰고 보는 수밖에 없을 겁니다. 지금 사야할 지 판단은 알아서…

2. 삼성은 강남 삼성 딜라이트 2층, LG는 여의도 트윈타워 동관 지하 1층에 3DTV 체험관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이 체험관은 당분간 운영될 예정이라고 하니 궁금한 분들은 직접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14 Comments

  1. DENON
    2011년 4월 9일
    Reply

    굳이 tv를 3d로 봐야할까요? 그냥 현재 tv에서 가격을 낮추거나 전력소비를 낮추는 쪽으로 하는게 소비자와 판매자 서로가 만족할꺼 같아요.

    • 칫솔
      2011년 4월 9일
      Reply

      일단 보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면 봐야겠죠. 색다른 맛이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전력소비나 단가 인하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일 것이고요. ^^

  2. 따따부따
    2011년 4월 9일
    Reply

    객관적이며 담백한 비교 잘 봤습니다. 조만간에 TV 한대 구입예정이지만 3D 소스도 부족한 상황에서 방식마져 통일이 안되고 그 또한 개발 진행중인 상황이라면 굳이 사고 싶진 않네요. 다만 3D기능이 추가되어 가격이 크게 비싸지 않다면 모를까.. ‘무안경’방식의 3D 종결자는 당분간 나오기 어렵겠군요

    • 칫솔
      2011년 4월 9일
      Reply

      저도 무안경이 얼른 나왔으면 좋겠습니다만.. 일단 무안경이 되기 위해선 지금보다 4배 더 높은 영상 컨텐츠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를 전송하고 처리하기 위한 기술을 구현하는데 시간적, 비용적 한계가 있다는군요. 지금 TV를 계속 보시다가 나중에 무안경이 나올 때 도전을.. ^^

  3. 2011년 4월 10일
    Reply

    결국에는 선택의 문제가 되려나요 ^^;
    개인적으로는 HMD 스타일의 두개의 LCD를 사용하여 양쪽 눈에 각각 뿌려주는 방식이 나오기 전에는 정말 이런 진흙탕싸운이 계속될것으로 생각이 되는군요

    • 칫솔
      2011년 4월 15일
      Reply

      무안경 방식이 나오지 않는 한 현재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을 것 같습니다. ^^

  4. 2011년 4월 10일
    Reply

    지난 4월 8일 금요일 늦은 저녁. LG 트윈타워 동관 31층에는 모두 어깨에 큰 카메라를 멘 블로거들이 조금은 비장한 표정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최근 핫 이슈로 떠오른 3D TV의 기술 논쟁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LG전자 커뮤니케이션 파트너인 더 블로거 18명과 LG디스플레이 기업블로그(D군의 This Play)의 대학생 운영진 7명이 참석했다. LG전자 LCD TV 연구소 수석연구원인 화질 전문가 윤..

  5. 2011년 4월 11일
    Reply

    아직까진 3d 티븨는 상용화 된게 아니라서 딱히 어디 회사가 좋다 판단할수 없는거같습니다.

    어느정도 풀린뒤 장/단점이 상호 보안됐을때 두 회사가 같이 윈윈 할수있을듯 합니다.

    • 칫솔
      2011년 4월 15일
      Reply

      상용화는 됐지만, 대중화가 안됐을 뿐이겠지요. 아마 서로가 으르렁 대면서 단점을 다 공개한만큼 이제 그 단점을 덮는 기술 개발만이 답인 듯 합니다. ^^

  6. 2011년 4월 11일
    Reply

    좋은글 잘 봤습니다. 전 둘다 아니라는데 한표고.. 칫솔님의 평가대로라면 LG의 2D이미지의 화질을 떨어뜨리며 3D를 구현한것은 가장 큰 감점요인같습니다. 3D TV라 할지라도 대다수의 시청은 2D로 할텐데 말이죠.

    • 칫솔
      2011년 4월 15일
      Reply

      그래도 흥미로운 것은 3D가 되는 TV라는 관점에서 보면 3D에 대한 비중을 좀더 높게 둔다는 점이거든요. 어쨌든 양사 모두 마케팅은 성공한 것 같습니다. ^^

  7. 2011년 4월 18일
    Reply

    올해 1월초 라스베가스 CES에서 제일 큰 화두를 던진게 3D TV 와 스마트란 두 단어 참관의 기회를 얻어 라스베가스에서 전 세계 가전회사의 3DTV 스마트 TV를 모두 본 셈이었는데 본격적으로 이제 3DTV시대가 도래했는지 국내도 CES에 선보였던 제품들이 하나씩 출시되면서 삼성과 LG의 싸움이 치열하다. 현재 시판되는 3D TV는 두가지 방식으로 나누어져 있다. 삼성은 셔터 글라스 방식 엘지는 FPR이라는 필름을 붙여서 보여주는 편광방식을 주력..

  8. 2011년 4월 20일
    Reply

    요즘 가전제품들 가운데 유난히 신문에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3D TV 방식에 대한 논란이다. 세계 1위 TV 제조업체인 삼성전자는 양쪽의 셔터가 깜빡이며 화면을 보여줌으로써 3D를 구현하는 셔터글래스 방식을, 역시 세계 3위의 TV 제조업체인 LG전자는 편광 필름을 TV에 입히고 편광 안경을 통해 양쪽 눈에 다른 영상을 보여줘 3D를 구현하는 FPR 방식의 3D TV를 출시하고 있다. 장단점이 뚜렷한 두가지 3D 방..

  9. 장석원
    2019년 9월 24일
    Reply

    삼성tv구입후 5년만에 패널고장남
    사용도 별로안했는데 고장난것은 제품의 원초적인 하자라고 생각됨
    소비자규정운운하며 책임을 소비자한테 전가함
    제품도 개판이고 서비스도 개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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