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핀'(SPINN). 이름 참 ‘기똥차게’ 지었다. 아이리버가 요 근래에 내놓은 휴대용 플레이어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이름이다. 이름 하나로 제품의 특징을 단박에 알 수 있으니까. 다만 ‘돌린다’는 뜻의 스핀(SPIN)에 N을 하나 더 붙인 까닭은 모르겠다.
스핀을 다루려면 돌려야 한다. 돌릴 것은 스핀의 오른쪽 위에 달려 있다. 둥글고 길죽한 손잡이 부분의 윗부분을 양옆으로 살짝 틀면 돌아간다. 좌우로 돌아가는 휠의 위쪽에 검지를 대고 당기면 버튼처럼 눌린다. 휠을 돌리면 메뉴가 움직이고, 버튼을 누르면 재주가 실행된다. 정말 간단하다. 이것만으로 스핀을 즐길 수 있다.
휠의 움직임에 맞춰 대부분의 메뉴를 가로로 배치했다. 몇몇 옵션은 세로로 메뉴를 넣었으나 크게 문제되진 않는다. 휠과 가로 메뉴의 조합으로 정말 괜찮은 방식의 UI를 만들어냈다. 메뉴 이동과 재주의 실행만큼은 간소하게 잘 다듬었다. 다음 곡을 탐색하거나 다음 사진을 볼 때 휠을 살짝 돌려주면 된다. 버튼을 잠근 상태에서 휠은 볼륨 조절용으로 쓰인다. 상하좌우 화면 테두리를 누르는 D-클릭과 달리 좌우로만 휠을 돌리는 것이 더 없이 편하다.
하지만 스핀 UI에 환호만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UI의 완성도는 높지만, 이를 받쳐주는 세부 기술이 부족해 보인다. 빠른 휠의 움직임을 UI가 따라가지 못한다. 메인 메뉴에서, 앨범 아트에서, 사진 뷰어에서, 볼륨 조절에서 휠의 속도에 동기되지 못하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메뉴는 그런대로 보조를 맞추려 하지만, 앨범아트나 사진, 볼륨 조절이 늦게 뜨거나 휠의 회전 속도와 일치하지 않는다. 답답한 부분이다. 스핀을 쓸 생각이라면, 성급하게 조작하지 말라. 그래야 후회가 없다.
스핀의 메인 UI와 각종 터치 버튼을 보면서 아이리버에 주문하고 싶은 두 가지가 생겼다. 한글과 터치 화면에 맞는 큼지막한 아이콘이다. 세부 항목은 한글로 표시되지만, 스핀의 메인 UI의 메뉴는 영문이다. 아이리버의 창의적인 UI 디자이너의 능력이라면 영문보다 한글로 더 아름다운 메인 UI를 꾸밀 수 있으리라 믿었는데, 영문이라 마음이 편치는 않다. 더불어 너무 섬세하고 자세한 버튼보다 터치스크린에 맞춰 터치 UI를 설계해 줬으면 하는 바람은 이번에도 깨졌다. 언제나 아이리버의 터치 UI 속 버튼은 너무 작다. UI를 예쁘게 꾸민다고 다 용서 되는 건 아니다.
스핀이 가진 재주는 많다. 음악, 동영상, DMB, 플래시, 라디오, 녹음, 문서 뷰어, 사진 뷰어다. 들고 다니면서 할 수 있는 건 거의 다 넣은 셈이다. 무난한 음질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스핀에 맞게 변환한 동영상 재생도 껄끄럽지 않다. 녹음 음질이나 마이크 성능도 적당하고, 웬만한 곳에서는 라디오 채널도 잘 잡힌다. 작은 화면에 해상도가 높아 문서나 사진을 좀더 깨끗하게 보인다. 뛰어나다는 말고, 부족하다는 말도 어울리지 않는 그저 무난하고 평이하다면 너무 냉정한 평가일까?
DMB는 좀 문제다. (1차 교환 제품임에도)수신율이 너무 안좋다. 지하철에서는 수신율을 가리키는 안테나 막대의 변화가 심하다. 조금 과장해 말하면 키트(KITT)처럼 움직인다고 할까. 고정 안테나 대신 이어폰 선을 안테나로 쓰기 때문이라지만, 이건 좀 심하다. 수신이 불안정한 상황이 많아 녹화 기능을 쓸 의미가 없어 보인다. 안정적인 수신을 위한 개선은 필요하다. 조립 가능한 안테나 모듈을 붙이는 것은 어떨까?
D 클릭용으로 나온 플래시 게임이나 기타 애플리케이션은 쓰지 못한다. 플래시 애플리케이션이라 수행할 수는 있지만 D 클릭과 호환되는 버튼이 스핀에 없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스핀의 터치스크린에 맞는 플래시 애플리케이션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
화면은 AMOLED를 썼다. 화면을 보는 각도에 있어 제약이 없다. 표현할 수 있는 색이 6만 5천가지로 제원상 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실제로 색의 차이를 확연하게 알아채기는 어렵다. 단, AMOLED를 썼기에 밝은 대낮에 잘 보일 거라는 생각은 접기 바란다. 햇빛을 이길 정도의 밝기는 되지 않는다. 블루투스로 스테레오 스피커나 헤드셋과 무선으로 연결도 잘 되고 신호가 안정적으로 전달된다. 휴대 플레이어에서는 보기 드물게 진동도 넣었지만 진동이 일어나는 상황이 너무 적고 패턴이 거의 없는 게 아쉽다.
스핀의 앞쪽은 메탈, 뒤쪽은 플라스틱 재질로 덮었다. 앞쪽 메탈 재질은 플라스틱의 느낌에 가깝지만 너무 가볍지 않고 적당히 무겁다. 오른손으로 스핀의 오른쪽을 잡고 휠을 돌리는 구조인데, 사실 가로로 잡을 때는 불안하다. 두께가 너무 얇아 오른손 중지 부분에 받쳐 놓고 엄지와 검지로 다루다 보니 파지가 제대로 된다고 보기 어렵다. 차라리 길죽한 부분을 손바닥에 꽉 쥔 상태에서 휠을 가운데나 아래쪽으로 내렸으면 어땠을까? 세로로 다룰 수 있는 스핀 UI도 나쁘진 않을 듯 싶은데 말이다.
하드웨어의 완성도나 기능의 다양성에서 스핀은 정말 훌륭하다. 휠과 메인 UI의 조화가 멋지고 신비롭다. 여기까지 스핀은 높은 점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허나 굼뜨고 답답한 UI와 불안정한 DMB 수신이 엇갈린 평가를 낳게 만든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더 높은 점수를 얻기는 어렵지 않을까?
덧붙임 #
1. 스핀은 본체보다 케이스가 예술이었다. 다만 철제 케이스의 절단면이 날카로우니 열 때 조심할 것.
2. DMB 모드에서는 블루투스 스피커의 연결이 저절로 끊긴다. 기술적으로 해결 불가능한 문제일까?
3. 스핀용 유마일 인코더 세팅은 파일포맷_avi, 비디오압축_XviD MPEG-4 Video, 비트레이트_1000, 프레임_29,970, 영상 크기_480x272, 오디오 압축_MP3, VBR_해제, 비트레이트_128Kbps, 샘플레이트_44100Hz, 원본비율 유지_해제 이다.
4. 미국으로 뜨기 전 값싸게 내게 처분한 얼리어답터님께 고마움을 전하며.
아 그리고 S10은요. 아직 돈도 안빼갔더군요…=_=
일주일정도 더 기다려봐야될 것 같아요.
주신 돈에서는 아무래도 조금 넘을 것 같아요. 여기 택배비가 또 장난아니게 비싸서…
추가금은 나중에 주셔도 되고…일단 받으면 바로 보내드릴게요.
그리고 스핀 가죽케이스는 받으셨나요…?
케이스는 아직. 언젠가는 오겠죠?
의외로 좋게 평가를 하셨네요. 개인적으로는 그 속도만 아니었어도 견디면서 쓰려고 노력했을텐데..(물론 펌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절 미치게 만들었었지만요…)
글쎄요. 좋은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고. 그럭저럭이었던 듯. 코원의 S9 나오면 비교해보고 뭘 추천할지 그때가서 결정하지요. ^^
조금만 더 이상하게 만들었으면 미트스핀이 될지도
그래도 저만하면 잘 생겼다는.. -.ㅡㅋ
혹시 Network 지원을 염두에 두고SPINN 이 된게 아닐까 ? 라는 망상을 해보았답니다
문득 TC1100 에서 무선랜/블투 동시 사용 불가 문제가 떠오르네요 안테나 공유로 인해서 말이죠
전 아이리버 B10을 두대나 샀답니다 한대는 아버지 한대는 애인님 ㅋ
그런 상상을 하시다니 너무 앞서가셨군요. 흐흐.
근데 B10을 두 대씩이나 선물을… 저도 주세요. ^^
이어폰 안테나의 또다른 문제점..
블투로 DMB를 시청하려면 어떻게 될까요?? 이어폰 줄을 빼면 DMB가 안나옵니다.
마지막에 추가했듯이 블투로 DMB 시청 불가입니다. 저절로 연결이 끊겨요. ㅜ.ㅜ
요즘 아이리버가 왜 이렇게 뻘짓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L플레이어는 정말 뭐랄까.. 이젠 아이리버 클래식 정도의 느낌인데 스핀은 영 아니더군요.
좀 심하게 표현하자면, 애플의 UI 혁신(으로 보이는 페이크)을 흉내내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UI를 쓰면 그만큼 독특한 경험을 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지요. 그 시도 자체는 좋습니다만, 완성도의 문제가 아닐까 해요. 흉내내다보면 차차 나아지지 않겠어요? ^^;
아이리버 스핀(SPINN) 모델명을 듣자마자 무언가 돌려야 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스핀 본체를 보면 우측에 돌려주길 기다리고 있는 원통형 손잡이 부분이 보인다. 스핀의 돌리는 느낌이 은근히 중독성이 느껴진다. 한동안 제품을 쓰고나니 이 녀석만 보면 한번 돌려보게 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느낌을 간직학 스핀 컨트롤러” 스핀의 하이라이트, 바로 이부분이다. 헤어 브러시 느낌의 패턴에 알루미늄 재질로 된 이 스핀 컨트롤 부분은 좌우로..
떨구지 않을까 괜히 걱정됍니다…
그나저나 첫사진 보고 왜 전 소니 끌리에가 생각났을까요…
나만 그러나 ^^;;;
오.. 클리에라..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네요. 음 그러고 보니 비슷한 느낌이 들기는 하는군요. ^^
레인콤은 CES2008에서 멀티미디어 스핀을 공개해 많은 유저들에게 설레임과 기대감을 부플게 되었는데 실제 스핀이 출시되면서 컨셉과 조금씩 다르게 양산되어 일부에서는 “기대이하”라는 평과 반대편에서는 “생각보다 괜찮네”라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지금가지 나온 평가를 뒤로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스핀에 대해서 파헤쳐 보도록 하자. 스핀(SPINN) : 이름부터 참으로 독특하고 제품에 맞게 설정이 된 것 같다. 말 그대로 제품명만 듣..
스핀 세로 UI를 원하시는군요.
안그래도 이번에 IFA에 출품한 스핀은 세로 UI가 적용되었더군요~
곧 펌웨어로 세로UI가 추가되면서 UCI소스공개도 이루어질꺼 같네요 ^^
http://club.iriver.co.kr/c_board_detail.asp?Page=1&SrchItem=subject&SrchString=스핀&SrchType=1&idx=72606
아.. 반가운 소식이네요. 세로 UI 적용된 스핀이라면 좀더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듯 싶습니다. ^^ (이왕이면 속도도 좀 올렸으면…)
ㅠㅠ..유마일인코더 세팅할줄몰랐는데 잘보고갑니다*^^*
카페에 정보를 공유하고자 유마일인코더 세팅법만 가져가겠습니다ㅠㅠ
혹시문제가 된다면 덧 써주세요!
참고로 네이버카페 http://cafe.naver.com/iriverclix2.cafe에 가져가겠습니다
부분만 가져가실 거라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