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블루레이 캠코더, 히다치가 먼저!

블루레이 디스크와 HD DVD로 대변되는 차세대 영상 시장, 특히 블루레이 디스크 분야에서는 지금까지 주로 재생 장치와 데이터 백업이 관심을 받아 왔지만 사실 캠코더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주목해야 할 장치 중에 하나입니다. 풀 HD로 영상을 찍어서 데이터를 옮기거나 가공할 필요 없이 곧바로 블루레이 디스크 영상을 볼 수 있도록 기록하는 유일한 장치이기 때문이지요. 이런 디스크형 캠코더를 눈빠지게 기다려 온 것은 저장 미디어 업체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성공 여부에 따라서 미디어 시장 판도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앞서 미니 DVD(8cm) 캠코더가 저장 용량의 부족을 이유로 HD 캠코더 시장에서 비참한 성적을 거둔 뒤로 블루레이 디스크 캠코더가 서둘러 나와주기만을 내심 기대해 왔습니다.

그런데 블루레이 디스크 캠코더의 첫 스타트를 소니가 먼저 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히다치가 선수를 쳐버렸네요. 대부분의 블루레이 디스크 미디어 업체들이 여러 캠코더 회사와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새 장치가 나올 때를 대비해 미디어를 준비하고 있는데 소니가 먼저 내놓을 거라는 공공연한 예상을 뒤집고 히다치가 출시를 선언해 버렸습니다.

히다치가 출시하려는 블루레이 디스크 캠코더는 두 가지. 30GB 하드디스크와 8cm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가 함께 붙어 있는 DZ-BD7H와 블루레이디스크 드라이브만 달려 있는 DZ-BD70입니다. 두 모델의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는 8cm DVD에도 녹화할 수 있습니다. 8cm 블루레이 디스크에는 7.5GB의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데, 약 1시간 정도의 풀 HD(1,920×1,080) 영상이나 가로폭을 줄인 HD 영상(1,440×1,080)을 2시간 정도 녹화할 수 있습니다. 고작 720×480 영상을 채 20분도 녹화하지 못하던 8cm DVD 캠코더와는 녹화 시간에서 차이가 좀 크네요. 30GB 하드디스크에는 4시간 분량의 풀 HD 영상과 8시간 분량의 1,440×1,080 영상을 담을 수 있습니다.

블루레이 디스크 캠코더를 내놓기 위해서 히다치는 자체적으로 8cm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를 개발했습니다. 이 드라이브에서는 8cm 크기의 BD-RE와 BD-R, DVD-RAM, DVD-RW, DVD-R 미디어를 쓸 수 있고, BD와 DVD를 쓰고 읽기 위해 각각 다른 평판형 광학 픽업(2개)을 담았습니다. 기록 상황에 따라서 저전력으로 작동할 뿐만 P-CAV 제어 방식으로 속도 향상과 소음 감소를 실현했다는군요. 이러한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 기술에 풀 HD를 위해 설계한 10배 광학 줌 렌즈와 530만 화소 1/2.8인치 CMOS 센서, 풀 HD 처리용 프로세싱 엔진, 고화질 오디오 비디오 코덱 칩 등을 얹어 생생한 풀 HD 영상을 담아냅니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 만만치는 않을 듯 합니다. 월 생산량은 2만 개이고요. 국내에 들어올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에서는 8월 30일부터, 그 밖의 다른 나라에서는 10월쯤에 이 제품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아참, 8cm 미니 BD 미디어는 히다치 발표와 보조를 맞춰 출시되었습니다. 미쯔비시 화학의 계열사인 버바팀이 8cm BD-R과 BD-RE를 출시했다고 공식 발표했는데, 가격이 우리 돈으로 1만9천 원 정도에 팔 모양이더군요. 우리나라에 수입된다면 좀더 값이 뛰지 않을까 합니다만…

이것으로 블루레이 디스크 진영이 준비해야 할 제품군의 마무리가 다된 게 아닐까 합니다. 디스크형 미디어보다는 하드디스크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지만, 백업하고 편집하고 다시 녹화하는 과정이 귀찮기 때문에 1시간 이내의 영상은 디스크에 바로 담는 것도 결코 나쁘지는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