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나올 것은 다 나온 듯 하지만, 그래도 며칠 뒤 개막할 CES 2011에서 기대하는 것 중 하나가 스마트TV입니다. TV의 디자인이나 성능 때문이 아니라 종전에 보던 TV와 비교해 다른 경험을 줄 것이라는 기대를 여전히 갖고 있기 때문이지요. 물론 구글TV를 비롯해 삼성과 LG가 IFA 이후로 스마트TV라는 것을 줄기차게 공개해 왔지만, 그 때 본 것들은 대부분 맛보기에 불과했을 뿐인데다 틀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았던 터라 이러한 전시회에 출품되는 제품에서 얼마나 더 발전했을지 솔직히 궁금하긴 합니다.
더군다나 CES 같은 대형 전시회에서 가치 있는 제품으로 인정받으려면 납득할만한 능력을 보여줘야 할테니 이전보다 더 노력한 제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 것이지요.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디지털 TV는 이미 여럿 나온 상황이지만, 솔직히 이는 대부분 단순한 소비를 위한 기능만 갖춘 터라 여러 모로 실망스러웠습니다. 이에 반해 스마트TV라면 인터넷의 연결에 따른 한정적 소비에 머무르지 않고 인터넷 연결성을 기반으로 큰 화면에서 소비 뿐만 아니라 생산 또는 또 다른 가치를 가진 활용을 통해 다양성을 살려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믿음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스마트’한 TV라고 하니까.
더 나아진 스마트TV가 이번 전시회에 나올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CES 2011을 기점으로 나라 안팎에서 스마트TV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겁니다. 아마 스마트TV와 관련된 수많은 이야기가 쏟아지겠지요. 분명 흥미롭고 재미있는 소재들도 많이 나올 텐데, 상대적으로 스마트TV의 보급은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TV겠지요. 새 TV를 장만할 계획을 가진 이들이라면 미래를 감안해 고민을 해볼 법하지만, 이미 값비싼 디지털 TV를 샀거나 지금 보는 TV에 만족한 이들에게 더 비싼 스마트TV는 당장 쓸모 있는 장치는 아닙니다. 물론 새로운 경험을 빨리 접하고픈 이들은 스마트TV에 매력을 느낄 구석이 있겠지만, 당장 모든 이가 TV를 바꾸는 모험을 할 것이라고 말하긴 힘듭니다. 지금까지 TV를 대해 왔던 경험을 굳이 바꿔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스마트 TV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해도, 큰 돈을 들여 TV를 바꾸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것이면 모험을 포기할 사람이 더 많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당장 TV는 ‘필수’지만, 스마트는 ‘옵션’인 것이지요. 결국 스마트 TV는 그 옵션을 강제로 붙인 것입니다.
때문에 지금 TV를 보는 환경에서 그 옵션에 대한 부담감을 낮추면서 새로운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부담없이 스마트TV와 비슷한 것들을 경험함으로써 먼 훗날 TV를 바꿀 때 스마트TV를 적극적으로 고민하게 만드는 학습 과정 말이지요. 물론 이 과정을 건너 뛰어도 상관 없지만, TV를 가진 모든 이들이 옵션을 가볍게 경험한다면 스마트는 더 이상 옵션으로만 여기진 않을 것입니다.
그 옵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 셋톱일 것입니다. 스마트TV에서 스마트한 부분만 떼어내 만든 장치지요. 이런 셋톱은 이미 구글TV와 함께 나왔습니다. 로지텍이 셋톱형 구글TV를 선보인 적이 있었으니까요. 또한 이번 CES 2011에서 LG도 자체 셋톱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LG 스마트TV에서 즐기는 그대로 일반 TV에서도 즐길 수 있는, 말 그대로 다른 TV의 옵션으로써 기능을 늘려 줄 장치인 것이지요.
이러한 스마트 셋톱은 많은 이용자들이 모험을 하는 데 부담이 적습니다. 새 TV를 사는 것에 비하면 말이지요. 물론 셋톱형 구글TV처럼 별다른 매력을 주지 못하면 가차 없는 비판이 쏟아질 수 있지만, 오히려 빠른 평가를 통해 나아갈 방향을 수정하거나 필요한 것을 서둘러 보충하도록 만드는 점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이용자가 TV의 ‘스마트’한 옵션에 좀더 쉽게 접근하고 더 많이 참여하면서 익숙해질수록 그 옵션이라는 인식을 빨리 지우는 효과가 더 커 보입니다.
스마트 셋톱은 스마트 TV에 비하면 크기는 작아도, 긴 호흡이 필요한 스마트TV 시장에서 그 역할은 스마트 TV에 못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스마트 셋톱이 제 역할을 해낼지는 장담하기 힘듭니다. 제조사들이 스마트TV의 틈새 정도로만 여기는 한 스마트 셋톱은 그 빛을 발하지 못할지도 모르니까요.
저런 셋톱박스랑 티비들을 구입해야 저희 가족들과 스마트한 세상으로
갈 수 있을텐데요 ㅠㅠ 가격이…..가격이 ㅠㅠ
무엇보다 지금 보는 TV를 굳이 바꿔야 하는 물음에 먼저 답할 필요가 있겠지요. ^^
Set-Top Box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렇게 TV제조사에서 SmartTV기능을 추가하면서 기회도 생기고 영역의 중복도 생겼습니다. 애플TV와 구글TV의 파괴력이 아직까지는 치명적이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변해갈지 매번 기사를 접할 때마다 조마조마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
십수 년 안에 우리가 알고 있는 직군의 상당수가 사라질 것이라는 말이 새삼 와닿네요.
초이님의 글 아이패드3G의 Pulse로 잘받아보고 있습니다(http://mike7kim.pulsememe.com) ^^
그러시군요. 아무래도 스마트TV가 단순히 컨텐츠 딜리버리가 아니라 전체적인 스마트 환경과 연관이 있는 것이다보니 대형 업체가 주도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마이크님은 그 산업에서 중요한 것을 경험하고 계신 게 아닌가 싶은데요. 어느 방향으로 변화할지 바로 볼 수 있으니까요. ^^
고맙습니다~
로지텍이 얼마전 셋탑형 구글TV 생산 중지를 통보한터라 아직 갈길이 먼듯하네요.
컨텐츠 등 업체간 이해 관계때문에 여기저기서 삐그덕 거리는 부분이 많아 보이고 말이죠.
네, 더 좋은 제품으로 내놓기 위한 단종으로 알고 있습니다. 차기 운영체제를 얹는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사실 운영체제보다 시청자가 원하는 환경을 만들것인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
저도 LG U+TV보고있는데 스마트로 바꿀까 고민중이에요.
근데 딱히 필요없을거같기도하네요 음 ㅋ
언알파님은 정말 얼리어답터인듯.. 그래도 직접 경험해 보는 게 좋을 것 같구만요~ ^^
스마트TV라니..TV도 없는 저로서는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같아요. 하지만 점차 스마트해지는 시대니까 스마트TV도 언젠가 필수인 시대가 오겠지요~^^
아마도요. 그런데 참 어려운 것이 집에서 요구되는 스마트라는 게 무엇인지 아직도 감이 오지 않아요~ ^^
현재는 가격이 부담이 되지만
보급이 잘되면 재미있는 세상이 오겠죠.
가격 부담도 있지만, TV를 바꿔야 할 이유를 찾아낼지 그게 궁금해요. 그런 세상이 오긴 하겠지만요. ^^
갑자기 포스팅을 읽고 나니 세상이 너무 똑똑해지고 있는것 같네요 ^ ^
오늘 삼성카드 블로그가 개편되었습니다.
앞으로 자주 소통하고 만나뵈어요 ^ ^
날씨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
네, 오늘 한파가 몰아친다니 옷 두텁게 챙겨 입으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