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 소스 장치나 스피커의 음질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임을 감안해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뭐라고요? 이게 12만원이라고요?”
상자에서 꺼내 두 손으로 잡고 이리저리 굴려보던 작은 스피커의 값을 듣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뭐가 이리 비싸담’이라며 속으로 투덜대면서도, ‘설마 ‘야마하’라는 브랜드 때문에 비싼 것이 아니겠지’라는 의구심도 품은 것이 사실이다. 마주 앉은 상품 담당자가 그 특징을 조목조목 이야기-왜 비싼가에 대한 이유-하는 동안에도 이 작은 스피커가 소리는 제대로 내기나 할지 미심쩍어 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물론 ‘야마하’라는 이름만 듣고도 만족스러워 하는 이들도 있을 테지만, 사무실 한 귀퉁이에서 그럭저럭 소리를 냈던 큐브 스타일의 플레오맥스 스피커에 대한 선입견 탓에 이 작은 스피커에 막연한 믿음을 보내는 것 조차 어려웠다. 두 개의 티타늄 풀 레인지 드라이버와 스윙 래디에이터 베이스(Swing Radiator Bass)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저음을 보강했다고는 해도 작은 덩치와 구조에서 낼 수 있는 한계는 분명할 거라 여기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톡톡 쏘면서 칼칼한 느낌의 티타늄 계열의 소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점이다.
솔직히 말해 처음 야마하 NX-A01에 걸었던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으므로 이런 개인적 편견을 깨주기 바라는 마음으로 LG 앤 FM37과 HP TX1000을 소스 장치로 물려 소리를 들어 보았다. FM37의 기본 음색이 지저분하지는 않아도 조금 무미건조하게 출력하는 특성이 있는 것을 어느 정도 고려해 소리를 평가했는데, 일단 걱정했던 것만큼 앙칼지게 쏘는 고음은 아닌 듯하다. 오히려 낭랑하다고 할까. 덕분에 현악기를 많이 다룬 클래식이나 재즈 음악은 듣기 편한 반면, 타악기 리듬이 강한 댄스나 락 음악은 그다지 영양가가 느껴지진 않는다. 이 점에 있어서는 스피커와 소스 장치가 반반씩 문제를 안고 있는 셈이므로, 더 나은 소스 장치라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저음은 우퍼 수준의 울림을 기대하는 건 무리였지만 그래도 저음이 없는 게 아니라는 점이 위안거리다. 방방 울리거나 둔탁하게 때려대는 저음이 아니라 좀 텁텁하고 메마른 느낌이지만, 죽어가던 분위기를 살리는 감초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음량은 넘친다. 거실에서 볼륨을 높이니 방안이 쩌렁쩌렁 울린다. 하지만 최대 볼륨에서 소리는 상대적으로 둔탁해지고 세밀함이 떨어지면서 뭉개진다. 절반 정도면 웬만한 방에서 충분한 음량과 괜찮은 소리를 들을 만하다. 내장 스피커 성능이 많이 떨어지는 TX1000에서 NX-A01을 물린 채 DVD 영화를 재생했을 때에도 절반보다 조금 높은 수준까지만 볼륨을 올려 만족스럽게 감상했다. 다만 스피커가 양 옆으로 소리를 내보내게 되어 있어 두는 위치에 따라 좌우 분리도가 달라진다.
스피커처럼 사람의 감각을 건드리는 장치에 대한 평가는 전적으로 경험자의 주관에 달린 것이라 좋고 나쁨을 함부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만 맨 처음 보았던 가격에서 받았던 인상와 기대만큼 너무 뛰어난 능력을 바라는 게 욕심이라는 건 분명하다. 그렇다고 1~2만원짜리 PC스피커에 비교 당할 정도는 아니다. 그것보다는 분명 몇 배 더 낫다.
무엇보다 NX-A01의 쓰임새 자체에 공감하고 있다.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춘 소리를 뽑는 능력뿐 아니라 작고 깔끔한 디자인도 감안해야 한다. 홀로 소리를 낼 수 없는 MP3 플레이어나 음질, 음량에서 달리는 노트북용 스피커로 부족하지는 않다. 방 안이나 회의실, 좀더 넓은 공간에서도 써도 좋을 정도의 능력은 지니고 있다. 문제는 USB 전원이 아니므로 어댑터를 써야 하는 데, 선이 깔끔하게 처리되어 있지 않다. 또한 한국형에는 블루투스 어댑터를 꽂을 수 있는 단자가 빠져 있으므로 어댑터를 꽂아서 무선으로 소리를 출력하려고 계획했던 분들은 참고하시길.
이녀석… 피시스피커에서 어떤분이 책상샷을 올리셨길래….
스피커 한쪽만 올린줄 알고.. 나머지도 올려주십사 했었다는;;;;;
들어보고 싶은 것중에 하나입니다. ^^
deuxign 님처럼 소리가 궁금한 분이 계실까봐 소리를 녹음해서 올릴까하 했는데 팟캐스트 소프트웨어가 비스타에서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포기했습니다.
나중에 꼭 들어보시길 바랄께요 ^^;
저는 피씨웍스 캠브리지 쓰고 있는데 이번에 이걸로 하나 질러야 겠습니다.
좋긴 한데 너무 오래되어 놔서 안들리는게 몇개가 되서요. 잘보고 갑니다. 🙂
분리형 스피커를 쓰다가 이거 하나만 두면 왠지 시원섭섭하실 수도 있겠는데요?
나중에 Zet님의 평가 기대하겠습니다. ^^
스피커가 참 독특하게 생겼네요.
네.. 큐브 스타일 스피커라 좀 독특한데, 디자인은 MP3 등과 잘 어울린답니다.
굉장히 작네요.하지만. 12만원……쿨럭…. 웬만큼 괜찮은 스피커를 살 수 있는 가격이군요. 확실히 작아서 휴대하기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드네요. 그런데 전원은 아답타….쓰임새가 약간 의심이 가지만 개인적으론 야마하 스피커를 좋아합니다. 집에 쓰고 있는 것도 야마하 TSS-10이구요. 모델명 맞나 모르겠네요. 산지가 오래되서리… 가격에 비해선 진짜 괜찮은 스피커라 생각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아항.. 엠의 세계님이 야마하 유저시군요. TSS-10 소문은 들었습니다. 그 모델은 곧 판매를 재개한다더군요.
휴대할 수는 있는데 문제는 어댑터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게.. 배터리나 충전 모듈을 붙일 수 있게 하면 어떨까 고민이 되더군요. ^^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가격에 의문이 가네요..;;킁
저런건 싸게 나와야 팔릴텐데..
스피커에 10만원 정도를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알만큼 안다고 생각하는데..(하이파이 매니아 말구요..ㅋㅋ”)
브리츠 BR-1000A로 마우스 흔들릴때까지 볼륨 올리는 까만거북이입니다..@@;;
ㅋㅋㅋ”
가격대비 음질만이 문제가 아니라 쓰임새가 문제지요. 위에 MP3를 붙인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붙이는 소스 장치에 어울릴만한가 아닌가도 역시 포인트가 된답니다.
그나저나 마우스 흔들릴 때까지 볼륨을 높일 수 있다는 게 부럽네요. ^^
허허…저렇게 조그만게 12만원이라니…
뭐…솔직히 그돈주고 사고싶을만큼의 매리트가 느껴지지않네요…
모양만 봐서는.. 미투랍니다~ ^^
하지만 그것만으로 말할 수 없는게 있다는…
칫솔님의 해당 포스트가 8/6일 버즈블로그 메인 탑 헤드라인으로 링크되었습니다.
^^
검색으로 들어왔습니다. ^^
전 펀샵에서 구입했었는데 십만원이 넘어가는 스피커는 아니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스피커는 제가 사용해본 적이 없어서 뭐라확실히 말하긴 어렵지만 cm7ti보다는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이 지금까지 들어본 결과입니다. (cm7ti가 더 비싸긴 하죠 -_-) Britz에서 예전에 나온 1800 Classic을 살까도 생각했으나 좁은 책상에 너무 난잡해질 것 같아서 조그만 것을 찾다가 이것을 보고 거의 생각없이 낼름 지르게 되었죠. 그래도 꽤 괜찮은 스피커임은 확실합니다. 가격만 좀 더 떨어진다면 더 좋을텐데요.
어서오세요. calc님.
음.. 10만 원의 용도를 어디까지 보시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듯 합니다. PC스피커로 한정해 본다면 좀 아깝지만, 여러 소스 장치의 스피커 대용으로 본다면 활용폭은 좀더 넓으니 그점도 고려할 필요는 있을 듯 합니다.
근데 cm7ti는 이어폰 아니던가요? 그것과 비교하기는 좀 무리인듯 싶습니다만… ^^
2007년에 여기에 댓글을 달아서인지 블로거 컨퍼런스에서 선물로 A01 을 받았습니다. 띠옹~^^ㅋㅋ
칫솔님 한가위 즐겁게 보내세요.
오~ A01은 정말 작지만 강한 스피커가 아닐까 해요. Zet님도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