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봄나들이 다니면서 사진 많이 찍었을 텐데, 그 사진을 프린터로 뽑아 보실 분들이 계실까 해서 소형 포토 프린터 기사 중에 일부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이 글은 지난해 12월에 쓴 포토프린터 관련 기사에 나온 것으로 먼저 엡손 소형 포토 프린터 관련 부분만을 발췌한 것입니다. 앞으로 캐논과 소니, HP의 소형 포토 프린터에 관한 글도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엡손은 지난 해 두 가지 소형 포토 프린터를 선보였습니다. 지난해 초에는 픽처메이트 P-100을, 연말에는 PM-210을 새로 출시했지요. 두 프린터 모두 엡손의 소형 포토 프린터지만 모양이나 색깔, 성능은 전혀 다릅니다. 한 살 터울도 되지 않았는데 이처럼 다른 형태의 프린터가 있는 것도 보기 드문 일입니다만, P-100이 여러 옵션을 갖춘 반면 PM-210은 세밀함에서 앞섭니다. 픽처메이트 PM-210이 더 낫다는 것이지요. 재미있는 사실은 P-100은 일본 엡손이 여성으로만 구성된 팀을 꾸려 만들어 아기자기한 반면, PM-210은 영국 디자인 전문회사에서 모양을 만들어 다소 파격적입니다. 같은 4색 인쇄지면 사진 품질은 PM-210이 앞설 뿐만 아니라 구성도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P-100은 이제 거의 단종 분위기고요. 제가 소개했던 포토 프린터 중에 추천 프린터가 딱 두 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PM-210입니다. 다만 PM210은 눈에 확 띄게 밝고 반들반들한 사진을 뽑습니다. 때문에 누구나 이 프린터로 뽑은 사진을 보면 좋아하지만, 섬세하게 묘사하는 능력은 약간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픽처메이트 PM-210
픽처메이트 PM-210
PM-210은 스타일이 살아 있다. 종전 픽처메이트나 P-100과도 다르고 다른 업체의 포토 프린터와도 눈에 띄게 달라 보일 정도다. 형태 자체가 종전 포토 프린터에서는 볼 수 없던 것이다. 새하얀 눈밭 위에 파란 하늘처럼 몸체는 하양, 위쪽 덮개에는 밝은 파랑을 썼다. 덮개를 닫은채로는 안쪽의 LCD만 보이고 덮개를 위로 젖히면 버튼이 보인다. 버튼은 모두 큼지막하고 각 버튼의 글자도 커서 시원스럽다. LCD가 가운데 있고 그 주변으로 여러 조작 버튼이 놓여 있다. 버튼을 누를 때 조금 물렁하지만, 계속 눌리는 느낌은 없고 딱딱 잘 끊어진다.
덮개는 그대로 용지 지지대로 변신한다. 열기(open) 버튼을 눌러주면 앞쪽 덮개가 스르르 내려와 급지대로 바뀐다. 급지대가 조금 기울어져 있어서 인쇄가 끝난 사진이 급지대 밖으로 밀려나가지 않도록 잘 잡아 준다. 급지대를 열면 그 위에 메모리 카드 리더가 있는데, 덮개를 열어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잘 보이지 않는다.
LCD 화질은 아주 형편없지는 않다. 좌우 시야각은 좁지만 위아래 시야각은 그런대로 괜찮다. 메모리 카드에 들어 있는 이미지를 읽어 들이는 시간은 정말 빠르다. 큰 이미지라도 바로 읽어서 화면에 띄워준다. 옵션을 거치면 한글 메뉴를 볼 수 있어서 다루기 편해진다. 사진 옵션은 포토 인핸스와 세피아, 흑백 등이 있고 P-100에 비해 메뉴와 버튼의 짜임새가 좋아져 더 빠르고 편하게 뽑는다.
PM-210은 올 초에 내놓은 P-100과 마찬가지로 4색 프린팅을 한다. P-100보다 세로 해상도가 절반으로 떨어졌지만 그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사진 품질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아마도 이번에 소개될 여러 프린터 가운데 화질에서는 뒤지지 않을 것이다. 특히 포토 인핸스를 켜고 뽑은 결과물은 생각보다 놀라웠다. 잉크젯 특유의 망점은 눈에 잘 띄지 않았고, 사진도 제법 근사하게 뽑혔다. 안료를 쓰는 데도 빛의 난반사가 적고 색 재현 능력도 좋아진 만큼 더 반들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세밀한 부분까지도 섬세하게 잉크를 뿌리기 때문에 계조를 잘 살려낸다. 화면으로 볼 때보다 약간 어둡지만, 포토 인핸스를 켰을 때는 다른 프린터보다 더 밝게 뽑으면서 어두운 부분의 표현력이 가장 좋다. 또한 색이 진하고 생생하면서 맑은 잉크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냈다.
좋은 사진 품질에 비해 인쇄는 좀 오래 걸린다. 메모리 카드에 들어 있는 사진 1장을 뽑는데 걸린 시간은 이미지 크기에 따라 다르다. 테스트용 600만 화소 샘플 이미지가 커 읽는 시간이 길다보니 1장을 뽑는 데 짧게는 2분, 길게는 2분 50초가 걸렸다. 실제 인쇄 시간은 1분 14초 밖에 안 된다. 작은 이미지라면 메모리에서 읽는 시간이 짧지만, 큰 이미지라면 PM-210에서 전체 인쇄를 걸어둔 뒤 다 찍을 때까지 신경 쓰지 않는 편이 낫다. 사진을 뽑을 때 헤드 움직임은 제법 조용하다. 하지만 프린터를 켜고 끄면서 잉크를 공급하고 노즐을 정리할 때 소음이 좀 크게 들린다.
인쇄 방식 마이크로 피에조 인화 해상도 5,760×1,440dpi 1장 인쇄 시간 53초 연결 USB 1.1/2.0 용지 크기 4×6인치 용지함 용량 20장 용지 탭 없음 LCD 1.5인치 TFT LCD 메모리카드 슬롯 CF, 메모리 스틱, SD/MMC, xD 픽처 값 15만9천 원(정식 판매가) 문의 한국엡손 1566-9515 www.epson.co.kr
P-100은 픽처메이트와 거의 비슷한 크기와 모양을 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PM-210과는 모양이 완전히 다르다. P-100은 아이보리와 보라를 적절히 섞어 무겁지 않고 산뜻하게 보이려고 했다. 색깔만 픽처메이트에서 달라진 게 아니다. LCD와 버튼 배열도 달라졌다. 1.5인치 컬러 LCD를 가운데에 박아둔 덕분에 메모리 카드에서 이미지를 바로 읽어서 볼 수 있다. P-100은 메모리 카드 이미지를 다 읽기 전에 먼저 저화질 이미지를 화면에 띄워서 이용자가 원하는 이미지가 아니면 곧바로 다음 이미지를 띄우도록 머리를 썼다. 그래도 이미지를 띄우는 시간은 느린 편이다.
P-100은 픽처메이트와 달리 4색으로 잉크한다. 앞서 PM-210도 4색으로 인쇄를 하는데, P-100 이후 엡손 소형 프린터는 모두 4색 잉크를 쓰고 있다. 픽처메이트가 6색이었으므로 4색 인쇄가 조금 걱정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밝은 하늘색(photo cyan)과 밝은 보라(photo magenta) 같은 포토 잉크가 빠져도 사진 인화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품질이 6색과 같을 수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P-100은 4색 사진 치고는 다른 사진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4색만으로 끌어낼 수 있는 모든 색을 다 보여주려고 애썼기 때문이다. 세세한 부분의 또렷함에는 모자람이 있지만, 인쇄 옵션의 포토 인핸스와 PIM을 쓰면 더 밝은 사진을 뽑는다. 하지만 어두운 부분이 너무 밝게 나와서 원본이 주는 느낌을 제대로 못 살린다. 세피아나 흑백 효과를 넣어 색다른 사진도 뽑아볼 수도 있다.
P-100의 인쇄 속도는 한결 나아졌다. 메모리 인화는 2분 30초 안팎, PC 인쇄는 1분 30초 정도 걸린다. 인쇄 시간은 얼마 안 걸리는데 메모리를 읽어 들이는 시간이 좀 길다. 큰 이미지는 프리뷰 때도 오래 읽는다. 여러 장을 동시에 인쇄할 때도 데이터를 미리 읽어서 버퍼에 넣기 때문에 첫 장을 뽑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한번 걸어두면 마지막 장까지 알아서 잘 뽑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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