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삼보가 신형 리틀 루온을 내놨습니다.
삼보가 신형 PC 내놓는 기자 간담회를 언제 했는지 가물가물한데
그러고보니 정말 오랜만에 이런 자리를 마련했네요.
하지만 기자들의 관심이란 게 항상 이슈가 될 이야기부터 듣는지라…
사실 삼보가 정상이라면 루온 자체만으로도 이야기는 꾸밀 수 있겠지만,
요전에 인수합병 문제나 신규 사업에 대한 풍문 등으로 갖가지 설이
오가다 보니 오늘이 기회다 싶어서 찾아온 기자들도 많았지요.
물론 이번 홍보를 맡은 대행사에서 기자들에게 걸어 안오면 자기가
죽어야 한다는 식의 자해성 청탁(?)을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갔던 기자도 있고요. 이를 테면 저처럼 마감이 오늘인데 이런 협박성
전화가 오가니 안쓰러워서 간 케이스도 몇몇 있더군요.
나머지 이야기는 차차 하고..
먼저 루온에 대한 얘기부터 하죠.
두께 4.4cm 무게 3kg의 슬림 PC입니다.
요즘 초소형 폼 팩터(ultra small form factor)를 써서 공간을 덜 차지하도록
만든 작은 PC들이 많이 나오는데 2007년형 리틀 루온도 그런 PC고요.
일단 우리나라에서만 작은 PC라는 데 의미를 두겠습니다.
다른 나라 제품들과 비교해보면 평균적이라 할 수 있고
전에 나온 리틀루온보다는 오히려 커진 듯 하네요.
신형 리틀 루온은 LCFC22-MO와 LCFC11-MO 두 가지 모델이 있는데요.
먼저 두 모델의 공통점은 윈도 XP 미디어 에디션 2005와 1GB DDR 2,
GMA 950, DVD±R/RW, 100 Mbps 랜, 54 Mbps 무선 랜, USB 2.0 5개,
IEEE 1394, DVI, TV 아웃, S/PDIF, 4-인-1 카드 리더 정도.
다른 점은 CPU와 하드디스크, 그리고 값(^^)이겠네요.
LCFC22-MO는 코어 2 듀오 T7200(FSB 667, L2 4MB)에 320GB 하드디스크를,
LCFC11-MO는 코어 듀오 T2250 1.73(FSB 553, L2 2MB)와 250GB를
넣었습니다. 값은 139만9천원, 119만9천원으로 20만원 정도 차이 나는데,
(참고로 CPU와 메인보드 칩셋은 모두 모바일 버전임)
CPU와 메모리 값 상승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몰라도
기본 소비자가가 생각보다 많이 올랐더군요.
그나마 나아진 점은 슬림 PC이기는 한데 그래픽카드와 TV 튜너는 업그레이드가
됩니다. 엔비디아 지포스 7200과 7600(256MB) 칩셋을 넣은 두 개의 그래픽 보드를
곧 선보이고 HD 방송을 수신하는 TV 튜너도 준비했답니다.
(그런데 옵션이니까 값은 더 뛰겠죠?)
업그레이드는 개인이 직접 부품을 사다가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네요.
삼보 PM은 이번 리틀 루온이 잘 되면 MXM 그래픽 카드를 넣어서 성능을 올린
프리미엄급 리틀 루온도 내놓을 수 있다는 데..
일단은 두고봐야 하겠지만, 이 디자인에는 다소 오버스러운 생각 같네요.
그리고 외국에는 소문이 떠돌고 있는 비스타 무료 업그레이드 쿠폰..
리틀 루온에도 들어갑니다. MS가 내일쯤 공식 보도 자료 낸다고 하니
PC사실 분들은 내일 뉴스 잘 보시고요.
기자 간담회에서 제품 소개가 다 끝난 뒤에 질의 응답을 아무도 안하더군요.
제품에 대한 실망보다는 다들 눈치를 보는 듯하다 할까요.
질의 응답은 안했지만, 그 뒤에 일부 기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이던
삼보컴퓨터 박 대표이사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듣더군요.
물론 인수합병건과 신규 사업건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했던 것이지만,
얼마나 답답할까요? 이번 M&A는 두가지에 대한 기회였는데, 놓쳐버렸으니
말입니다.
만약 그 일이 성사가 되었다면 법정 관리에서 조기 졸업뿐만 아니라
신규 사업 투자까지 확대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양쪽 다 조건이 안맞으니
서로 인연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입찰 쪽에서는 고용 승계에 대한
문제를, 삼보쪽에서는 너무 싸게 불렀다는 게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입니다.
박일환 대표이사는 M&A에 대한 진실에 대해서는 되도록 말을 아꼈습니다.
그저 M&A란게 어려운 거다.. 채권단이나 부품 협력사, 소비자 같은
주변의 이해득실도 따져봐야 하더라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말하시더군요.
사실 M&A야 밥이 다 익어서 뚜껑을 열고 떠먹을 때까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유찰이 되었다고 왈가왈부 하는 것도 이후 M&A 가능성을 열어 놓은
삼보에게는 좋은 행동이 아니라는 걸 모를 리 없으시겠죠.
삼보컴퓨터 박일환 대표이사
그 기회를 잃고도 박 대표이사는 다시 한번 서둘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독자 생존에 대한 자신감인지, 다른 M&A에 대한 가능성이
커서 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듯 보였습니다.
요전번 유찰이 되고 난 뒤에 삼보에 대해 관심을 갖는 기업이 더
늘어났다고도 하는데… 중국 레xx도 그 중 하나라는 얘기가 있고요.
아무튼 유찰이나 M&A에 상관없이 독자 생존도 생각해야 하므로
구조 조정도 계속해 나가고 있답니다. 조직은 전보다 많이 줄였지만,
여전히 군살이 많다더군요.
신규 사업에 대한 이야기는.. 글쎄요.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시기 상조라는 말도 있고, 어느 경제 신문에서는
LCD TV 쪽으로 간다더라고 벌써 기사를 낸 곳도 있던데..
삼보쪽에서는 정확하게 결정한 바는 없답니다.
다만 이에 대해 박 대표이사가 한마디 던지더군요.
삼보가 PC말고 뭘 더 만드냐고요.
신규 사업이 제조업이라면 PC 관련 신제품 출시겠고,
제조를 하지 않으면 유통이라는 말입니다.
어느 것이 되었든 삼보가 생각하는 신규 사업을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할테고 이를 위해 법정 관리를 벗어나는 절차가
필요하겠죠. 순서가 그러하니까요.
여튼 이 얘기도 흔히 말하는 소설과 같을 텐데..
요즘 삼보가 그런 소설을 위한 아이템을 많이 주니
참으로 안 즐거울 수가 없네요.
기자들에게 둘러 쌓여서 이야기 하는 박 대표이사. 분위기는 좋았는데 왠지 난감해 하는 자세의 사진이 찍혔군요. 제 실수네요. ^^
PS : 여담이지만 이날 발표회에 인텔 이희성 대표와 한국 MS 유재성 대표도
자리해 삼보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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