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인텔이 보급형 데스크톱 프로세서 세 가지를 발표했습니다. 코어 i5-750 1가지와 코어 i7-860, 코어 i7-870 2가지였지요. 원래 코어 i7은 작년 11월에 이미 발표된 CPU지만, 어제 발표한 것은 가장 많이 쓰는 PC 시장을 겨냥한 보급형이면서 고성능을 내는 CPU라고 보면 됩니다. 인텔이 지난해 데스크톱 프로세서의 이름을 코어 i 시리즈로 바꾼 뒤 코어 i7 프로세서를 내놓긴 했어도, 성능은 둘째치고 ‘멍’ 때리게 만드는 가격표를 붙인 터라 업그레이드 희망자들의 꿈을 산산히 짓밟아 놓았었지요. 적어도 올해는 그런 몹쓸 짓은 안할 것이라 생각해도 될까 모르겠습니다. ^^
어제 발표한 코어 i5나 코어 i7은 지난해 발표했던 코어 i7과 좀 다릅니다. 프로세서를 만들 때 부르는 코드명이 다른 것은 당연하고요. ^^ 종전에 나왔던 코어 i7 프로세서의 코드명은 블룸필드였지만, 어제 발표한 것은 린필드입니다. 둘다 네할렘 마이크로아키텍처(데이터를 처리하는 연산 회로)를 기반으로 만든 프로세서긴 한데, 올해 발표한 것은 가격적인 부분과 에너지 효율성, 메인보드의 가격 최적화를 위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브랜드와 코드명이 좀 헷갈릴 수 있는데 연산 구조나 공정이 다른 프로세서를 개발할 때는 코드명을 쓰고, 정작 제품을 팔때는 코어 i라는 상표로 통일해 내놓습니다. 브랜드는 소비자용, 코드명은 개발용으로 생각하면 쉽겠네요. ^^)
새로운 코어 i5와 i7 프로세서가 계산하는 회로는 종전과 같지만, PC의 기본을 구성하는 그림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아래 사진 두 장을 연속으로 보시죠.
위쪽 사진은 지난 해 발표된 블룸필드 기반 코어 i7이고, 그 아래 사진은 린필드 기반 코어 i5/i7의 구조입니다. 어느 쪽이 간단하게 보이냐고 묻고 싶지만, 물으나 마나 아래쪽이 훨씬 단순하게 바뀐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단순해 진 것은 종전에는 CPU가 하지 않았던 일을 이제는 CPU가 다 하도록 바꿨기 때문입니다.
보통 CPU는 외부로 들어오는 데이터를 받아 연산을 해 왔지만, 계산해야 할 데이터가 점점 커지고 전송량이 많아지면서 데이터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생기는 지연을 막기 위한 노력해왔습니다. 더 넓고 빠른 데이터 전송 통로를 준비하기도 했지만, 결국 CPU를 거쳐야 할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주고 받는 데 있어 분배 기능을 하는 중간 과정을 거치는 것보다 이를 없애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보게 된 것이죠. 때문에 종전의 블룸필드는 일단 외부 그래픽 카드와 연결되는 PCIe 버스 컨트롤러는 메인보드 칩셋에 남겨 둔채 램과 데이터를 주고 받는데 필요한 메모리 컨트롤러를 프로세서 안에 넣었는데, 린필드는 PCIe 컨트롤러까지 프로세서에 내장해 버렸습니다. 일명 노스브릿지라 부르던 메인보드 칩셋에서 하던 일을 효율을 위해 프로세서가 흡수해 버린 것이죠.
결국 두 개의 메인보드 칩셋 중 하나를 없앤 셈이 됩니다. 물론 나머지 기능을 다루는 데 필요한 메인 보드 칩셋은 여전히 존재합니다만, 이로 인해 메인보드도 종전과 달라지게 된 것이지요. 메인보드 칩셋이 줄어드는 만큼 설계의 유연성과 비용은 절감될 수 있을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신형이라 여전히 비싼 느낌은 들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가격은 진정되리라 봅니다. 린필드를 쓸 수 있는 메인보드 칩셋은 P55로 이번 발표 때 함께 공개되었습니다.
블룸필드 기반과 린필드 기반의 코어 i7은 위에서 소개한 것과 더불어 몇 가지가 다릅니다. 블룸필드나 린필드 모두 기본적으로 DDR3 메모리를 쓰지만 블룸필드가 메모리 채널을 3개를 지닌 데 비해 린필드는 2개로 줄었습니다. 열 설계 전력은 블룸필드가 130W, 린필드가 90W입니다. CPU 인터페이스도 다릅니다. 블룸필드가 LGA 1366 소켓을, 린필드가 LGA 1156 소켓을 씁니다. 이 이야기는 두 CPU에 따라 골라야 하는 메인보드가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 256KB L2 캐시/8MB 공유 캐시와 4개 코어에 하이퍼 스레딩이 되는 점, 좀더 빠른 처리가 요구될 때 코어 클럭을 일시적으로 올리는 터보부스트는 이전과 동일합니다.
코어 i5는 코어 i7에서 하이퍼스레딩이 빠진 마이너 버전 정도로 보시면 될 듯 하고요. 멀티 스레드가 빠진 만큼 4개의 코어가 움직이는 그 이상의 모습은 보기 어렵습니다.
참고로 이번 발표가 있기 며칠 전 코어 i5에 대한 비공개 시연에 참석했는데, 터보 부스트의 작동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비스타용 위젯을 인텔이 갖고 있더군요. 터보부스트가 작동하지 않을 때는 2.67GHz로 있다가 어느 한 코어라도 터보 부스트가 가동되면 열설계 범위 안에서 허용하는 최대 클럭인 3.07GHz까지 껑충 뜁니다. 이 위젯은 인텔이 할 것으로 보이진 않고 PC 제조사가 알아서 해야 할 입장임을 밝히더군요.
여기까지 짧게 신형 코어 i7, i5에 대한 소개를 마칩니다. 쉽게 풀어 쓰려고 했는데, 오히려 더 어려운 설명이 많은 것 같네요. PC를 잘 아는 분이 보시면 어느 부분은 말도 안되게 보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
신형에 대해 간략이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코어 i가 아닌 기존 코어 이전 브랜드(코어2 듀오, 코어2 쿼드 포함)를 대신할 고성능의 보급형 프로세서를 이제 출시했다는 것입니다. 더 짧게 정리하면 인텔이 이제는 좀 팔아먹을 만한 물건을 내놨다 정도랄까요. 신형 PC 구매 계획을 갖고 있거나 업그레이드를 예정하고 있는 분들은 한번 더 고민해야 할 시기인 듯 합니다.
덧붙임 #
1. 이번 린필드가 발표되면서 지난 해 인텔이 도입했던 퀵 패스 인터커넥터(QPI)가 사라졌습니다. QPI는 프로세서와 메인보드 칩셋간 데이터 통로를 가리키는 것으로 완전히 없어졌다는 말은 이르지만, 일단 린필드에서는 QPI에 대한 설명이 쏙 들어가버린 상황이지요. QPI는 등장 때부터 AMD의 하이퍼트랜스포트를 빼다 박은 기술이라며 등장 때부터 말이 참 많았었지요. 린필드에서는 아예 QPI를 없애버림으로써 일단 그 논란을 잠재운 상황이 아닐까 싶네요.
2. 그래도 여전히 업그레이드 비용은 만만치 않습니다. ‘다음 CPU 업그레이드 가격 알아보니…‘ 참고하시길. ^^
하아… 부품은 자꾸 진화하고 있는데…
제 컴터는 몇년째 요지부동이군요 ㅋㅋㅋㅋㅋ
흑… 고장이 나야 바꿀텐데…
끈질기게 버티며 연명하고 있네요 ㅋㅋㅋ
제가 가서 좀 괴롭힐까요? ^^;
아… 또 새로 나온건가여.. 요즘따라 드는생각은 정말 따라가는게 너무벅차다는..ㅠㅠ
그러게요. 요즘은 매일매일 공부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ㅜ.ㅜ
따라가기 너무 벅차군요. ㅎㅎ
걍 있는 거로 최대한 버티다가…기회를….
멋진 하루 시작하세요~~
언제는 참는 자에게 복이 오는 법이죠. ^^
근래에 컴을 바꾸겠다고 견적을 뽑았다가
찢어 버렸습니다…..
역시 현실은 시궁창….0<-<
100% 공감~ 저는 메인보드라도 하나 구했으니 다행이죠. ^^
제 컴퓨터는 너무 불쌍해요…주인잘못만나서..맨날 이상하게되고..ㅋㅋ
모든 컴퓨터는 원래 불쌍하답니다. 모든 주인이 다 이상하거든요. 너무 자책 마시길~ ^^;
ㅋㅋ그렇다면 다행이네요~ㅎㅎ
이제 hexa-core 나오면 quad로 교체 하도록 돈만 비축해봐야겠어요 ㅋㅋ
오.. 어쨌든 업그레이드 계획이 있으신거군요? ^^
인텔의 새 밥줄이군요.^^
잘 될지 기다려봐야 겠네요.
일단 분위기는 괜찮아 보입니다. 기대해봐야지요. ^^
새 컴 하나 마련해야 하는데 고장이 나지 않으니
바꿀수도 없고…ㅊㅊ
즐건 주말 맞이하세요.
오~ 너무 튼튼해서 밉상이군요. 가끔 멈춰주고 그랬으면 이 순간을 기뻐하셨을 듯~ ^^
꿈(성능)은 높은데 현실(가격)은 시궁창.
넵, 그런 셈입니다.
엉엉엉엉….OTL
꿈은 이뤄져야죠. 로또 한 장으로 해결될 수도.. ^^;
나오면 뭐해
이 돈덩어리 ㅠㅠ
댓글들을 보니 인텔의 밥줄보다는 우리 밥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유용한 정보 담긴 글 잘 보고 갑니다.
맞아요. 우리 밥줄도 많이 필요하죠.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