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은 인텔 아톰을 한 가지 프로세서로 알고 있겠지만, 사실 인텔은 2008년 아톰을 4개의 영역별로 나누었다. 임베디드 제품용과 넷톱/넷북용, 가전 시장용, 그리고 휴대 인터넷 장치용 등 지난 3년 동안 인텔은 각 제품 영역군에 알맞은 아톰 프로세서를 지속적으로 발표해 왔다. 하지만 넷톱/넷북용 아톰을 제외하고 다른 시장에서는 이렇다할 두각을 내지 못한데다, 무엇보다 휴대 인터넷 장치 시장을 만들고 이끌어야 할 멘로-무어스타운의 연이은 실패로 지금 인텔은 모바일 분야에서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한 탓에 기업의 장래성조차 의심받는 지경에 이르렀다.(결국 아난드 챈드라셰커를 비롯해 관련자들이 모두 그 자리를 떠났다)
물론 인텔은 수많은 인수합병을 거쳐 지속적으로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장 큰 고민은 문제는 이들 기술을 쓸 시장을 어떻게 유지시킬 것이냐는 점이다. 적어도 x86으로 통하는 생태계가 소실되지 않도록 꾸준하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만 하는 책임이 인텔에 있으나 지금 당장 모바일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넘기에는 인텔이 준비한 장대가 여전히 짧기만 한 상황이다. 더 긴 장대를 만들기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다. 어제 베이징에서 열린 인텔 개발자 포럼 2011에서 인텔이 태블릿을 겨냥한 아톰을 선보인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치는 않다.
태블릿 PC라는 존재는 인텔에게 낯선 게 아니다. 꽤 오래 전부터 인텔 프로세서를 얹은 하이브리드나 컨버터블형 태블릿이 종종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흔한 노트북에 비해 정말 가끔 출현하는 태블릿 PC는 제법 인상적이긴 했지만, 애석하게도 그 어느 것도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게 없었다. 인텔 역시 노트북이 아닌 태블릿 PC에 대해선 소홀히 대했다. PC 제조 업체가 노트북 부품을 사다가 만들면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이렇다할 판매량을 보이지 못했던 태블릿 PC 시장에 맞는 프로세서 제품군을 내놓을 의지를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와 태블릿용 아톰을 선보인 것은 그만큼 다급해졌다는 뜻이다. x86 중심의 노트북과 ARM 중심의 스마트폰 사이에서 완충 지대가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태블릿 시장이 어느새 ARM 계열로 이동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인텔이 기대한 완충 작용이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몰린 것이다. 과거 노트북을 변형한 태블릿 PC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고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는 아이패드나 수많은 패드형 컴퓨팅 장치 모두 ARM을 쓰고 있다. 생산적 개인 컴퓨팅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x86의 입지가 소비적 개인 컴퓨팅의 ARM에게 짓눌리는 형국으로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더 늦게 대응했다간 패드 시장조차 ARM에게 빼앗길지 모를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문제는 인텔 개발자 포럼에서 공개한 태블릿을 위한 아톰 프로세서가 과연 태블릿 또는 스마트패드 생태계에서 x86의 영역을 넓힐 만큼 가치가 있느냐는 점이다. GMA 600 그래픽 코어와 메모리 컨트롤러를 내장한 1.5GHz의 싱글 코어 멀티 스레드 프로세서(아톰 Z670)에 시리얼 ATA, USB, 인텔 고품질 오디오, HDMI 출력, SD입출력 기능을 갖춘 SM35 익스프레스 칩셋의 성능과 기능은 빠짐이 없다. 하지만 1천 개당 75달러나 하는 부품가만 따져도 ARM과 경쟁력이 떨어지고, 이르면 5월에 출시할 35개의 제품 중 대부분이 저성능 프로세서에서는 무겁고 터치 환경에 최악인, 거기다 값도 비싼 윈도7 위주의 제품이라는 점에서 가볍고 빠른 운영체제와 500달러 이하의 가격 경쟁이 시작된 ARM 진영 대비 경쟁력을 갖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물론 인텔은 이번 태블릿용 아톰을 선보이면서 윈도7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와 크롬 OS 운영체제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고, 더불어 미고 1.2의 UI 부문을 오픈 소스화 해 태블릿 환경에 맞게 누구나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조치도 취했다. 그럼에도 비관적인 이유는 ARM 패드는 당장 쓸 수 있는 반면, x86 태블릿은 당장 쓰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비록 윈도용 응용 프로그램은 넉넉할지라도 응용 프로그램이 태블릿이라는 성격에 맞춰 설계된 것이 아닌데다, 무엇보다 제품의 형태가 달라졌는데 그대로 유지해야만 하는 사용성은 한계가 있다.
아직 태블릿 PC의 시장 초기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종전 노트북과 별다르지 않는 사용성을 지닌 태블릿 PC로 제대로 시장을 만들어낼지는 솔직히 미지수다. 이번 발표를 볼 때 인텔이 이 시장의 사용성에 대한 연구가 너무 부족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왜 소비자들이 노트북 대신 패드나 태블릿을 들고 다닐까에 대한 고민이 별로 없어 보이는 것이다. 인텔이 태블릿을 겨냥해 뽑은 칼은 너무 무디게만 보인다.
태블릿을 위한 아톰이라.
CPU 파워는 원래 막강하지만 전력소비 부분이 늘 걸리는데 이번에는 좀 해결이 되었을지가 관건이겠구려..
그 부분도 빠졌고 제조사들이 윈도7 얹어서 내놓는 미친짓을 하는 것도 솔직히 이해가 안가는…
Intel이 개발코드명 Oak Trail(오크 트레일)로 알려져 있던 Atom Z670 프로세서를 시장에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프로세서는 타블렛 컴퓨터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관심을 받고 있다. Intel은 신형 Z670 패밀리 프로세서를 이용하면 의료 기기용 장비에서부터 산업용 타블렛, 상점용 POS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며 기존 넷북에 한정된 Atom의 이미지를 임베디드 시스템으로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Z670 A..
애초에 아톰은 기존의 마진 높은 인텔의 독점노다지판인 PC시장을 대한
소극적인 방어용으로 만들어진 탄생이념(?)을 버리지 못해서 아직도 어림없습니다..
여전히 인텔의 모바일CPU는 크고 무겁고 비싸고 배터리만 많이 먹는.. 단점 투성이..
윈도7으로 iOS/안드로이드를 잡으려면 성능이라도 높아야 하는데
이러면 인텔의 CPU시장을 팀킬할 판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AMD의 APU나 좀 선전하면 좋으련만..
APU가 1년만 당겼어도 상황은 이렇게 가진 않았겠지요. 동감입니다.
잘보고가요~^^
^^
제대로된 공략을 위해선 똑같아선 안되겠죠^^;
인텔이 꽤 전략적인 기업이지만, 요즘은 그런 전략이 잘 안보이는 듯 싶네요.
무딘칼로… 두드려 패서 둑이는 방법도…
그러려면 힘들잖어~ ^^
아톰의 윈7은 너무 느려서..
그런데도 이렇게 내놓는 걸 보면 참 아이러니하죠. ^^
아 그냥 노트북 느낌인데요
아무래도 노트북을 만드는 업체들이다 보니 생각을 완전히 깨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컨버터블 타블렛 x86이 좀 많이 나와주면 좋겠어요.
휴대가 가능한 소형 pc와 arm 코어 기반의 패드와는 아무래도 효용면에서 다르니 말이죠.
저도 x86 태블릿을 환영하지만 아톰은 반대입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