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허니콤 패드, 모토로라 줌을 켜보니…>라는 글을 통해 줌의 하드웨어적인 특징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2주를 써보니 줌이라는 하드웨어에 얹은 허니콤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군요. 결론부터 말하면 제목대로 줌을 만든 모토로라보다 구글이 더 노력해야 할 이유가 보입니다. 줌은 모토로라에서 손을 본 게 거의 없기 때문에 사실상 허니콤의 레퍼런스와 같은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모토로라가 허니콤에 손을 대지 않은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구글과 협력하기 위한 양보가 많았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때문에 줌의 허니콤은 구글이 보여주고자 하는 그대로가 들어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텐데, 그런 점에서 모토로라보다는 구글에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지더군요.
고해상도 앱, 만족도는 높지만 너무 적어
지금 안드로이드 마켓에는 허니콤에 맞는 여러 앱들이 있습니다. 고해상도에 맞게 인터페이스를 다듬고 기능을 보강한 앱들이 종종 눈에 띕니다. 허니콤에서 쓸만한 몇 개의 앱을 추천해 보면트윗콤이나 플루메 같은 트위터 앱이나 프렌드 캐스터 같은 페이스북 앱, 펄스(Pulse)나 피들리(Feedly) 같은 글 모음 앱 등은 한번 쯤 깔아보는 게 좋습니다. 더불어 외국 이용자들에게는 CNBC 앱이나 USA 투데이도 매우 훌륭합니다. 아, 뉴스360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여러 사이트의 주요 뉴스를 시원시원하게 보여주는 앱이니 줌이 있다면 꼭 설치해보세요. 날씨는 웨더버그를, 화상 통화는 퓨제 미팅, 익스체인지 서버를 쓰고 있다면 터치다운 포 태블릿도 유용합니다. 파일 스테이션 같은 괜찮은 파일 관리자는 쉽게 찾을 수 있으니 생략하도록 하죠.
이처럼 줌을 쓰면서 매일 올라오는 전용 앱을 있는지 찾아보고 깔아보고 있는데, 일단 몇몇을 제외하고 어지간한 전용 앱의 만족도는 높은 편입니다. 1280×800이라는 세밀한 해상도에 맞춰 기능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화면을 구성한 데다 높은 해상도에서 많은 정보가 한 눈에 보이는 만큼 다루는 데 있어서 여러모로 편합니다.
하지만 이는 앱의 완성도에 따른 편의성이 좋아 보이는 것뿐입니다. 당장 쓸 수 있는 허니콤 전용 앱이 얼마 안 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 줌과 같은 허니콤 패드의 보급이 많지 않다보니 개발자들이 허니콤 응용 프로그램을 서둘러 만들지 않는 상황이지요. 때문에 지금은 안드로이드 앱을 끌어다 쓰는 수밖에 없는데, 게임을 제외하고 일반안드로이드 앱이 전체 화면을 채울 땐 썩 보기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차라리 적당히 크기를 줄여서 화면에 보이도록 만드는 게 낫겠다 싶더군요.
무엇보다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허니콤 전용 앱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허니콤에 올려진 안드로이드 앱은 일반 안드로이드앱도 함께 나타나는데, 그러다 보니 허니콤 전용 앱을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검색 창에 허니콤을 입력하면 관련 앱이 다수 뜨기는 하지만, 그래도 검색되지 않는 것이 많습니다. 허니콤을 위해서 만든 앱만 따로 모아 놨어야 했는데, 구글은 그 작업을 하지 않았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인터넷 호환성
일단 앱이 부족하다보니 인터넷 브라우저를 더 많이 쓸 수밖에 없습니다. 트위터는 앱으로 어느 정도 해결되지만, 페이스북처럼 허니콤 전용앱이 없는 SNS는 직접 인터넷으로 들어가는 게 좋습니다.
문제는 브라우저를 통한 인터넷 호환성입니다. 줌이라는 하드웨어에서 돌아가는 브라우저의 완성도만 높아도 전체적인 제품 완성도는 더 높아졌을 텐데요. 구글이 내비치는 자신감에 비해 다양한 인터넷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은 부분은 좀더 개선이 필요합니다.
페이스북처럼 앱보다 웹 사용성이 강조되는 서비스에서 그 차이가 더 두드러집니다. 스마트폰용 앱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할 때 인물 링크나 페이지 등 이용이 상당히 제약되기 때문에 이러한 기능을 모두 쓰려면 웹을 통해야 합니다. 하지만 허니콤의 브라우저로 페이스북에 들어가 이런 저런 기능을 써보면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지요. 확대를 할 때 오른쪽 아래의 채팅 목록이 확대 되면서 화면 위로 떠오르거나 누르려는 곳과 다른 곳이 눌리는 일 등도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구글 서비스인 구글 독스도 브라우저 상에서 작업하면 글 입력이 까다롭고, 키보드 아래로 글을 입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동으로 스크롤 되지 않아 입력하기 어려운 여러 불편이 있습니다. 물론 브라우저 안에서 거의 깨짐 없이 보여주는 점은 좋지만, 그것도 어딘가 모르게 부드럽지 않게 느껴지는 점이 많이 아쉽더군요.
한글에 대한 아쉬움이 큽니다. 허니콤 브라우저에서 한글 사이트를 접속하면 글자가 흐릿해서 확대하지 않고는 잘 알아보기 힘들고 무엇보다 아름답지 않습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가장 큰 문제는 한글글꼴이지요. 구글이 언어지원은 신경쓰고 있는 것을 알지만, 그 속성은 너무 모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크롬 OS에서 네이버 나눔 글꼴을 채택했다고 하더군요. 줌과 같은 레퍼런스를 내놓을 때는 허니콤의 한글 글꼴도 더 신경쓰기 바랍니다.
사실 인터넷은 꽤 복잡합니다. 겉으로는 단순해 보여도 수많은 코드가 뒤섞여 있어 그것을 제대로 표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이는 반대로 이를 제대로 표시하는 브라우저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플래시만 잘 도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사용성을 염두에 두고 좀더 쾌적한 환경을 꾸몄으면 합니다. 웹 환경만 잘 다듬어도 줌은 조금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구글이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 아직 많네요.
잘봤습니다.
요즘 아이패드2 와 허니콤 타블렛 사이에서 엄청나게 갈등 중인데, 양쪽 다 뭔가 2% 부족한 기분이네요.
아이패드2를 만져봐도 뭔가 엄청난 감동은 없고 허니콤도 뭔가 만들다 만듯한 느낌이고..ㅎㅎ
개발용으로 눈 딱감고 xoom 질러도 될까요? ㅎㅎㅎ
칫솔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ㅋ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지금 당장 선택해야 한다면 이것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만… 곧 경쟁 제품도 나온다고 하니… ^^
허니콤도 아직 미완성이라는 느낌이 드는군요
구글의 실력을 믿지만, 인터넷에 대한 최적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조금 실망이었지요. ^^
조금은 외로운 녀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세계최초로 안드로이드 3.0인 허니컴 OS를 탑재한 모토로라(Motorola)의 줌(XOOM), 최초이기도 하면서 아직 이렇다할 경쟁사의 양산제품이 안나온탓에 지금까지 거의 유일한 허니콤 태블릿이라는 자리를 꿰차고 있죠 그래서 아이패드2에 대응하는 안드로이드 태블릿 진영의 대표주자라는 시선이 XOOM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생겨버렸습니다. 최초 제품이 져야 할 책임이기도 하고 자부심이 될수도 있는 부분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