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잠금 화면 광고, 문제는 광고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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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서 그냥 킨들 파이어나 최근 발표된 킨들 파이어 HDX를 주문할 때 선택 항목이 몇 개 있다. 그 가운데 특별 주문(Special offers)라는 것을 선택하면 15달러를 할인한다. 예를 들어 244달러 짜리 7인치 킨들파이어 HDX를 특별 주문으로 사면 229달러만 결제하면 된다.(킨들 페이퍼 화이트도 같은 옵션이 있지만, 결과는 조금 다르다.)


물론 20달러를 그냥 깎아주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대인배 아마존이라도 무조건은 아니다. 20달러 어치의 다른 거래가 있는 데 이는 어쩌면 이용자가 더 손해일 수도 있는 거래다. 특별 주문 옵션을 선택하면 이용자는 잠금 화면에 아마존의 광고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즉, 광고 게재를 허용하고 20달러를 할인받을 수 있어 좋을지 모르나 특별 주문에 따른 광고 노출은 킨들 파이어를 쓰는 내내 적용되는 것이므로 고민을 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잠금 화면에 특별한 애착이 없는 이가 이 옵션을 고른다해도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아마존이 무턱대고 광고를 틀어대는 게 아니라 킨들 파이어에 맞게 품격 높은 광고를 노출하기 때문이다. 어떤 유형의 광고 인지는 아래 잠금 화면을 캡쳐한 이미지로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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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에서 보듯이 대부분의 광고는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그저 아마존의 컨텐츠를 소비하도록 만든 광고일 뿐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아마존 스토어와 관련이 없는 광고는 지금까지 단 하나도 뜨지 않는다. 하지만 잠금화면에 노출되는 광고는 단순한 이미지는 아니다. 링크가 포함되어 있다. 잠금 화면을 풀지 않고 링크를 누르면 단말이나 인터넷의 아마존 스토어로 곧바로 연결되고 그곳에서 구매 버튼을 누르면 결제가 이뤄진다. 광고 물품은 아마존에서 유통되고 있는 거의 모든 상품이다. 책, 잡지, 전자 제품, 생활 용품이 될 수 있다. 또는 아마존에서 구할 수 있는 영화나 게임의 영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이 광고들은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이지만, 킨들 파이어 시리즈를 쓰는 동안 전혀 불쾌함을 유발하지 않는다. 다른 때라면 이렇게 구매나 시청을 강제로 연결시키려는 광고를 본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겠지만, 킨들 파이어 시리즈는 그러한 거부감이 거의 들지 않는다. 이용자 입장에서 그 이유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아마존은 일부러 광고를 보도록 유도하지 않는다. 잠금 화면의 광고는 단 하나만 노출되며 링크도 버튼 형태로 단 하나만 만들어 놓았다. 잠금 풀림을 위한 슬라이드와 다른 위치에 두었기 때문에 이용자가 잠금 화면을 열다가 실수로 광고를 누르도록 유도하지 않는다. 이용자가 태블릿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광고를 노출하는 것도 아니다. 이용자가 무엇을 보고 있거나 또는 다시 이전에 멈췄던 것을 계속 보려할 때 광고로 방해하지 않는다. 더불어 전원을 켰을 때 이전에 보던 광고를 연속으로 노출되는 일이 없어 계속 신선한 광고로 보이게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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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들 파이어 시리즈의 잠금 화면에서 광고의 소비는 어디까지나 이용자의 선택을 따르려는 듯 보인다. 그래서인지 아마존의 잠금 화면 광고는 다른 광고와 많이 다르다. 지저분하지 않고 깨끗하다. 글자도 적고 애니메이션도 없이 단 하나의 화면에서 아주 단순하게 광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자극적인 것도 없다. 그럼에도 볼만한 광고가 번갈아가면서 나온다. ‘보려면 보고 싫으면 마라’는 게 아니라 보고 싶도록 잘 만든 광고를 걸어 놓음으로써 자발적인 선택을 이끌어내려고 한다. 결국 광고의 질이 문제지만, 아마존은 그 질을 높이는 투자에 인색하지 않은 듯했다. 이것이 쉬워 보일 수도 있으나 업계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국내에서도 아마존 광고처럼 질을 올릴 수 있지만, 그만큼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국내 업계는 e북이나 태블릿용으로 질높은 광고를 제작하는 비용 투자를 꺼리는게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쉬워 보이나 쉽지 않은 것을 또 아마존이 하고 있는 모양이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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