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출시되는 넥서스7과 구글 무비에 대한 소감

오늘 오전 넥서스7 발표회가 있었다. 데브멘토 유진상 기자의 도움으로 발표회 전체 영상을 볼 수 있었기에 짧게 소감을 남겨 본다.

• 이번 발표회에는 구글 CEO 에릭 슈미트와 앤디루빈 부사장, 그리고 휴고 바라까지 총출동했다. 발표는 에릭 슈미트와 휴고 바라만, Q&A는 세 사람이 함께 답변했다. 이들 모두 한 자리에서 보니 구글이 넥서스7에 대해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 일본에서는 어땠을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시장을 대하는 느낌은 나쁘지 않다. 안드로이드의 천국, 개방형 생태계의 모범 등 달콤한 이야기가 많았던 듯. 강남 스타일은 여기서도 빠지지 않았다. 지난 몇 주 동안 한국의 가장 높은 성취라면서 인터넷과 클라우드의 힘이 컸다는 이야기였다.(이 발표를 끝내자 마자 에릭 슈미트는 구글 코리아 본사에서 싸이에게 강남 스타일의 말춤을 배웠다. -.ㅡㅋ) 

• 넥서스7의 제원은 이미 알려진 것과 다른 게 없었고, 기능도 별달라진 게 없다. 그런데 이날 발표를 보면서 약간 의아하게 여긴 것은 데모용 장비를 빔 프로젝터에 물려서 큰 화면에 보여준 것 같은데, 알다시피 넥서스7은 MHL을 통한 HDMI 출력을 지원하지 않는다. 이들은 어떻게 큰 프로젝터와 연결했는지 의문이다.

• 국내 판매가가 미국과 거의 차이 없게 잡혔다. 세금 포함 29만9천 원. 16GB만 판매한다. 롯데마트와 하이마트에서 판매. 여러 모로 가격과 유통 정책도 잘 정비한 듯하다.

• 앞서 우리나라에서 무척 제한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구글 플레이에 대한 약점은 지적했는데, 3주전 구글 북스가 열렸고 오늘 구글 무비 서비스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구글도 넥서스7의 지배력 강화에 필요한 요소를 잘 알고 잘 준비한 듯 보인다.

• 구글 무비에 CJ E&M, 월트 디즈니, 소니 픽쳐스 홈 엔터테인먼트, NBC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픽쳐스가 입점했다. 구글 무비에 들어가 보니 최신 영화는 그리 많아 보이진 않는다. 특히 카테고리를 들어가면 거의 대부분 국산 영화나 애니메이션만 보인다. 추천에는 외산 영화도 많은 데 카테고리 안에서 찾기는 힘들다. 또한 SF 카테고리도 없다. 이용자 인터페이스를 넥서스7에 맞춰놓았는지 갤럭시 노트 10.1로 접속하면 상당히 허술하게 보인다. 참고로 넥서스7과 갤럭시탭 10.1은 화면 크기만 다를 뿐 해상도는 똑같다.

• 구글 무비는 다운로드가 가능한 구매와 기간 내 대여가 있다. 영화 대여 기간은 30일지만, 그 안에 재생 버튼을 누르면 무조건 이틀 안에 영화 관람을 끝내야 한다. 재생 버튼을 누르고 중간에 보기를 멈춘 뒤 이틀이 지나면 다시 볼 수 없는 시스템인 듯하다. 대여 이용 요금은 좀 싸다. HD 영화가 일반판보다는 좀더 비싸지만, 본 얼티메이텀 같은 영화는 1천400원이면 빌려 볼 수 있다.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같은 HD 화질의 영화 구매 비용은 6천 원이었다.

• 넥서스7에서 구글 무비에 접속해 본 얼티메이텀을 HD 화질로 대여해봤다. 구매 버튼을 누르니 구글 지갑에 등록된 카드로 순식간에 자동 결제된다. 하지만 환불 버튼은 플레이와 무비 앱에는 없다. 환불은 PC에서만 가능한 모양이다.

• 넥서스7에 구글 플레이 무비가 깔려 있지 않았던 터라 자동으로 앱 설치 화면으로 이동했는데, 앱을 설치하는 버튼이 뜨지 않는다. 이건 뭐하는 플레이일까? PC에서 인터넷에 접속한 구글 플레이에서 설치가 가능한 것으로 나오는 것과 다르게 넥서스7에서 직접 설치가 되지 않는 게 의아했다.

• 대여한 HD 영화를 넥서스7에서 보니 자막을 켜고 끌 수 있었다. 그런데 기본 모드에서는 자막이 꺼져 있는 터라 이용자가 자막 버튼을 눌러서 켜야 한다.

• 넥서스7에 영화 파일을 저장하지 않고 곧바로 영상을 재생하므로 용량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스트리밍을 할 때 미리 받아놓는 데이터가 너무 적은지 중간중간 끊어지는 현상이 있다. (짜증이 밀려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대여했거나 구매한 영화는 같은 계정을 이용하는 다른 장치에서 볼 수 있는데, 넥서스7에서 HD로 보던 영화가 갤럭시 노트 10.1에서는 SD 화질로 재생된다. 이유는 모르겠다.

• 다시 넥서스7 발표로 돌아가 막판 구글 게임에 관한 소개를 하면서 카트라이더 러시+와 펀치 히트 데모를 띄웠다. 유감스럽게도 카트라이더 러시+는 아직 넥서스7에서 안 돌아간다.

•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것은 역시 구글 뮤직인데, 이에 대한 언급도 없고, 질문도 없었다. 그래도 넥서스7의 내 라이브러리 위젯에 다양한 컨텐츠가 떠 있는 것을 보니 기분은 좋아진다.

• 넥서스7 발표회인데, 현지화와 관련한 질문을 빼면 삼성이나 LG 같은 제조사에 대한 것, 특허 시비에 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역시 한국을 자주 오지 않는 구글의 VIP에게 제품 관련 질문은 시간 낭비였을지도…

• 오늘 넥서스7을 우리나라에 소개하기에 앞서 구글은 이미 넥서스 웹사이트에 넥서스7의 한글 소개와 설명서 페이지를 열어 놓았다.

• 오늘이 구글 창립 14주년 되는 날이라고 한다. 14번째 생일과 넥서스7의 출시를 함께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