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의 소재로 삼지 않는 것 중에 하나는 정치고, 다른 하나는 블로고스피어에 관한 것이다. 정치는 탄핵 이후 관심이 없어졌고, 블로고스피어에 대해서는 무엇하나 딱히 꼬집어 말할 게 없어서다. 가끔 블로거 뉴스처럼 메타도 아니고 미디어도 아닌 애매한 입장에 대해 두어번 끄적거린적은 있지만, 그 외에는 이렇다 할 글은 쓰지 않았다. 쓸 필요가 없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오늘은 올블로그를 화두로 올려볼까 한다. 사실 어제 올블로그의 개편을 보면서 참으로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전날부터 예고가 있기는 했지만, 늦은 출근 뒤 회사에서 맞딱드린 바뀐 올블로그는 그저 적응이 안되는 것 이상으로 심한 거부감을 전하고 있어서다.
많은 이들이 환호해 마지 않는 올블 개편에서 나는 바뀐 올블로그가 지향하는 바를 아직 잡아내지 못하고 있다. 쉽게 말해 ‘왜 개편을 했을까’하는 의문에 대한 답 말이다. ‘올블로그 메인이 확 달라집니다‘라는 공지에서 이번 개편 의도를 말해 주었다면 생각을 정리하기가 한결 편했을 테지만, 단순히 이렇게 바꾸고 저런 기능을 추가했다는 정도의 매뉴얼식 설명 외에는 개편 의도를 엿볼 수가 없다.
올블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이번 올블 3.0 베타를 처음 본 순간 맨 처음 떠오른 것은 미안하게도 ‘네이버’다. 그 다음이 이올린이고, 그 뒤 블로거뉴스다. 한순간 올블만이 갖고 있던 색깔이 바래져버린 것 같다. 네이버의 냄새는 ‘뜨는 키워드’ 같은 상업적 의도가 엿보인 부분과 전체 레이아웃에서, 이올린의 냄새는 전체글과 실시간 인기글의 레이아웃에서, 블로거뉴스의 냄새는 블로거 글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순위 매김에서 느껴지던 것들이다. 좀 민감하게 반응했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이러한 냄새들이 섞이면서 올블만의 향기는 많이 약해져 버린 듯하다.
난 올블만의 향기를 다양성과 독자의 편의성, 빠른 이슈 선택에서 느껴왔다. 올블의 다양성이 부족하거나 특정 분야의 글이 부각되는 편향성을 지적하는 말도 많았지만, 그래도 다른 메타에 비해 시시각각 바뀌는 실시간 글과 추천글, 전체글은 더 다채로웠다고 여겨왔다. 이러한 글들을 독자들이 편하게 골라 읽을 수 있는 시스템 자체도 좋았을 뿐 아니라 추천제가 글 자체를 지나치게 경쟁을 시키는 데 사용되지 않은 점에 높은 점수를 매겨왔다. 또한 무엇보다 블로고스피어의 이슈를 빠르게 배치함으로써 블로거의 관심사를 한눈에 파악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이번 올블 V3.0은 좀더 깔끔하게 단장된 틀 덕분에 보는 즐거움은 있으나 V2.3의 장점들이 주던 편하게 여러 글을 읽으면서 느끼던 즐거움이 없다. 단순히 레이아웃 문제일까? 아닐 것 같다. 올블의 개편 의도가 블로거와 글을 읽는 독자에게 맞춰진 것이라고 보기에는 이번 개편은 불편하고 답답하다. 정확하게 의도을 세우지 않은 채 개편의 방향을 잡고 서두른 것은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그것은 올블이 나서서 개편 의도를 말해주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지만 V2.3이 보여준 장점이 녹아들지 않은 지금의 레이아웃이 거북하다고 말할 수는 있다.
왜 다양성이 사라졌을까? 시시각각 보여져야 할 글들은 숨어서 보이지 않고, 실시간 인기글은 추천만 받으면 오랫동안 순위를 그 자리에 고정한채 버티고 있다. 키워드는 ‘FUN’한 건지 뻔한 건지 알 수 없고, 분야별 이슈는 독자가 직접 찾아서 읽어야 한다. 더불어 실시간 인기글에서는 순위를 끌어올리도록 블로거 글을 경쟁시키지만, 오늘 가장 많이 추천받은 글은 연쇄적인 추천 반응을 일으켜 순위를 고정해 버린다. 무엇보다 블로고스피어 이슈와 실시간 인기글과 오늘의 추천글 모두 하나의 글이 장악하는 사태도 생길텐데, 정말 이것이 올블의 개편 의도와 맞아 떨어지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이래저래 글을 읽으려는 독자에게 다양성과 편안함을 안겨주던 올블은 사라져 버렸고, 적어도 이번 개편으로 비쳐진 올블의 모습은 메타가 아니라 블로그 포털에 가까워 보인다. d
새로 추가된 몇 가지 기능에 대해서도 사실 무슨 의도와 재미가 있는지 이해가 잘 안되지만 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싶다. 다만 이전의 올블이 가졌던 장점이 이번 개편을 위한 의도로 잘 잡혀 있고, 레이아웃이 그 의도를 잘 반영했는가를 묻고 싶었을 뿐이다. 또한 올블 개편이 왜 내게 불편한지 그 이유를 밝히고 싶었고 그 불편함의 규모가 개편 올블의 성공을 막는 장애가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V3.0 베타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올블의 상업성을 위한 시작을 알리는 것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그렇더라도 이전 올블이 가졌던 좋은 점을 융합하는 데에 있어서는 지금 실패하고 있고 잘못된 뼈맞추기에 따른 고통도 클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었다.
졸린 눈을 겨우 떠가면서 쓰다보니 글이 갈짓자를 그린 것 같다. 아무튼 기쁜 마음으로 올블 개편을 바라보고 있을 블로그칵테일 개발자들에게는 괜한 딴지 건 것 같아 미안하지만, 지금 올블을 좋아했던 마음을 조금 접은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좋은 밤 보내시기를~
개편된 Allblog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세세한 레이아웃이 예전보다 보기 좋지 않게 구성된 점도 있지만 ‘블로그 메타’가 아니라 ‘블로그 포털’로 바뀌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
저도 지금 레이아웃이 단순하고 깔끔해서 좋긴 하지만 단순한만큼 이전 레이아웃의 사용자들을 고려한 좀 세세한 부분이 많이 없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태그를 통해 구독하는 rss feed 가 사라진 것두 그렇구요. 많은 블로거들이 그래도 올블을 많이 성원하니 올블에서 여러 블로거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더 낳게 만들어 가겠지요. 저도 시간이 지나면 차차 익숙해질 것 같습니다. ^_^
지금 베타라고 하니 불편한 점들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는 아직 있다고 생각됩니다. 단지 차차 익숙해지기는 해도 종전 같은 재미는 없을 것 같습니다. ^.-
일일 정치 포스팅 하나라고 말했지만 그런 것을 할 시간이 있을리 없다. 가능하면 하루에 글 하나 쓰려고 노력은 할 생각. 먼저, 올블 개편. 하루 동안 지켜보니 이전 버전에 비해 글 순환이 느..
블로그는 없지만 올블로그를 오랫동안 이용하는 소위 글을 읽는 독자 입니다.
일단 저는 개편의 방향이 제대로 된 방향이라고 생각 합니다 🙂
저의 기준에서 읽는 독자가 올블로그를 방문하는 이유는 2가지라고 생각하는 데요..
첫째는 지금 블로그스피어에서 무슨 이야기가 논의되고 있는 지 알고 싶을 때, 둘째로는 괜찮고 좋은 글들을 읽고 싶어서지요.
일단 이번 개편으로 처음 올블로그를 들어오면 블로고 스피어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야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아래에 다양한 글목록이 똑같은 레벨에 놓여있어서 저의 입맛에 따라 새로운 글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예전 올블로그에서는 첫 화면에 너무나 많은 것들을 보여주려고 해서 뭐가 중요한 이슈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으려는 독자에게 다양성과 편안함을 안겨주던 올블은 사라져 버렸다’ 라는 말은 주관적인 판단이 아닌가 싶습니다.
네. 퍼니윤님. 이번 개편을 블로고스피어의 이슈가 중심이 된 개편이라 눈에 잘 들어온다는 점으로 요약해도 될런지요. 퍼니윤님처럼 특정 이슈나 추천된 일부 좋은 글을 읽기 편해졌다는 점은 동의합니다만, 그렇다고 전체 블로그 글의 노출빈도가 줄어들어 다양성이 부족하고 글의 순환 속도가 느려졌다는 제 말에는 동의를 못하시는 것 같군요. 죄송합니다만, 이 글은 그 점을 지적한 글입니다.
퍼니윤님께 한 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 글이 주관적이라 해도 그 의견을 제시하는 것 자체를 주관적인 판단으로 폄훼하지 말아달라는 것입니다. 제가 퍼니윤님이 밝히신 댓글도 주관적이라 말한다면 그저 말꼬리를 붙잡고 늘어지는 것밖에 안 되지 않습니까. 이러한 논평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셔도 이런 것이 있기에 블로고스피어에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블로거들은 다양한 글을 보기 보다는 요새 한창 뜨고 있는 이슈에 대해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해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올블로그도 기존 이올린 등과 같은 모양새로 바뀐 것 같구요. 이번 개편의 특징으로는 실시간 추천글이
어제/오늘 추천글로 다소 밀렸으며, 오른쪽 귀퉁이에 좋은글 발견왕, 다독왕, 인기블로그카페란이 생겼다는 점이죠.
개인적으로는 web 2.0에 맞게 레이아웃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블로그칵테일쪽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련지는 의문이네요… 이번에 개편한 올블로그 레이아웃은 어제/오늘 추천글과 다독왕 등의
컨텐츠를 보기가 상당히 불편하거든요. 여하튼 요즘 메타블로그의 흐름은 포털형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글 보다는 이슈중심, 인기글 중심으로 소수의 블로거가 더 많이 노출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저 같은 중소블로거들은 불만이 적지 않지만 시대의 흐름이 그렇게 가는터라 예전보다 더욱 경쟁력을 갖춘 컨텐츠를
만들거나 브랜드를 더욱 쌓는 수밖에 없을 듯 싶습니다. 다만, 블로그칵테일측에서 다양한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반영하고 싶다면 앞서 이야기한 것 처럼 레이아웃을 개인이 변경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을겝니다. 그런다면 조금이나마 불만이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요?
(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겠지만 말이죠…)
풀드림님 말씀처럼 이번 개편이 이슈 중심이나 인기글에 대해 독자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은 블로거뉴스나 이올린에서 경험한바가 있기에, 올블에서 이 두 가지가 섞인 모습을 보는 게 결코 유쾌하지는 않더군요. 올블이 개편 보도자료를 내면서 여전히 메타 사이트라고 말했지만, 이번 개편은 과연 메타 관점에서 개편을 했느냐를 묻고 싶었습니다.
올블은 그 비즈니스 방향을 레이아웃을 통해 이용자에게 보여주어 왔는데, 이번 경우는 그들의 성장 발판이 된 메타의 딱지를 떼내겠다는 의지로 보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블로거뉴스나 이올린과 같은 방향이 올블의 미래가 아닐까 합니다. 제가 올블을 좋아한 것은 이제까지 산만하다고 지적한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일부 소수자들의 커뮤니케이션에 적잖은 영향을 남긴 데 있습니다. 그 다양성과 커뮤니케이션을 빼버린 채 레이아웃을 이용자가 개별 설정을 해도 소용이 없지 않을까 합니다.
진심으로 논평 고맙습니다.
저는 올블로그 링크만해놓고 들어가질 않아요..ㅡ,.ㅡ….
그럼 어디를? ^^
오랫만에 올블을 가보니 적응이 잘 안되는데, 이래저래 말들이 많네요^^;;
아직까지는 블로그와 블로그 메타가 실험성이 강한 분야인 것 같아 일단은 관망세로 있으려고 합니다^^
저도 관망하고 싶었지만, 소통의 장이었던 메타 사이트의 변신이 못내 아쉬워 한소리 해버렸습니다. ^^ 어쩌면 이제는 떠나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어요.
가긴 어딜가세요 ㅋ
솔직히 아직은 올블 떠나면 갈데가 없어요ㅠ.ㅠ
현실적으론 SuJae님 말씀대로 입니다만, 그렇다고 서비스 중심에 발묶인 블로깅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뭐 길이 있겠죠. 렌즈 같은 RSS 구독 모임이 좀더 활발해질지도 모르고요. 올블처럼 저도 뭔가를 버려야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 중이에요. ^^;
이번 개편은 유쾌한 개편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인기글과 추천글이라는 덫에 걸려 넘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전에도 특정 키워드에 몰리는 것이 늘 맘에 걸렸는데 이제는 그것은 방조및 유도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 말이 다소 무리한 면은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렇게 듭니다.
글 잘 보았습니다.
어쩌면 방조 및 유도가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또한 동의하니 한방블르스님의 생각만은 아닌 듯 합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한달전, 검색기능이 개편하면서 3.0이라는 버전이 붙어서, ‘메인은 언제 개편하지?’ 싶었는데, 드디어 오늘 개편되었다. 디자인은 지난번 개편한 검색 페이지의 레이아웃과 비슷하기 때문에, ..
칫솔님… 우리끼리는 오해가 없는거죠? 🙂
댓글과 읜견 감사합니다. 더 좋은 블로고스피어를 만들기 위해서 같이 화이팅 합시다 ^^
올블로그에서도 충분히 칫솔님을 비롯한 다른 분들의 의견을 다 듣고 있을겁니다.
올블로그가 잘 되어야 블로거들도 더 재미있지 않을가요?
ㅎㅎㅎ 호글님과 일면식도 없지만, 블로그를 통해 만나고 많은 글을 접했기에 오해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올블에 대한 호글님의 넘치는 애정을 글로 담아내셨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올블로그가 더 재미있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변화나 개혁에 대해서도 그 방향이 옳다면 지지하는 쪽이랍니다. 다만 갑작스런 변화로 인해서 생길 수 있는 혼란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고보면 이젠 올블이 실험을 하기에는 너무 덩치가 커져 버렸는지도 모르겠어요. 아무쪼록 많은 혼란을 정리하고 이번 개편의 마무리가 잘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여긴 비가 내리네요. 좋은 밤 되시기를~
몇일 전에 읽은 글입니다. 다음 블로거 뉴스 베스트, 사법고시보다 어려워?(디자인로그) 이 글에서 제기한 문제점 중 하나인, “묻히는 글이 너무 많은 것”이라는 건 다음 블로거뉴스에서도 나..
#1. 올블의 ui가 또 한번 바뀌었다. 이번엔 UI를 집중화 방식으로 바꾸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이슈를 유도 하려는 모습이다. #2. 블로그메타사이트의 주 목적은 여러 다양한 글을 보여주려는 목적..
블로고스피어를 떠나 잠시 폐관 수련중인데..
올블로그가 쌱~ 바뀌어 있었네요..( 이 글 보고 첨 알았어요..^^; )
제눈에는 그냥 보기 편해진것 같기도 한데 말이죠..^_^;;;; .. 뭐 더 개선되겠죠..ㅎㅎ..
견습마법사님. 폐관이시라니욧! ^^;
올블 개편에 따른 이야기들은 아무래도 변화에 따른 진통이 아닐까해요. 아이가 자라려면 성장통을 겪는 것처럼, 올블의 근간을 이루는 블로거들의 목소리가 제각각이다보니 때론 기쁨이 되기도 하고, 아픔이 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아무쪼록 베타 딱지를 떼냈을 때 잘 마무리되기만을 바랄 뿐이랍니다.
올블로그의 사이트 디자인이 바뀌었습니다. 네이버보다 더 자주 접속하는 올블로그인 만큼 매번 개편 작업이 있을 때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이건 더 나아졌는걸, 이건 좀 불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