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2013] 갤럭시 기어, 앱세서리 관점에서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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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IFA2013에 앞서 진행된 언팩 2013 에피소드 2에서 베일을 벗기 전까지 갤럭시 기어에 대해 가졌던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언팩이 끝난 뒤 갤럭시 기어를 직접 손목에 찼을 때 ‘생각보다 괜찮네?’라는 반응이 자연스럽게 나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 제품을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평가가 다를 수 있는데, 독립적 기능을 가진 스마트 시계나 웨어러블 컴퓨팅 장치로 보는 것보다 앱세서리로 좁혀 보면 제법 환경을 잘 가꿔놓은 느낌이 강했던 것이다.

앱세서리는 응용 프로그램(APPlication)과 연동해 쓰는 장치를 뜻한다. 갤럭시 기어가 독립적으로 쓸 수 없는 장치는 아니지만, 모바일 장치와 연동해서 쓸 때 그 능력이 제대로 발휘된다고 볼 수 있다. 갤럭시 기어의 경쟁자로 꼽을 만한 제품들은 소니 스마트워치2와 아임워치지만, 직접 경쟁자는 아임워치보다 스마트워치2에 더 가깝다. 아임워치는 독립적인 기능을 수행하도록 만든 장치인 반면 스마트워치2는 스마트 단말기의 동반 장치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워치2보다 좀더 앱생태계적 관점으로 더 가깝게 접근한 부분은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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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독립적 기능이 약한 것이 갤럭시 기어의 약점으로 지적되지만, 오히려 독립적 기능의 효율성과 기존의 이용 경험을 뒤집을 만큼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지 못할 때의 위험성을 감안하면 갤럭시 기어는 일단 안전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보기에 따라서 ‘혁신이 아니다’는 평가가 따라 붙기는 해도 제조사나 이용자 모두 느낄 수 있는 위험성을 줄일 수 있고 적당한 만큼의 신선한 경험을 줄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다.

일단 앱세서리의 확장성을 말하기에 앞서 만듦새과 조작성에 대해 간단하기 짚고 가보자. 갤럭시 기어를 손목에 차보니 약간 무게가 느껴지긴 했지만 갑자기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물론 일상에서 장시간 이것을 차고 움직일 때는 다른 평가를 할지 몰라도 곧바로 착용감에 대해 불평을 쏟아낼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모양이나 반영된 색상도 실물쪽이 사진보다 더 나은 건 분명하지만, 아직 이를 경험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아쉬움이 많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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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손목에 차고 쓴다는 전제 하에서 갤럭시 기어를 다뤄보니 작은 화면임에도 버튼이 없이 거의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게끔  UI구조는 갖췄다. 홈/전원으로 쓰는 물리 버튼 외에 터치스크린을 상하좌우로 쓸어내면서 필요한 앱을 고를 수 있고, 앱스 화면을 제외한 메인 화면의 각 페이지마다 하나의 실행 아이콘만 표시해 단순화했다. 어느 화면에서나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두번 터치하면 시각과 배터리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팝업이 나타나는 것을 빼면 다른 제스처도 생략했다. 단지 손가락으로 화면을 쓸어서 넘길 때의 반응력은 조금 더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갤럭시 기어에서 다룰 수 있는 기능은 많아 보이지만 상당수는 앱세서리 기능이다. 독립적인 기능과 앱세서리 기능을 분리해 놓기는 했으나 사진 촬영이나 시계, 타이머, 만보기, 초시계 등 몇몇 기능을 빼면 대부분은 장치와 장치 안의 응용 프로그램과 연동해 쓰는 기능이 대부분을 차지 한다. 전화 걸기나 S 보이스, 음악 제어, 내 장치 찾기 같은 기능은 장치와 연동해야 제대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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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갤럭시 기어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앱스다. 이 안에는 갤럭시 기어에서 스마트 장치에 있는 응용 프로그램의 특정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앱들이 들어 있고 이 앱은 갤럭시 단말을 통해 손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 앱 가운데 에버노트나 패스, 런타스틱 같은 이미 잘 알려진 앱들이 갤럭시 기어용으로 일부 기능을 담아 냈고, 페이스북과 유투브, 카카오톡, 네이버 라인 등도 다운로드 앱에 포함되어 있다. 기어 앱은 알림을 보여주거나 갤럭시 기어를 통해 데이터를 입력받기도 하는데, 이를 테면 갤럭시 기어에서 음성 메모를 하면 에버 노트에 저장되는 식이다. 갤럭시 기어와 함께 처음 공개된 앱은 모두 70여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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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앱의 실행과 확장을 보면 갤럭시 기어는 하나의 앱이나 기능을 위해서만 작동하는 전용 장치가 아니라 여러 앱에 필요한 데이터 생성과 입력을 위한 새로운 관문(portal) 개념의 앱세서리로 볼 수 있다. 삼성은 이 관문을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SDK를 곧 공개할 예정인데, 결국 갤럭시 기어는 제품 자체보다 앱 생태계의 호응을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느냐와 그 안에서 제대로 된 사용성을 가진 킬러 앱이 얼마나 나올 것인지 찾아야 하는 게 숙제인지도 모른다. 제품으로 먼저 승부한 걸고 있는 스마트워치 계열보다 왠지 덜 돋보이고 짧은 배터리 시간처럼 약점을 극복하기 힘들어 보이긴 해도 제품을 직접 보지 않으면 읽을 수 없는 메시지가 있는 장치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걸 읽을 수 있는 이들에겐 새로운 경험을 반가워하지 않을까?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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