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있어 밖에 나갈 때 챙겨가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작은 넷북과 미러리스 카메라였죠. 되도록 이 두 가지는 꼭 작은 가방에 넣고 다녔습니다. 넷북은 당연히 인터넷과 간단한 문서 작업을 하기 위해서, 미러리스 카메라는 현장 사진을 찍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들이었지요. 넷북과 미러리스 카메라 조합은 휴대성과 기동성에서 꽤 쓸만했습니다만, 넷북을 쓸 때 한 가지 단점이 있었습니다. 넷북의 배터리 용량이 적어 어댑터도 함께 갖고 다녔다는 점이지요. 물론 어댑터가 워낙 작아서 휴대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그래도 넷북을 오래 쓰기 위해서 전원 콘센트를 찾아야 했던 것은 썩 달가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넷북을 두고 다닙니다. 절대 넷북이 쓸모 없어진 때문은 아니고요. 갤럭시탭을 넷북 대용으로 쓸 수 있는지 실험을 해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인터넷이나 간단한 문서 작업을 하기 위해서 넷북을 쓴다고 했는데, 갤럭시탭이 이러한 일에도 알맞을까 싶어서 말이죠.
사실 갤럭시탭에서 인터넷 사이트를 보거나 검색을 하는 일은 별다른 어려움이 없습니다. 3G 망이나 무선 랜 상에서 언제든지 인터넷을 들어가 정보를 찾을 수 있으니까요. 또한 화면이 7인치로 큰데다 해상도가 1,024×600으로 높아 PC에서 보는 그대로 화면에 표시를 해도 웬만한 글자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볼 수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화면 크기만 다를 뿐 넷북과 같은 해상도라는 점에서 가로로 눕혀놓고 인터넷을 하면 그냥 넷북 화면을 들고 있는 것과 다를 게 없는 것이지요.
인터넷은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할 수 있지만, 문제는 간단한 문서 작업까지 될지 반신반의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큰 기대를 하기 어려웠지요. 휴대하기 좋은 크기로 만들긴 했어도 문서 작업하기 좋은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물리적 키보드도 없고, 스크린 키보드라도 다섯 손가락을 이용해 키보드를 두드릴 수 있는 크기는 아니니까요.
그런데 의외로 메모하기 쉬운 장치라는 점에서 놀랍더군요. 갤럭시 탭을 들고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 2010에 내려가기도 했고 간간히 열리는 제품 발표회에 들고 가기도 했는데, 노트북을 대신해도 될만큼 괜찮은 메모 성능을 발휘하더군요. 직접 손으로 써서가 아닙니다. 손에 들고 글을 입력할 때의 속도와 편의성, 활용성이 예상을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일단 크기가 작으니 어디에나 넣고 다닐 수 있습니다. 바지 뒷주머니에도 들어가지요. 이렇게 가볍게 들고다니다 메모할 일이 있으면 바로 꺼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전원을 켜고 메모를 하러 들어가는 시간이 매우 짧다는 점인데요. 메모 앱을 실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고 바로 입력할 수 있으니, 자리를 잡고 전원을 켠 뒤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 노트북과 메모를 준비할 시간이 다릅니다. 더불어 컬러 노트와 같은 앱을 설치하고 바탕 화면에 오늘 입력할 글을 미리 위젯 형태로 바탕 화면에 설치해 놓으면 더 빨리 입력을 할 수 있지요.
또한 세로 방향으로 들었을 때의 쿼티 입력이 의외로 빠릅니다. 비록 엄지 손가락만으로 입력해야 하는 점이 단점이지만, 말 그대로 메모이므로 발표 내용이나 현장 분위기를 간략하게 입력하는 속도 만큼은 뒤지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입력은 스마트폰도 됩니다. 하지만 갤럭시탭의 화면이 커진 만큼 화면 키보드도 함께 커진터라 두손으로 받치고서 엄지로 입력할 때의 오타가 스마트폰 키보드보다는 줄었고 정확도도 더 높습니다. 또한 굳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입력할 필요도 없이 두 손으로 들고 서서 입력하는 데에도 전혀 무리가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물론 꼭 글로만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요. 그림을 그리거나 손으로 글씨를 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현장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빠르게 입력하는 데 있어서는 손으로 글을 쓰는 것은 좀 어렵더군요. 역시 메모장에 직접 글자를 입력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입력한 메모를 따로 옮길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보통 수첩에 메모를 남기면 나중에 PC에서 모두 따로 입력해야만 하지만, 갤럭시탭에서 직접 입력한 메모는 원하는 서비스에 보낼 수 있습니다. e메일로 보낼 수도 있고, SNS로 보낼 수도 있지요. PC에서 계속 편집하려면 e메일로 내게 전송한 뒤 이 내용을 PC에 복사해 편집하면 됩니다. 한번의 입력으로 여러 활용까지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메모 도구는 없는 셈입니다.
제가 갤럭시탭을 쓰면서 가장 즐겨쓰는 앱은 컬러노트입니다. 갤럭시 S때부터 쓰던 앱이라 이것에 좀더 익숙해 있기는 합니다. 컬러노트는 갤럭시탭 버전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화면에 딱 맞춰 출력하더군요. 컬러노트가 다른 노트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점은 없지만, 바탕 화면에 색깔별로 메모 위젯을 놓고 메모를 할 수 있는 점이나 다른 서비스 또는 앱과 공유 능력이 낫더군요. 또한 자동 백업 기능도 있고요. 사실 갤럭시탭에도 기본적인 메모 앱이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실행하는 과정이나 속도는 불만이 없는데, 공유기능이 조금 부족합니다. 그러니까 몇 가지 정해진 기능으로만 문서를 보낼 수 있는 점이 조금 아쉽더군요.
솔직히 말하면 갤럭시탭을 위한 노트 프로그램에 몇 가지 바라는 기능이 있기는 합니다. 전반적으로 갤럭시탭의 화면이 크고 해상도가 높다보니 입력한 글이 너무 크게 보이는 경향이 있더군요. 그러나보니 한 화면에서 입력하고 편집하는 글의 양이 너무 적어 보입니다. 글꼴을 조금 조정해서 한 화면에 표시할 수 있는 글자의 수를 좀더 늘였으면 하고, 되도록이면 백업 기능과 txt 저장 기능을 갖췄으면 좋겠더군요.
갤럭시탭의 수많은 기능 중에 하필이면 왜 메모냐고 하겠지만, 메모 기능은 갤럭시탭의 특징을 살리는 것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보고 즐기는 것만이 갤럭시탭의 전부는 아니니까요. 들고 다니기 쉬우면서도 입력이 편하고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재주까지 두루 갖춘 스마트 패드는 쉽게 접하기 힘들거든요. 이런 경험을 통해 색다른 가능성을 알게 되니 당분간 갤럭시탭을 메모 도구로 써먹을 것 같습니다. 넷북도 당분간, 아니 어쩌면 오래 잠을 자겠네요. ^^
덧붙임 #
갤럽시탭을 비롯한 스마트 패드의 용도를 어느 하나로 정할 수는 없습니다. 대뜸 이런 게 필요하느냐고 물어보는 이들이 있는데, 스마트 단말기는 자신이 어떤 용도로 써야할 지 그 목적성만 뚜렷하면 무엇으로도 활용가능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오우~ 훌륭하군요. 어정쩡한 넷북보다 갤럭시탭이 좋겠군요. 가지고 다니기에도 편하고 무엇 보다도 글 입력이 편하다면 매우 탐이 나는데요. ^^
네, 생각보다 입력이 편해서 좋더군요. 무엇보다 들고서 입력할 때 편한 점이 좋더라구요~ ^^
들고 메모하기 쉽다고 하시니 관심이 더 생기네요! mobislenotes나 한방에메모장 같은 타 메모 어플로는 어떤지도 써보시고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그런 앱은 아직 안 깔아봤는데, 깔아보고 댓글 추가할게요. ^^
아이패드는 주변에서 산분이 계셔서 본적이 있는데,
갤럭시 탭은 아직 못봤네요ㅠㅠ 휴대성과 전화면에선 갤럭시가 위일지도..
네, 휴대성에서는 확실히 갤탭이 유리한 구석이 많습니다. 바지 뒷주머니에 찔러 넣고 다닐 정도니 말이죠. ^^
취재수첩이라는 휴대와 컨텐츠 작성이 필요한 때에는 갤럭시 탭의 작은 크기가 아이패드보다는 유리하겠네요 ㅎㅎ
사실 그 외에도 유리한 면이 많이 장치입니다. 응용 프로그램이 적은 게 흠이지만요. ^^
오~7인치라는 점이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겠네요^^
수첩에 노트북에 녹음기까지 들고다닐 필요없이 갤탭하나면 끝!! ㅎㅎㅎ
정말 한방에 끝내는 기기라는 점에서 참 쓸모가 많은 것 같아요~ ^^
처음에 7인치로 나올때 입력문제에서 안좋을거다라는 말이 많았지만, 저도 직접사용해보니 꽤 쓸만하더라구요~ㅎ 스마트폰은 오타가 너무자주나구요~ 넥스5와 갤탭 조합 괜찮은데요 ㅎㅎ 기동성 +100점
요즘은 어딜 가도 이 조합으로 다닙니다. 정말 편하더라구요. ^^
엄허 형 결국 저 가방 지르셨네요.
엉, 그 때 질렀지. ^^
가방에 더 관심이 가요. 어디 제품인지… ㅎㅎㅎ
개리즈라는 미러리스 전용 가방입니다. 포털에서 GARIZ 치면 나올거에요.
주위에서 갤탭 구입을 망설이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갤탭 전화기능 사용기도 보고 싶습니다.
기대할게요 ^^
전화 기능에 대해서는 따로 칼럼을 올리겠습니다. 이거 의외로 괜찮은 기능이더군요.
저도 오늘 갤럭시탭 직접 만져볼 기회가 있었는데 7인치와 휴대성이 강점으로 다가오더군요.
사실 휴대성으로 인해 갤럭시탭의 모든 기능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이야기는 차차 들려드릴게요. ^^
어제 카부터님이 들고오신 것을 보니 갤탭도 많이 땡기더라구요. ㅠㅠ
흐흐.. 다음 모임에 갤탭 들고 나타나는 마이즈님을 기대해야겠군요~
타블렛의 장점은 녹음과 필기이다! 라고 하면 좀 억측이려나요?
아무튼 천백이의 필기감이 그리워지는 요즘 타블렛입니다 ㅠ.ㅠ
필기 입력이 빠르면 좋은데, 역시 누르는 게 훨씬 빠르더라구요.
첨부터 끝까지 잘 읽고 갑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려용
고맙습니다.
게리즈 숄더백이 더 탐나는군요 ㅡㅠㅡ;;;
의외로 알아보는 분들이 많네요. 고맙습니다 ^^
그래도 좀 비싼 느낌이라서
비싸지만, 그 값어치는 있는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