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7월 20일) 미디어 데이를 통해 공개된 갤럭시탭 10.1를 보는 시선은 두 가지다. 완성도 높은 하드웨어에 대한 기대감과 운영체제를 둘러싼 생태계에 대한 우려다. 갤럭시탭 10.1은 스마트 패드 또는 태블릿 시장을 활성화 할 제품으로 평가받으면서도 그 이면의 불안한 허니콤 생태계의 문제점도 적지 않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전체적인 패드 시장으로 넓혀 보면 더욱 녹록치 않은 상황이어서 구글과 삼성을 비롯한 허니콤 진영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고도 볼 수 있다.
사실 갤럭시탭 10.1은 첫 허니콤 패드는 아니다. 이미 올해 초 모토로라 줌(XOOM)이 허니콤 레퍼런스로 첫 등장했고, 미국에만 출시된 옵티머스 패드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줌이 허니콤 생태계의 시작을 알렸지만, 생태계의 넓이를 늘리는 데에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초기 허니콤의 기능성과 사용성, 전체적인 환경은 복합적 문제가 드러난 터라 구글은 허니콤의 기능과 사용성을 보강한 3.1버전을 발표할 때까지 약간의 공백기를 두었고, 그 공백기를 깨고 나온 것이 갤럭시탭 10.1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그 사이 EeePad 트랜스포머도 있긴 했다.)
하지만 긴 공백기를 깨고 출시한 갤럭시탭이 만난 암초가 있다. 갤럭시탭 10.1에서 쓰기 위한 응용 프로그램 환경이 아직도 취약한 부분이다. 종전 안드로이드 앱을 갤럭시탭 10.1에서도 쓸 수 있지만, 고해상도에 맞는 전용 앱은 그리 많지 않다. 갤럭시탭 10.1을 출시하면서 삼성전자가 200여 개의 허니콤 전용 앱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그래도 이용자의 기대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허니콤 패드가 나온 뒤에도 전용 앱 개발이 더딘 1차적인 이유는 시장성이다. 대다수의 하드웨어가 공급되어 앱을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정착하지 못한 현 상황이 허니콤 전용 앱 개발을 머뭇거리게 했다. 물론 좋은 허니콤 앱이 하드웨어의 보급을 이끌 수도 있지만, 외형과 가격에서 소비자가 선뜻 살만한 매력적인 제품이 아니라면 그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다보니 모두 관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컴퓨텍스에서 만난 엔비디아 젠슨 황 회장은 더 매력적이면서 무선 랜만 넣어 값을 낮춘 허니콤 패드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직 시장성을 갖춘 허니콤 패드가 없어 생태계를 갖춰지지 않는 어려운 현실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일단 하드웨어가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갤럭시탭 10.1은 그 조건을 충족한다. 얇고 가벼우면서 넓은 화면과 빠른 처리 속도를 강점을 지닌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하드웨어와 응용 프로그램의 순환 구조가 당장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제 씨앗을 뿌린 상황이라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려 자생적 생태계를 만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야 하는 탓이다.
다만 이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생태계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이들의 투자와 노력이 얼마나 들어가느냐도 관건이다. 하나의 예로 지난 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구글과 제조사, 여기에 이통사까지 달려 들어 그 생태계의 빠른 성장을 이끌었다. 쓸만한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달리 없던 데다, 스마트폰 시장 선점에 다급함을 감추지 못했던 각 객체들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면서 안드로이드 올인 전략을 펼 수 있었고 그 결과 이용자와 개발자가 어우러지는 자생적 생태계가 갖춰졌다. 그러나 허니콤은 안드로이드와 다른 상황이다. 스마트폰에서 다급했던 이통사가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스마트폰 시장 상황에 비하면 사업 방향이나 망 전략 측면에서 한결 여유를 갖고 대처할 수 있는 데다 허니콤만 고집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다. 좋은 제품에 대한 판매를 마다하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때처럼 브랜드 마케팅이나 생태계 구축을 위한 막대한 자금 투입은 사실상 보기 힘들다는 말이다.
이렇게 느긋한 이통사를 감안하면 사실상 허니콤 생태계는 구글과 제조사의 능력만으로 일궈내야 한다. 구글과 제조사가 경쟁력을 가진 하드웨어의 제품 마케팅과 개발자 지원 등 분업과 협업을 통해 허니콤 패드의 이용자와 개발자를 끌어들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 환경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구글과 삼성을 비롯한 제조사의 역량이 드러나지만, 문제는 허니콤은 지금보다 출발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 많은 이들은 바로 그 점에 우려를 하는 것이고 갤럭시탭 10.1을 통해 그 불안 요소를 잠재워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그런 불안 요소를 제거하지 않고는 이용자를 설득하기 힘들 수 있다. 이용자는 무슨 대항마를 원하는 게 아니다. 제대로 된 제품이거나 가능성이라도 확실한 제품을 원한다. 제대로 된 제품은 외형만 잘 만든 게 아닌, 이를 둘러싼 주변 환경까지 아우른다는 것을 스마트폰 생태계를 통해서 이제는 많은 이들이 배운 상황이기 때문에 단순히 하드웨어만 잘 만들어서는 될 문제는 아니다. 잘 만든 킬러 앱, 킬러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두말 하면 잔소리일 뿐이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것 이상으로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이며 단기적 성과보다는 오랜 시간 인내를 갖고 꾸준하게 투자를 해야 한다. 정해진 결과는 없지만,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감수해야 할 위험도 그 만큼 크다. 하지만 이용자나 개발자에게 가능성이 있는 생태계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보여주는 것이 지금 허니콤 진영에서 구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이기에 갤럭시탭 10.1에 쏠리는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다. 결국 갤럭시탭 10.1의 성적은 허니콤 생태계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바로 미터가 될 수밖에 없다.
갤탭 10.1의 경우는 역시 테그라2라는 것이 발목을 잡지 않을까 하는데…
허니컴 자체는 의외로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이패드의 상승세야 여전하지만 북미에서는 에이서 A500, Eee 패드 트랜스포머, 갤럭시 탭 10.1의 판매량이 상당한 것 같으니까요. 어쨌든 합쳐서 밀리언셀러 단위의 판매량이 나오기 시작했으면 앱의 숫자 등은 시간이 해결해주겠죠. 오히려 문제는 안드로이드 제조사들과 구글이 직면하고 있는 소송이 아닐지.
실질적으로 테그라2가 무조건 발목을 잡는다기보다 테그라2에서 빠진 능력이 약간 걸림돌이 되고는 있습니다. 그 문제에 관해서는 엔비디아와 제조사가 풀고 있는 중이니 좀더 기다려보면 될 듯 하고요.. 허니콤 판매량이 상당한 수치는 아직 아니지만, 아무튼 이제부터 시작하는 분위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소송 문제는 외부에서 보는 것만큼 큰 문제는 아닌데요. 이에 관한 이야기는 http://graynote.tistory.com/entry/안드로이드-플랫폼은-공짜가-아니라고 에서 보시면 될 듯 합니다. ^^
생태계고 자시고간에 마이크로 SD 카드를 못쓰면 그건 심영이죠.
허니콤 3.2에서는 마이크로 sd를 지원할 예정이라는군요.
엑시노스 버전은 고려를 전혀 안하는지;..
차기 운영체제를 탑재하는 모델부터 가능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