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패키지의 추억 – 디아블로 2 콜렉터스 에디션

(잠시 쉬어 가는 글입니다. 그동안 소홀했던 고전 게임 항목을 채우기 위한 글이기도 하고요. ^^)

디아블로 3를 가린 장막이 서서히 걷히는 느낌입니다. 블리자드 월드 와이드 인비테이셔널을 통해 공개되긴 했어도, 출시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지요. 답답함이나 초조함보다 그저 기다릴 수 있는 대작이 나온다는 것 자체만으로 오랜 만에 기쁨을 느낍니다. 고로 오늘은 그 디아블로 3를 기다리면서 디아블로 2를 즐기던 시절로 잠깐 돌아가 보렵니다.

물론 밤새면서 게임을 즐긴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고, 오늘은 패키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위에 보이는 사진은 디아블로 2 콜렉터스 에디션의 패키지 내용물입니다. 디아블로 2가 한창 인기몰이를 하고 있을 때 블리자드가 7만 개의 수집가용 버전을 만들었는데, 그 중 하나입니다. 일렉트릭 부티크를 통해 60달러에 팔던 것이었지만, 우리나라로 오는 배송료까지 포함해 거의 100불 가까이 들여 구한 패키지입니다. 제품마다 시리얼 번호가 붙어 있습니다. 저 패키지는 4만 번대 초반의 시리얼 번호를 갖고 있습니다. 패키지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을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죠.


패키지를 열기에 앞서, 앞쪽 덮개를 펼치면 이렇게 다섯 캐릭터를 소개합니다. 같은 맵에 있으면서도 다른 자리에 서 있는 아마존과 바바리안, 팔라딘, 네크로맨서, 소서리스의 캐릭터를 보여줍니다.


디아블로 2 디스크입니다. 일반 버전과 프로그램은 다를 게 없지만, 디스크 장식과 색깔은 다릅니다. 일반 버전은 빨강색 장식을 많이 넣은 반면, 이 디스크는 검정과 황색으로 좀더 고급스럽게 꾸몄으니까요.


디아블로 2의 영상을 담은 DVD입니다. 수집가 버전을 미국에서 팔다보니 이 DVD의 코드 역시 1번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코드 3번인 우리나라에서 보려면 코드 변경이나 코드 프리를 해야 하지요. 이 DVD에는 엔딩까지 모두 담겨 있고 각종 아트 워크와 제작 과정의 중간 비주얼신의 스토리 보드를 볼 수 있습니다.


OST입니다. 맷 우엘먼(matt Uelman)이 작곡한 17곡이 들어있습니다. 게임 분위기에 맞춰 거의 모든 음악이 스산하고 음침하지요. 특히 울림이 많아서 밤에 들으면 더 소름돋습니다.


설명서입니다. 별다른 특징은 안보이는 듯.


PC에서 즐기는 디아블로 2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서 즐기는 보드 게임용 소도구와 룰북입니다. 문제는 이걸 즐겨본 적이 없다는 거. -.ㅡㅋ


위 보드 게임용 주사위(dice)입니다. 일반적인 주사위와 많이 다르게 생겼지요.

이 정도 물건들이 들어있습니다. 자질구레한 전단지 등을 빼고 보니 소개할 것이 많이 줄었네요. 다시 위 패키지가 나올 때로 돌아가, 한빛 소프트가 디아블로 2 런칭 파티를 하면서 이 패키지를 경매에 붙인 적이 있었죠. 당시 김포에서 오신 팬께서 200만 원의 경매가를 부른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너무 비싼 값인데다 과열 양상에 부담을 느낀 한빛 측에서 경매를 중단하고 제품을 무상으로 주는 것으로 분위기를 가라 앉혔지만, 어찌됐든 게임쪽 뉴스에 오를 정도로 화제가 되기는 했습니다. 그 분은 저 패키지에 개발자 사인을 덤으로 받아가셨으니 그야말로 레이템을 획득한 억세게 운좋은 분일 듯 싶네요.

그나저나 디아블로 3에서 이런 패키지, 아니 이보다 더 좋은 패키지를 볼 수 있을까요? 패키지 시장이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나올 가능성은 없겠지만, 이 이상의 패키지를 꾸며 내놓는다면 조금 무리되더라도 사고 싶어요.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