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업체들은 보도자료를 내놓습니다. 대부분의 보도자료에는 관련 사진이 꼭 따라붙게 마련이죠. 아무리 보도 자료에 설명을 잘 해 놓더라도 제품 사진이 없으면 알맹이 빠진 느낌을 주거나 제품 뉴스가 차지하는 지면의 크기가 대폭 줄거나 단신 아니면 아예 이마저도 내보내지 않을 수 있어 업체마다 신경을 많이 씁니다. 때문에 업체들은 보도자료용 사진에도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간혹 이러한 보도자료에 첨부된 보면 고개를 갸웃 거리게 만드는 이미지들이 있습니다. 실제 보도자료의 내용과 일부가 다른 점이 눈에 띄는 것이죠. 특히 가장 쉽게 발견되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화면에 떠 있는 운영체제 이미지입니다. PC 신제품들은 보도자료용 사진을 내보낼 때 화면에 운영체제를 띄울 수밖에 없는 데 이 화면이 실제 제품 소개와 조금 다를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잘 알아채는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한번 살펴보죠.
위 이미지는 TG 삼보가 최근 출시한 넷북 에버라텍 버디 HS-120입니다. 연초에 발표를 하고 이제서야 출시된 넷북이지요. TG 삼보측은 이 넷북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아톰 프로세서인 파인트레일 플랫폼을 탑재, 소비 전력은 줄고 그래픽 성능은 좋아졌다. 운영체제로 윈도7 스타터 에디션을 탑재해 부팅이 빠르고 가볍다. 250GB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적용해 많은 파일을 저장할 수 있다. 재미있고 편리한 웹카메라 전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넷북의 주 사용층인 학생들의 엔터테인먼트 용도나 직장인들의 모바일 화상회의 등에 좋다. ” 네버라텍 버디 HS-120 보도자료 보기
이 넷북은 분명 윈도 7이 깔려 있고, 제품 이미지도 윈도 7인 게 맞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 넷북 안의 이미지가 윈도 7 스타터가 아니라는 점이지요. 윈도 7 스타터는 에어로가 적용되지 않아 작업 표시줄이 반투명으로 나타나지 않지만, 넷북 속 윈도 7은 반투명 작업 표시줄로 떠 있습니다. 또한 HS-120의 해상도가 1,024×600 밖에 되지 않아 화면처럼 위젯이 작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실제 1,024×600 해상도에 에어로가 적용된 것과 적용되지 않은 것의 느낌은 이렇습니다.
물론 이것이 고의인지 실수인지 여부는 제가 알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만, 분명 보도자료로 배포된 제품 이미지가 다른 점으로 인해 뉴스를 읽은 독자들은 아마 다른 느낌을 받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TG 삼보처럼 좀더 좋아 보이게끔 만드는 쪽이 아니라 오히려 업체의 실수로 그릇된 정보를 내보내는 일도 있습니다. 어제 HP가 내놓은 HP 미니 5102는 보도자료 사진이 그러한 예입니다.
위 사진을 보면 아리따운 두 여성 모델이 HP 미니 5102를 들고 는데, 왼쪽 모델이 들고 있는 넷북에 윈도가 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도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보도자료에는 이 넷북에 윈도 7 스타터가 깔려 있다고 했지만, 정작 화면은 윈도 XP입니다. 이상하다 싶어 대행사에 문의해보니 미니 5102는 두 가지 모델이 있고, 그중 멀티 터치 모델만 윈도 7 스타터가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보도자료는 두 가지 모델이 있다는 언급을 전혀 안했기에 보도자료의 내용과 이 사진은 맞지 않은데다 보도자료에서 말하지 않은 모델이 있다는 정보도 처음 얻었습니다. 문제는 그 사실을 확인하는 데 보도자료 사진이 역할을 했다는 것이겠죠. HP 미니 5102 보도자료 보기
하지만 이 사진에는 한 가지 더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오른쪽 모델이 들고 있는 사진의 스티커를 보면 윈도 비스타입니다. 윈도 XP도 아니고 윈도 7도 아닌 윈도 비스타 로고가 붙어 있고, 화면에는 윈도 XP가 떠 있으니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설마 비스타가 있는 또 다른 제품이 있던 건 아니겠죠? ^^
보도자료는 그 무엇보다 정확한 내용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첨부되는 사진 역시 단순한 보조재로서 쓰이는 게 아니라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증거물인 동시에 정보로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업체의 사소한 실수라고 볼 수도 있는 부분도 있지만, 이러한 업체의 고의나 실수로 인해 기자나 블로거들이 잘못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사진이 제품 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는 않기 때문에, 보도자료를 내보내는 PC 기업들은 좀더 꼼꼼하게 보도자료를 챙기길 바랍니다.
와우 이걸 찾아내시고 역시 날카로우시네요~
하도 PC만 보고 살아서 그런지 이런 것만 보이네요. ㅠ.ㅠ
저도 HP mini 5102 보도자료에 6셀 배터리 기본 장착이락 써놓고, 무게는 최소 1.18kg이라고 써놓는거 보고 좀 화나더군요. 1.18kg이라는 것을 힘들게 외국웹을 뒤져 4셀 장착시 무게라는 것을 찾아야할까요…. 거참 결국 6셀일 때의 무게는 못찾았습니다. …@_@;;;
잘못된 정보가 많았나보네요. 무게야 재보면 되지만, 잘못 나간 정보는.. 에휴.. HP는 보도 자료를 다시 내보내야 할 것 같군요.
우왕 예리하고도 재치있는…
잘 봤습니다. 대단하시네요.
트윗에서 Follow 하고 RT 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보도자료만으로도 뭔가를 찾아내시는군요 ^^
하필이면 제가 체험단 활동하는 HS-120 내용도 있네요 ㅎㅎ 위젯은 안띄워봐서 어떻게 나오는지는 몰라도 확실히 작업표시줄이 불투명합니다. ^^
사실 보도자료가 가장 중요한 팩트라 조금 유심히 본답니다.
그나저나 위젯을 띄워보시면 아마 삼보에서 보여준 사진만큼 작게 표시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 체험단 활동 잘 하시고요. ^^
멋집니다.
고맙습니다. ^^
헐..매의 눈이시군요. +_+ 앞으로 사진 조심해야 겠군요..=ㅅ=
네, 많이 신경 써주세요. ^^
거의 탐정 수준이시와요.. 저런 것을 다 찾아내다니; ^^
넷북을 매일 보니까 이상한 것만 눈에 띄는 모양이죠. 모~ ^^
공감합니다. 저도 다른 건 보지 않아도 ‘Windows’ 스티커는 정말 꼼꼼하게 보거든요 ㅋㅋ
노트북에 7을 탑재했다고 하는 모델에 비스타 딱지가 붙은 경우가 정말 많았습니다. 헷갈리죠.
헉.. 윈도 7이 아닌 비스타 스티커를 붙이면 매출에 영향이 있진 않을까요? ^^
와우~ 정말 예리하신데요?ㅎㅎ
ㅎㅎ 고맙습니다. ^^
RT chitsol님: BLOG_ 고의? 실수? 어딘가 이상한 보도자료용 PC 사진들 http://bit.ly/b0AZ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