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쯤 모바일 앱을 개발해 온 지인을 만났다. 몇 년 전에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윈도폰에서 쓸 수 있는 앱을 만들던 윈도폰 개발자였다. 그의 동향을 물었다. 지금도 윈도폰이나 윈도앱을 만들고 있냐고. 이미 몇년 전 안드로이드로 돌아섰다고 한다. 병행을 개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안드로이드만 개발하고 있다고. 이유는 단순하다. 전혀 수익이 생기지 않는 시장에 무엇을 하겠냐는 것이다. 물론 이 질문의 답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막상 생각했던 답을 들으니 씁쓸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사실 이 이야기가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온 이유는 한국MS의 모바일 퍼스트 전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달 전 한국MS는 윈도10이 포괄적인 하드웨어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는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MS는 국내 제조업체들이 준비하고 있는 40여개나 되는 방대한 제품군을 소개하면서 하드웨어 생태계 구축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날 선보였던 손가락 두 개 크기의 스틱 PC는 종전 PC의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하면서도 손쉽게 연결해 쓸 수 있는 편의성 면에서 많은 매체들의 관심을 끌었고 단연 이 날 스타로 떠올랐다. 한국MS는 이들 제품들이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라는 기존의 윈도 전략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러한 포부와 달리 한국MS가 말하는 윈도10의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수행할 환경은 그리 마뜩잖아 보인다. 비록 수많은 제품을 두고 놓고 세를 과시하는 인상을 남겼지만, 그럼에도 알맹이만 쏙 빠진 전시에 불과한 탓이다. 윈도를 운영체제로 써왔던 제품군에서 윈도10의 정착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제 남은 기대는 모바일 부문이지만, 한국MS는 어떤 용기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MS는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수행할 최적의 제품으로 소형 태블릿을 꼽았다. 태블릿은 PC와 모바일의 양면성을 모두 갖출 수 있는 제품군이긴 하다. 단지 MS의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적절히 수행할 제품이 될 수 있느냐는 점에 대해선 질문을 끝없이 받을 수밖에 없다.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위해선 적어도 이용자가 움직이는 환경에서 손쉽게 원하는 인터넷 서비스와 작업을 실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들 태블릿은 대부분 모바일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기본기를 배제한 상황이다.
클라우드와 이용자 가까이 이어줄 수 있는 기본적인 모바일 네트워크의 재능조차 없는 제품에서 모바일 퍼스트를 말하는 것은 분명 무리지만, 한국MS의 능력으로 이 문제를 극복하는 것은 어렵다. 노키아의 스마트폰 사업부를 직접 인수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름으로 값싸게 내놓기 시작한 스마트폰을 한국에 내놓기 위한 진행이 없으니 그와 관련된 전문 인력이나 어떤 활동도 찾아볼 수 없다. 국내 스마트폰에 MS의 번들 소프트웨어가 포함된다는 소식은 들리지만, 그것은 한국MS나 윈도10 모바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다. 윈도10 모바일을 직접 올릴 수 있는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 한 윈도10 사업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일들이다.
문제는 이 상황을 돌파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PC나 노트북, 또는 태블릿처럼 전통적으로 윈도를 써왔던 시장에서 윈도 10을 이용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고 더 다양한 환경으로 확장할 수 있지만 이들 시장에서 MS의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끼워 넣으려니 이가 제대로 맞지 않는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의 재능을 가진 장치 없이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수행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지만, 적어도 이 부분에서 한가지는 확실하다. 우리나라는 MS가 펴고 잇는 모바일 퍼스트 전략의 수행 기지는 아니라는 점이다. 윈도10의 확실한 시장이기는 해도 모바일은 포기했다.
저도 윈도우폰(루미아 2세대계열)을 사용중이지만 앱개발자들에게 수익은 많이 안날겁니다. 한국인 윈도우폰개발자 수도 적고….마소가 안드,IOS에 이은 3위자리를 굳건히 수성할려면 모바일도 노력해야겠네요!
노력은 많이 해야 하는데, 한국은 찬밥이라서요. 실타래가 심하게 꼬였는데 어디부터 풀어야 할지 찾지 못할 지경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