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패드 X300의 실물을 보고 나니 앞으로 X300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 무척 기대됩니다. 어제(3월5일) 오전 11시 무교동 파이낸스 센터에서 있었던 레노버 기자 간담회에서 공개된 레노버 싱크패드 X300을 직접 만져보고 설명을 들으면서 그 기술력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더군요. 언제나처럼 ‘멋대가리’ 하나 없는 투박한 모양새지만, 묵직하고 단단한 겉모습과 더 튼튼한 내부 설계와 재질의 조합해 얇은 싱크패드를 만들어 냈으니 기대를 걸만한 듯 싶었습니다.
초경량, 초박형 33.8cm(13.3인치) 노트북 대열에 합류한 싱크패드 X300은 사실 앞서 나온 맥북 에어와 같은 선상에서 비교되기도 합니다만, 지향점이나 세부 제원에서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싱크패드 X300이 훨씬 사무적인 느낌이고, 맥북 에어는 가볍게 즐기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아무튼 싱크패드 X300은 이런저런 게 빠져서 아쉽다느니 하는 소리는 듣지 않도록 종전 노트북의 모든 요소를 잘 압축해 넣었고 튼튼하게 설계한 것이 돋보였습니다.
맥북 에어(0.4~19.4mm)에 비하면 두껍지만(18.6~23.4mm), 제법 가볍습니다. 광학 드라이브를 포함한 무게가 1.42kg, 광학 드라이브를 빼면 1.33kg(맥북 에어는 1.36kg)입니다. 33.8cm 화면은 1,440×900으로 표시하고 백라이트 LED를 써 상판 두께를 좀더 얇게 만들었습니다. 너무 촘촘한 느낌이 들지만 그만큼 한 화면에 많은 정보를 보여주는 데바 밝긴 해도 무반사 코팅이 되어 있어 눈이 피로하지는 않습니다. 7mm 두께의 DVD 멀티 드라이브가 달려 있지만, 언제든지 이를 빼고 보조 배터리를 붙일 수 있고요. 보조 배터리와 확장형 배터리를 모두 붙이면 무게가 1.59kg으로 느는 대신 최대 10시간 동안 쓸 수 있습니다. 업무 시간 동안 배터리 충전은 안해도 되는 셈이지요.
저장 장치로 64GB SSD를 넣었습니다. 삼성에서 공급한 SSD로 추정됩니다만, 확실치는 않고요. 120GB 하드디스크 모델은 다음 분기때 들여온다고 합니다. 기가비트 랜과 블루투스는 물론 3개 안테나가 모두 입출력에 관여하는 802.11n 무선 랜, 곧 규격을 확정할 UWB, WWAN, WiMAX, GPS 모듈까지 다 갖췄습니다. 그러고보니 WWAN을 우리나라 어느 통신사에서 쓸 수 있는지 안물었군요. 3개의 USB와 1개의 익스프레스/34 슬롯, 미니 PCIe 2개, 130만 화소 카메라, 잡음 감소 마이크, D-Sub 단자 등이 포함됐고, 지문 인식기와 CSS(TPM 1.2) 보안 칩이 붙어 있습니다. 램은 1GB, 모듈 형태라 4GB까지 확장 됩니다. 옵션으로는 USB 모뎀과 포트 리플리케이터가 있고요. 제원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네요. ^^ 아, 키보드의 촉감도 놓고 누르는 느낌도 부드럽고요. 맥북 에어는 똑똑 끊기는 맛이 있었는데, 싱크패드 X300은 스르르 눌러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 X300에 넣은 인텔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잠깐 하겠습니다. 맥북 에어가 발표될 당시 인텔은 종전 코어 2 듀오보다 작게 만든 CPU를 포함한 칩셋 패키지를 공급했습니다. 이와 같은 패키지가 레노버에도 공급됐고 X300을 만드는 데에 쓰였습니다. 플랫폼 구성은 산타로사와 같지만 크기를 60% 정도 줄인 이 패키지는 ‘산타 요네즈'(Santa Ynez)이라고 부릅니다. 산타 요네즈는 대량 생산이 아니라 레노버나 애플처럼 슬림 노트북을 만드는 특정 제조사에만 공급되고 있어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지요. X300과 맥북 에어는 플랫폼 구성은 같지만 CPU는 다릅니다. 에어는 1.6GHz와 1.8GHz, X300은 1.2GHz을 씁니다. 클록은 에어가 더 높으나 소비 전력이 그만큼 더 많습니다. 에어는 20와트, X300은 12와트입니다. 인텔 코리아에 확인해보니 X300에 쓰인 모델만 저전력 모델(SL7100)이라고 하더군요.
더불어 눈길을 끄는 것은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을 쓴 점입니다. 덕분에 LCD 부분이 잘 휘지도 않고 강한 충격에도 부서지거나 하지 않습니다. 아래 부분에도 알루미늄 합금으로 골격을 만들어 충격에도 찌그러지지 않게 버텨 줍니다. 또한 버튼 하나로 응급 복구나 보안쪽의 강화된 씽크밴티지 기능을 그대로 쓸 수 있는 것도 싱크패드만의 특징이겠지요. SSD와 함께 튼튼한 포장재와 뼈대, 관리 솔루션이 합쳐져 낙하 충격 같은 외적 요소에 의해 노트북이 부서지거나 데이터가 날아갈 걱정을 덜 수 있는 게 싱크패드 X300의 자랑 거리가 아닐까 합니다.
일단 성능 판단은 뒤로 미루겠습니다. 오랫 동안 써봤거나 테스트를 한 것은 아니고 짧은 시간 동안 만져본 느낌 뿐이니 성능이 이렇다 저렇가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낮은 클럭의 CPU와 1GB 램만은 썩 만족스러운 구성은 아닌 듯 보입니다만, 워크스테이션이 아닌 휴대하기 좋은 업무용 노트북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탐색해야 할 것 같네요. 운영체제는 윈도 비스타 얼티밋과 비스타 비즈니스, 윈도 XP(모두 32비트 버전) 중에 고를 수 있고, CPU 온도가 40도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설계한 까닭에 저온 화상 문제는 걱정안해도 된다더군요.
값은 광학 드라이브까지 끼워 3백30만원(부가세 포함)입니다. 하드디스크 버전은 아직 없고 광학 드라이브를 뺀 버전은 아직 값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이쯤되면 많은 분들이 “헉!” 놀라면서 “SSD를 넣은 맥북 에어보다 비싸잖앗!”이라고 소리칠 것입니다. 저도 300만 원이 넘는 값이 결코 싸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300만 원짜리 맥북 에어의 구성과 견주었을 때 무조건 비싸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싶더군요. 저 위에 나열한 제원만 쭉 나열해도 에어와 많은 차이를 보일 것입니다. 다만 한국 레노버는 싱크패드 X300 비싸다는 점을 의식해서인지 280~300만 원 초반대에 값을 정할 것이라고 애둘러 표현했는데, 하드디스크 버전이 나오기 전까지 값을 내릴 것 같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싱크패드 X300은 값으로는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튼튼하고 안전한 노트북을 써야하는 기업이라면 흘겨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 노트북 시장에서 기술력을 보여주는 노트북으로서 손색은 없는데, 어제 발표회에서 보여준 자신감만큼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 두고보도록 하죠.
요즘 초박형 노트북에 관심이 많은데…
돈이 없네요 ㅎㅎ;;
저도 없어요. 새로운 게 나오면 늘 침만 삼키죠. ^^
한국레노버에 WWAN과 관련하여 다시 확인해보니 아쉽게도 아직 한국에서 WWAN관련 표준화가 안되어서 서비스는 안된다고 합니다. 곧 사용가능한 날이 오지 않을까요? ^^;
ㅎㅎ 네.. 허나 와이브로나 HSDPA 모듈을 바꿔서 넣을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만~
….가격에서 좌절이네요..
뭐.. 맥북 에어도 그랬었지요. ^^
왜 우리는 한국에 산다는 죄(?)로 이렇게 비싸게 사야할까요. 레노버에서 CPP라는 링크를 잘 타고 들어가면 세금포함해서도 2500불이면 살 수 있습니다 (대부분 이렇게 사는 것 같더군요). 어떤 분께서는 일단 구입하고 SSD만 따로 팔아서 가격을 아끼라는 조언도 🙂 그런뒤 SSD가 가격이 떨어지면 다시 달아보라는 이야기도 하네요. HDD가 들어간 제품이라면 1,500불에도 가능해보입니다. 하나 아쉬운 것은 USB 하나를 버리고 그 자리에 SD 카드 리더기가 있었으면 하는 점입니다. 외국쪽 사용자 게시판을 봐도 선뜻 사겠다는 사람은 잘 안보이네요.
SSD만 파는도 나쁘진 않은 방법인 듯 싶은데요? ^^
우리나라에서 비싸게 파는 이유가 많겠지만, 무엇보다 싸게 팔만한 시장성을 갖추지 않았다는 데 있겠지요. 시장의 규모를 구성하는 여러 요인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게 크다고 봅니다. 싱크패드 X300 같은 리딩 엣지 제품들은 일반적으로 많은 구매를 유도할 수 없는 제품이기도 하고요.
오오..좋구나 하다가 가격에서 허걱.
디자인은 참 좋군요.
근데 SSD에 FDE가 들어가면 퍼포먼스가 HDD와 다름없이 떨어지는군요.
Full Disk Encryption이 필요한 사람들이란?
역시나 값에서 허걱 이군요. ^^
FDE는 데이터 보안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나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최강이기는 하나 가격에서 에라이~
^^;
전 역시 학생이기에 맥북 공기와 생각패드를 고르라고하면 맥북 공기를 고를 것 같군요.
가격 자체는 구성으로 봤을때 공기보다 싼 것 같습니다.
네, 구성에서는 에어보다는 쌉니다만, 그래도 학생에 맞는 감각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요. ^^
죄송합니다만 글과 상관없는 질문하나 드릴게요.. 사진에 있는 블로그 마크 넣을때 어떤 프로그램 사용하시나요?
그냥 포토샵에서 작업합니다. ^^;
(댓글이 중복된 듯 싶은데, 하나 삭제하겠습니다.)
아, 칫솔님께서 자세하게 포스팅해주셨네요.
요즘 그럴싸한 노트북이 보이지 않았는데, 이 X300이 눈길을 잡더군요.
오랜만에 씽크패드의 명기가 나오는 건 아닌가..싶네요..^^
여담이지만, 알게 모르게 예전 IBM 색깔은 없어지는 것 같네요.
그 말은 곧 무언가 부족하다..라는 말인데, 저도 느낌만 그러하고, 설명할 수가 없네요.
SSD만으로 나오는 노트북들은 모두 웰컴입니다..ㅎㅎ”
그래야 SSD 가격이 얼른 내려가겠지요?ㅋㅋ”
IBM 로고를 뗐으니까 당연히 색깔이 없어질 수밖에. ^^
SSD를 많이 만든다고 값이 낮아지지는 않는답니다. 낸드 플래시 단가가 워낙 높기에… -.ㅡㅋ
또 그런가요..?
그래도 한편으로는 보급이 많이 되고, 더불어 생산이 많이 되어야 조금이라도 더 빨리 떨어질 것 같은데..
뭐, 많은 기대는 하지 않고 멀리 보고 있기는 합니다..^^
(멀리 본다기보다는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지만요..;;ㅋㅋ”)
낸드 자체가 많이 생산되어야 한답니다. 생산보다 수요가 더 많으니 값이 쉽게 떨어지지 않지요. ^^
역시..튼튼하게 생겼군요… 그리고 비싸구요..–;;
중국에 팔려도 계속 비싼 가격을 유지하다니…분명 제작 단가는 훨씬 낮아졌을텐데 말이죠..^^;;
(SSD때문에 저 가격인걸까요?;; )
재미있는 사실은 싱크패드는 일본에서 디자인합니다. 야마토 연구소에서요. ^^
(이러다 야마토 우주 전함 한 척 나오는 게 아닌지…)
전 오늘 선불 받았답니다 이렇게 좋은 노트북인지 몰랐네요
아.. 미리 돈 땡겨 받은게 아니고, 선물 받으신 거죠? ^^ 부럽습니다~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져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