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에 날아가기 전 공개된 기어S를 봤을 때 일단 사진으로 만듦새를 짐작하는 건 힘들었다. 2인치 화면이 과연 손목 위에서 얼마나 크게 보일 것인지 짐작하기 힘든 데다 착용감과 휘어진 화면의 가독성, GUI 환경 등 앞서 나왔던 여러 기어와 비교하는 게 쉽지 않은 탓이다. 더구나 갤럭시 시리즈들과 연동해 쓰면서도 단독으로 3G 통화가 가능하다는 말은 기어S가 여전히 스마트폰과 함께 쓰는 앱세서리면서도 통화를 구현할 수 있는 또 다른 기술이 반영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기어S가 스마트폰처럼 단독으로 개통되어 쓰는 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대부분은 이렇게 해석하지 않고 있던 상황이다.
언팩 행사장에서 기어 S를 보니 생각보다 화면이 더 크게 보인 것은 사실이다. 물론 큰 화면은 비교적 밝고 글자는 시원하게 보이는 점에선 장점이다. 다만 화면 크기에 따라 모든 형태가 달라지는 터라, 결국 손목에 찼을 때 큰 화면 효과가 너무 강하게 나타나는 건 아닐지 걱정을 미리 불러오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듯하다. 다만 그런 걱정이 단순한 걱정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손목이 가늘었던 여성의 손목에 채워진 기어S를 봤을 때 화면부보다 폭이 넓었던 시계줄 부분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데, 그만큼 제품이 더 커보이는 효과가 있던 탓이다. 지난 해 기어를 처름 공개할 때는 제품 자체가 두툼했던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있던 반면, 이번에는 폭이 넓은 손목줄은 고민이다. 일단 그 걱정거리는 여기서 접어 두자.
기어S의 화면은 휘어 있다. 손목에 휘어짐에 맞춰 아래쪽도 살짝 휘어진 상태다. 기어S를 보는 각도를 감안하면 화면 위쪽이 뒤로 약간 기울어진 게 불편할 수도 있으나 기어S를 이용하는 데 아주 큰 지장을 주진 않는다. 큰 화면 덕분에 글자는 물론 그림까지 넉넉하게 표현할 만큼 넓고 시원하다. 스마트폰으로 보면 작은 크기지만, 손목 위의 화면이라면 너무 크게 보일 수도 있다.
기어S의 GUI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앞서 기어를 쓴 이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조작할 수 있다. 처음 기어를 봤을 때에 비하면 반응 속도도 더 빨라졌다. 단지 기어S는 큰 화면을 이용하는 위젯 중심으로 작동한다. 종전 기어가 화면을 양옆으로 움직여 실행할 앱을 찾은 것과 다르게 기어S는 화면을 양옆으로 움직이면 결과를 바로 볼 수 있는 위젯들이 표시된다. 앱은 화면 아래에서 위로 올리면 되는데, 특정 영역을 터치한 채 위로 밀어 올려야 앱 화면이 뜨는 점에서 조작의 불편을 느낄 수도 있다. 아마 이 점은 기어 S를 출시할 때쯤 고쳐질 듯하다.
기어S는 다른 기어와 마찬가지로 결코 단독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의 관리는 스마트폰을 통해야 한다. 연동한 스마트폰의 시스템 언어에 따라 기어S의 표시 언어도 고정되고 기어S용 앱을 내려 받거나 삭제하는 것 역시 스마트폰에 설치한 기어S 매니저에서 해야만 한다. 물론 3G 통화가 가능하다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 이야기를 기어S가 완전한 독립형 장치라는 의미는 아니다. 스마트폰을 허브로 활용하는 개념에 잘 접근하고 있는 장치일 뿐이다.
기어와 비교하면 기어S의 앱생태계가 좀더 나아진 것은 확실해 보인다. 3G와 GPS를 골고루 담은 때문인지 몰라도 위치 정보를 활용하는 앱이 늘었다. 나이키도 기어S용 앱을 선보였고 김기사 같은 내비 앱도 기어S에서 작동한다. 기어 S와 기어 서클의 조합이면 운동용으로도 좋은 조합이 될 듯하다.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이용자가 수신해야 할 정보를 놓치지 않게 하는 점에서 좀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단지 걱정되는 것은 너무 현실적인 손목줄. 스마트폰을 허브로 쓰는 장치의 컨셉은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지만, 현실적인 만듦새는 약간 고민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크기에 비하면 놀라울 만큼 가볍다는 게 아이러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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