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맨드 앤 컨커 3 데모가 요즘 이슈가 됐군요. 하기야 2003년 제너럴 이후 4년만에 나오는 시리즈 물이니 기대감도 크고 그동안 RTS에 목말랐던 마니아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으니 데모 버전을 통해 그 모습을 미리 경험해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커맨드 앤 컨커가 벌써 10년이 넘게 이어온 시리즈가 됐군요. 중간에 액션 장르로 외도도 있었지만, 그래도 실시간 전략 장르로 돌아왔습니다. 커맨드 앤 컨커의 역사를 잠깐 살펴볼까요?
1995년 8월 Command & Conquer
1996년 4월 Command & Conquer The Covert Operations(확장팩)
1996년 10월 Command & Conquer Red Alert
1997년 3월 Command & Conquer Red Alert Counterstrike(확장팩)
1997년 9월 Command & Conquer Red Alert The Aftermath(확장팩)
1999년 8월 Command & Conquer Tiberian Sun
2000년 2월 Command & Conquer Tiberian Sun Firestorm(확장팩)
2000년 10월 Command & Conquer Red Alert 2
2001년 10월 Command & Conquer Yuri’s Revenge(확장팩)
2002년 2월 Command & Conquer Renegade(3D)
2003년 2월 Command & Conquer Generals
2003년 9월 Command & Conquer Generals Zero Hour(확장팩)
그런데 커맨드 앤 컨커 3라는 제목을 달고 보니 조금 뜬금없긴 합니다. 커맨드 앤 컨커 2라는 제목으로 나온 적이 없기에 말이죠. 커맨드 앤 컨커, 적색 경보, 티베리안 선, 적색 경보 2, 제너럴스까지 전부 본편인지라… 부제로 보면 티베리안 선이 커맨드 앤 컨커 2일텐데 억지로 찾는 것도 좀 그렇긴 하네요.
C&C 3의 데모 버전을 다운로드 하는 게 쉽지는 않더군요. 1.18GB나 되는 용량에 느려터진 양키 서버로부터 다운받다가 결국 포기하고 주성치님 충고 대로 웹하드 통해서 받아서 깔았습니다.
게임을 실행하고 첫 데모를 보니 또 헐리우드 배우를 잔뜩 데려다 놨더군요. 티베리안 선에는 마이클 빈(더 록의 진압군 대장 릭 앤더슨)과 제임스 얼 존슨 등 그쪽(헐리웃 영화판)에서는 알려진 배우를 쓰더니, 이번에도 마이클 아이언사이드(스타십 트루퍼스)나 그레이스 박(배틀스타 갤럭티카)이 눈에 띕니다.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에서 랜도 역을 맡은 빌리 디 윌리암스도 잠깐 스쳐 지나갔고, 로스트의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조쉬 할로웨이도 NOD쪽 정보 장교로 등장한다더군요. 역시나…
아.. 케인은 이전시리즈부터 쭈욱 그 역을 맡은 제임스 조 쿠칸이 그대로… -.ㅡa 위 사진의 왼쪽은 티베리안 선, 오른쪽은 이번 티베리안 전쟁의 조 쿠칸의 모습입니다. 케인 없는 C&C는 ‘앙꼬 없는 찐빵’ 같기에 또 돌아오기는 했는데… 이놈 진짜일까요? 자꾸 복제인간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분명 마지막 미션 때마다 죽이고 죽였던 것 같은데 언제나 시체를 찾지 못했다고 했지요. 이번에도 안죽으면 C&C 4편 나오는 걸로 알면 될까요?
옵션 만지고 난 다음 트래이닝과 프롤로그, GDI 데모 미션, 스커미시 등 데모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했습니다. 이전에 데모 평을 하신 다른 분들처럼 섬세하고 화려해졌습니다. 3D 모델과 전장 곳곳에서 눈을 즐겁게 해주는 그래픽 효과는 일품이군요. 비행기 날아갈 때의 엔진 열기 탓에 일그러지는 부분까지도 자세히 그려놓았습니다. 그런데 이거 웬만한 시스템에서 잘 돌아갈까 모르겠습니다. 완전 3D의 압박이라…
3D 전장이라 시점 컨트롤을 맘대로 바꿀 수 있지만, 적응이 안된 탓인지 게임을 하다가 시점 바꿔서 진행하는 게 쉽지는 않더군요. 줌과 회전 컨트롤은 워크래프트 3와 왠지 닮았다는… 부서진 건물을 줌으로 당겨보니 오호~ 건물 안쪽의 층층이 다 보일 정도로 세세하게 그려놨네요. 단지 전투 중에 이거 감상할 시간 있을까 모르겠습니다만..
기계 유닛이 아닌 일반 보병 유닛은 개별 컨트롤 대신 2~5명을 묶은 소대 컨트롤로 바뀌어 있더군요. 한번 생산하면 한꺼번에 2~5 유닛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싸울 때는 따로따로 죽습니다. 그런데 보병을 써서 아기자기한 전술을 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GDI 보병 유닛 중에 스나이퍼나 NOD의 스텔스 유닛으로 적 기지에 대한 공습 유도나 암살 등을 할 수 있긴 했는데, C&C가 언제나 물량 공세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는 터라… 아무래도 이온 캐논 같은 일타 삼십피 같은 무기를 요긴하게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음.. 그나마 이번에는 티베리움의 서식 범위가 좁고 그 양이 얼마 되지 않아 멀티는 거의 필수일 듯하고 기지 확장이나 전력에 대한 부분도 좀더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커미시의 도시전을 하다보니 빈 건물을 점령해 진지를 구축하고 다가오는 적을 막는 것도 더 중요해진 것 같고요.
그런데 느린 게임 속도는 C&C의 특징으로 굳어지는 걸까요. 진행 속도가 조금 답답하긴 합니다. 이왕 3D로 만든 것이니 산구릉이나 언덕처럼 좀더 높낮이가 뚜렷한 지형이 있었으면 유닛 활용도도 높아졌을텐데.. 지형에 대해서는 정식 버전이 나와봐야 제대로 알 수 있겠네요.
개인적으로는 기대하는 게임입니다. C&C 자체를 좋아해서가 이유겠지요. 예전의 명성도 중요하지만 이 시리즈 만의 이야기나 구성만으로도 마니아들은 좋아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스타처럼 속도와 전략적인 즐거움은 덜해도 마지막에 언제나 물량으로 쓸어버릴 때의 통쾌함이 C&C의 매력이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그래픽이나 시스템적인 발전보다는 많이 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좀더 더해줬으면 싶습니다. 아무래도 게임은 함께 즐겨야 맛이나니까요.
chitsol 회원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에 링크가 되었습니다.
스타가 전국을 휩쓸 때에도 꿋꿋히 타선을 하며 케인 만세를 외쳤던 저로써는 이번에는 제발 대박이 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근데… 컴퓨터 아무래도 바꿔야 할 듯 합니다. 저 압박스런 3D를 견디려면 말이죠.
이녁님. 아직 C&C 마니아가 많이 남은 것 같아 기쁘네요. C&C 3는 저 사양에서도 최적화되었다고 합니다. 태터툴즈로 바꿔서 올리기 전에 이 글을 올렸던 곳에 그같은 댓글이 있었습니다. 링크를 걸테니 참고참아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http://www.dailygamenews.com/archives/2007/03/다시_돌아온_cc_3_마니아의_기대치는_채워졌을까.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