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TV플러스 짧은 소감

다음이 스마트TV 사업을 하면서 처음 내놓은 제품이 ‘다음TV플러스'(DAUM TV Plus)라는 셋톱 박스입니다. 다음TV라는 다음의 자회사를 통해서 서비스하는 스마트TV 플랫폼 ‘다음TV’를 즐길 수 있는 외장형 장치가 바로 다음TV플러스지요. 이용자가 다음TV를 몰라도 상관 없습니다. 어차피 이용자가 다음TV를 알고 써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다음TV 플러스를 다룰 줄 알면 자연스럽게 다음TV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니까요.

지난 며칠 동안 다음TV 플러스를 집에 설치해 써봤습니다. 다음TV 플러스의 기능에 대해선 쇼케이스에서 적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저와 같은 이용자에게 필요한 가치를 주느냐가 중요하기에 일단 시간이 날 때마다 써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이용시간이 많지 않다 보니 지금 아주 자세한 이야기는 하기 어렵겠네요. 다음TV 플러스에 대한 좀더 깊이 있는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일단 며칠 동안 써본 느낌만 짧게 정리해 봅니다.(참고로 구글TV와 비교도 다음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정육면체의 작은 크기

다음TV플러스 사용기, 다음TV플러스 리뷰
일단 다음TV 플러스는 네모난 플라스틱 저금통 크기만한 정육면체 형태로 생겼습니다. 손바닥에 올려놓고도 남을 크기지요. 바닥 재질은 미끈거리지 않고 밀착되도록 만들었고, 각 면은 고광택 재질입니다. 전원 케이블을 꽂으면 앞쪽 DAUM이라는 작은 글자에 파란 불이 들어옵니다만, 아주 밝지는 않더라도 어두운 곳에서는 그 불빛이 방해될 수 있는 만큼 끌 수 있는 옵션이 필요할 듯 싶군요.

연결은 쉬울까?

다음TV플러스 사용기, 다음TV플러스 리뷰

뒤쪽에 연결 단자가 많지만 실제로 연결하는 것은 몇 개 안됩니다. TV 케이블과 HDMI 케이블, 전원 케이블 정도지요. 랜 케이블이나 광출력 케이블까지 꼭 꽂을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내장 된 무선 랜으로 공유기에 무선으로 붙이면 되고 광출력까지 연결할 환경을 갖춘 집이 많지는 않으니까요. 그런데 유선 연결이 그리 까다롭지는 않지만, 기계에 자신 없는 분들에게 이 연결마저도 무척 복잡할 수도 있겠네요. TV 안테나 케이블을 연결해야지, HDMI 단자와 케이블을 연결해야지, TV 세팅해야지… 네, 사람에 따라서 까다로울 수 있어요. ㅋ

설정은 단순한데…

다음TV플러스 사용기, 다음TV플러스 리뷰
다음TV플러스를 연결한 HDMI로 TV 출력 설정을 바꿔줍니다. 케이블을 연결하고 리모컨의 전원 버튼을 누르면 첫 설정에 들어갑니다. 여기서 해야 할 작업은 채널 설정과 네트워크를 잡아주는 일인데, 스마트폰을 자주 쓰는 분들에게 큰 어려움은 없을 수준입니다. 다만 채널 잡는 속도가 느려서 좀 지루하긴 하고, 무선 랜을 잡는 것도 모르는 이들에게 무선 랜 설정에서 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네요.

그냥 TV?

다음TV플러스 사용기, 다음TV플러스 리뷰
설정을 모두 끝내고 보니 곧바로 TV 화면이 크게 나옵니다. 아파트 단지 내 공청 시설로 공중파 HD를 보아 왔는데 전혀 문제는 없더군요. 쇼케이스에서 케이블도 별 문제 없이 수신 가능하다지만, 제가 테스트할 환경은 아니라 이 부분은 패스. 화질은 TV로 보던 것보다 감마 값이 높은지 검은 색이 좀 다른 느낌으로 나타나 TV에서 HDMI의 화질 설정으로 보정했습니다. TV 채널과 음량 조절은 TV 리모컨으로 모두 가능하고, 조금 단순하면서도 답답한 작업만 하면 다음TV플러스의 리모컨으로 TV 자체를 켜고 끌 수 있습니다.

조작은 편하네

다음TV플러스 사용기, 다음TV플러스 리뷰
다음TV 플러스는 작은 리모컨으로 다룰 수 있는데, 대부분의 기능은 리모컨 상단부에 있는 플릭패드와 방향 버튼으로만 조작합니다. 플릭 패드를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밀면 컨텐츠 메뉴가 즉각 나타나고 방향 버튼으로 선택한 뒤 확인 버튼을 누르면 재생되지요. 홈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방송 화면으로 탈출하네요. 방송 화면 위에 뜨는 이 메뉴의 움직임이 매우 좋고 시원시원합니다. 일단 움직이는 반응 속도는 합격점. 하지만 뒤쪽에 방영되는 방송 화면을 가리는 UI는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선별 영상은 아직 부족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린이를 위한 영상들
지금 다음TV 플러스에서 볼 수 있는 컨텐츠는 어린이들을 위한 컨텐츠와 스포츠, VOD 입니다. 일단 어린이 컨텐츠는 제법 괜찮은 반면 스포츠와 VOD는 많이 모자랍니다. 뽀로로, 꼬마버스 타요 같은 10여개가 넘는 어린이용 컨텐츠를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 볼 수 있는 점은 좋더군요. 또한 일부 컨텐츠는 다국어 서비스를 하고 있는 점도 칭찬할 만합니다. 아마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좋을 듯하고요. 하지만 상대적으로 스포츠나 VOD 등 성인 컨텐츠가 너무 적습니다. 외국 축구의 골 장면 모음, 골프 영상 등 화질은 좋지만, 야구를 비롯한 스포츠 종목의 다양성이 너무 적고, VOD 역시 실제 주문형 비디오라고 할 수 없는 영상만 있더군요.
무선 랜을 통해 영상을 불러오는 시간은 4초 남짓. 모두가 풀HD 화질은 아니지만, 대체로 고품질 영상이라 대형TV에서 볼 때 크게 문제될 것으로 보이진 않았습니다. 이런 품질의 컨텐츠가 필요한 것은 분명한 듯 싶군요.

응용 프로그램도 모자라

다음TV플러스 사용기, 다음TV플러스 리뷰

응용 프로그램도 아직은 넉넉한 편은 아닙니다. 서버로 쓰는 PC의 데이터를 가져오는 마이뷰, 다음 클라우드, TV 팟, USB 재생 등 6개 정도의 기본 앱이 있는데, 다음 클라우드를 빼면 마음에 드는 앱이 없군요. 에브리온TV나 티빙 같은 써드파티 앱이 없는 탓도 있지만, 다음TV 플러스가 주변 환경을 TV로 연결하는 강점을 살리지 못하는 게 더 안타깝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좀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지요.

검색과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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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브라우저
다음TV 플러스의 리모컨의 마이크 버튼을 누르고 말을 하면 그 키워드를 인식해 검색을 합니다. 인식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마이크 UI가 방송을 가리는 게 좀 거슬리네요. 검색 상단에 TV팟 동영상을 먼저 배치한 건 잘했지만, 동영상 화질이 낮더군요. 또한 원하는 동영상, 특히 K-POP이나 최근 이슈와 관련된 동영상이 부족했습니다.
인터넷 브라우징은 핵심 기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기능도 아닌데 생각보다는 부실합니다. 아무래도 영상 재생을 중심에 놓은 컨셉의 장치여서 그런지 다른 기능은 좀 약한 느낌일까요? 현재의 다음TV 플러스의 컴퓨팅 파워로는 브라우징 환경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 같더군요. 다만 확인 버튼 위의 광학식 마우스를 이용, 커서를 조작하기 때문에 조작은 쉽습니다. 플래시는 작동하지만, 크게 기대할 정도는 아니고, 유투브에서는 소리만 들립니다.

쉬운 조작, 컨텐츠는 부족

다음TV 플러스는 며칠 전에 출시된 제품이지만, 현 시점의 평가는 이렇게 한 줄로 줄일 수 있을 것 같네요.

“하드웨어와 인터페이스의 완성도는 높지만, 컨텐츠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안드로이드 OS를 쓰면서 시스템 충돌 같은 문제를 보이지 않고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어서 다행(?)이라 여겼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컨텐츠. 아무리 시작이라지만, 영상 큐레이션 중심의 스마트TV 플랫폼을 지향하는 다음TV에는 정말 큰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화질과 컨텐츠 내용까지 겸비한 고품질 컨텐츠의 큐레이션은 단순히 다음TV의 문제가 아니라 TV팟 플랫폼과 컨텐츠 제공자 정책까지도 영향을 미칠 문제로 보이는군요. 컨텐츠 문제를 떠나 다음TV플러스가 가진 자잘한 이용자 경험적 측면의 문제점도 있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다루겠습니다.

덧붙임 #

1. 요즘 골프에 관심이 있다보니 다음TV플러스의 100일간 100타에 도전하기 같은 영상을 틈틈히 봤습니다. 결국 이 같은 개인 관심사를 영상으로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그 숙제를 잘 풀어야겠군요.
다음TV플러스 사용기, 다음TV플러스 리뷰
2. 케이블과 리모컨을 한 상자에 담아 놓았는데, 가격대비 좀 싼티가 나는군요.

3. 리모컨을 뒤집으면 쿼티 키패드가 있습니다. 예쁘게 생겼고 급할 때 쓸만하더군요. 가볍게 눌리지 않는 터라 빠른 입력은 좀 어렵습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8 Comments

  1. 그때그남자
    2012년 4월 30일
    Reply

    브라우저 설정에서 플래시 체크해보세요. 유투브 영상 나옵니다. 다만 480p 정도로 했을 땐 그런대로 재생되지만 702p로만 변경해도 거의 멎어있더군요. 하드웨어 스펙이 낮아서인지..
    유트부 같은건 어차피 별도의 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것입니다. 브라우저에서 들어가긴 좀 번거롭죠.

    • 칫솔
      2012년 5월 7일
      Reply

      저는 해상도를 바꾸지 않아도 그냥 소리만 나고 재생이 되지 않더군요. 흠… 그나저나 앱으로 나오면 좋겠지만, 유투브와 다음의 정책도 부딪칠 듯하고 무엇보다 유투브 고품질 트래픽이면 인터넷 업체들이 딴지를 걸기도 쉬울 듯 하고요.

  2. 2012년 5월 2일
    Reply

    악!

    정말 오랜만에 부러운걸 얻으셨군요~
    어떤 제품인지 궁금굼금~

    짧은 소감말고 ‘긴 소감’ 부탁드려요 ㅋ

    • 칫솔
      2012년 5월 7일
      Reply

      긴 소감은 역시 좀더 오래 써봐야 할 듯 싶음… 짧은 시간인데 벌써 추가된 것도 많더라고~

  3. 2012년 5월 6일
    Reply

    나오지 않은 은은한 다음로고와 쿼티 키보드가 더 관심이 가는건 왜일까요? ㅋㅋㅋ
    아무튼 물건 자체는 잘 나온것 같네요

    • 칫솔
      2012년 5월 7일
      Reply

      네, 하드웨어는 그리 나빠보이진 않더군요. ^^

  4. 2012년 8월 19일
    Reply

    안녕하세요, 칫솔님
    저는 지금 ux디자인 스쿨에 다니는 이아름이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수업 과정중에 결과물로 다음TV+ 2.0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진행중인데요.

    이에 인터뷰가 가능한지 문의드립니다.
    인터뷰 시간은 1시간입니다. 긴시간이지만 조금만 시간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인터뷰 내용은 소중한 참고자료가 되어서 다음TV측에도 전달할 예정입니다. (실제로 다음TV측과 인터뷰도 끝낸 상태입니다.)

    인터뷰 장소로 가장 좋은 곳은 님의 집에서 다음TV+를 이용하면서 진행하는 것이고,
    자택 방문이 힘드시면 귀하의 집과 가까운 카페나 모임공간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생각입니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있지만 대면 인터뷰가 꼭 필요합니다.
    너무 부담 갖지 마시구요. ux공부하는 학생들이가 그리 어렵지는 않으실겁니다.
    님의 소중한 의견들이 저희에게 큰~~~ 자료가 되서 한번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님의 소중한 시간과 장소는 맞추어서 할예정이구요, 인터뷰할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아름 올림

    연락처 : 010-4219-2235
    블로그 : http://blog.naver.com/dream_ar_t/

    • 칫솔
      2012년 8월 26일
      Reply

      네. 좋은 결과 얻으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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