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주간지 고정칼럼 연재를 위해 지인이 갖고 있던 아이리버 스토리를 두루 다뤄본 적이 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스토리는 아이리버의 두 번째 e북 리더이지요. 첫 번째에 내놓은 것에 비하면 스토리는 전자책으로서 갖춰야 할 여러 재주를 갖춘 것이 눈에 띕니다.
아이리버 스토리는 소설책만한 크기에 얇은 두께를 지닌 작은 화면의 e북 리더입니다. 이 작은 장치 하나에 수만 권의 책을 담을 수 있지요. 거의 도서관 한 채가 이 작은 장치 하나에 들어가는 셈입니다. e북은 실제 책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그냥 문자만 표시되는 게 아니라 진짜 책으로 편집된 내용 그대로 저장한 디지털 파일이라 그림도 담고 있습니다. 디지털의 강점을 살린 오디오 북도 들을 수 있지요. 다만 아직 e북 파일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터라 여러 파일 형식이 존재하는 데, 아이리버 스토리는 지금까지 나온 대부분의 e북을 거의 모두 볼 수 있습니다. 또한 mp3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사전 검색도 할 수 있지요.
사실 기능만 따지면 별 이상이 없는 듯 보이는 스토리를 보면서 과연 이러한 다기능이 e북 리더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인가는 고민이 됩니다. e북 리더는 디지털로 만들어진 파일을 보여주는 장치지만, 그 컨텐츠는 수를 셀 수도 없는 ‘책’입니다. 이미 종이로 인쇄되어 하나의 묶음으로 나왔거나 이를 염두에 두었던 것들이지요.
그런데 e북 리더로 보는 것과 달리 인쇄된 책은 다채로운 아날로그의 감성을 갖고 있습니다. 먼 훗날에 e북만 접하는 세대들은 책이 주는 감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겠지만, 어찌됐든 지금은 책에 대한 강한 향수를 가진 이들이 e북 시장의 고객층입니다. 새 책을 샀을 때 맡을 수 있는 종이와 잉크 냄새, 한 쪽씩 책장을 넘길 때의 장면과 소리를 느끼는 이들이지요. 양장이나 양각 기법으로 만든 입체감이 느껴지는 표지를 만지는 것 조차 소중하게 느끼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만큼 e북 리더는 아날로그식 사용자 경험을 가장 강하게 반영해야 하는 장치입니다.
스토리 뿐만 아니라 이에 앞서 킨들이나 누트를 포함한 여러 e북 리더를 보면 일단 다양한 형식의 디지털 파일을 보여주는 데 급급해 책이 주는 수많은 아날로그 감성을 전달하지 못합니다. 비록 수많은 컨텐츠를 담은 얇고 가벼운 e북 리더도 그 감성을 좇지 못하면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장치로 비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e북 리더는 표시 기술과 유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전기적 자극에 따라 반응하는 e-잉크를 통해 정보 표시와 피로도 극복, 장시간 사용 등 여러 문제를 극복했지요. 실시간으로 컨텐츠를 받아볼 수 있도록 무선 랜이나 3G 등 네트워크를 결합하기도 했습니다. 이것 역시 e북 리더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e북 리더들은 여러 기능을 다루는 데 불편함도 없습니다. 하지만 불편이 없는 장치일 뿐이지 책 같은 감성을 자극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말 e북 리더를 써보면서 꼭 필요하다고 느껴진 것은 두 가지. 향기와 터치입니다. 막 인쇄를 끝낸 따끈따끈한 새 책을 샀을 때의 그 냄새를 맡고 싶습니다. 또한 책을 넘기듯이 화면의 한쪽 끝을 누른 채 손가락을 옮기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것도 필요합니다. 간단한 주문이지만, 해결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도 이같은 감성을 주는 책을 읽는 e북 리더라면 좀더 감성에 접근한 제품이 나왔으면 합니다. 특히 한 번 기억된 향기는 쉽게 잊혀지지 않거든요.
‘책은 꼭 종이로 만들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e-북을 통해 깨지고 있는 중입니다. 언젠가는 저도 볕 좋은 날 그늘 아래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e북을 들고 책을 읽을 날이 올지 모르지요. 단, 책의 향기를 풍기고 터치로 자연스럽게 조작하는 e북이 나왔을 때의 이야기겠지만요. ^^
덧붙임 #
아이리버 스토리는 기본 글자 크기가 작은 게 좀 아쉽더군요. e-잉크를 쓴 화면의 해상도가 좋은 편은 아닌 탓에 글자가 너무 작으면 책을 읽을 때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확대와 축소는 가능하지만, 애초에 보기 좋은 글자 크기를 설정하는 게 더 나을 듯 싶더군요. 또한 컬러 화면이 아닌 터라 선이 또렷하지 않은 요리책처럼 화려한 사진이 많이 들어간 책은 글자 빼고는 제대로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선이나 명암이 뚜렷한 만화나 일반 삽화는 오히려 스토리로 보는 것이 더 편하긴 했습니다. 아직은 숙제가 많네요.
전…솔직히 공짜로 줘도 잘 쓸 수 없다는 거 아닙니까?ㅜㅜ 도대체 눈에 뵈야 말이죠. ^^
그래서 돋보기 모드라는 것을 준비해 뒀더라구요. 글자가 4배까지 커집니다. ^^
멋진 글 잘 보고 가용 ㅎ
행복하고 건강한 하루되세요 ^^
바람나그네님도 멋진 주말 보내세요~ ^^
타이틀에서 향기가 납니다. <책 냄새 나는 e북 리더~~~>
잘 보고 갑니다~~ 멋진 하루 시작하세요~~
저도 향기 마케팅을 좀 해야 할 듯 싶어요~ ^^
이것저것 할꺼없이.. 가격이 너무 비싸서리..ㅠㅠ
맞아요~ 아직은 너무 비싸죠. ^^
이런 기계가 있다는 것조차 오늘 알았네요ㅋㅋㅋㅋ
오~ 그렇다면 이제부터 관심 가져 주신다는 이야기시죠?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요즘 이거저거 시도해 보려는 게 많은데…하지만 가격이 고민스럽네요.
사실 책을 많이 사보는 분들께는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겠지만, 1년에 몇 권 읽지 않는 분들에게는 그닥 도움이 안될거에요~ ^^
저도 저런 기계가 있다는걸 처음 안 것 같네요 ㅎㅎ;
왠지 디자인을 보니까 속을 바꿔버리고 싶은 욕구가…
오홍… 의외로 e북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편이 아니었나봐요~ 전자책 출판 업자들이 고민을 많이 해야겠는데요? ^^
이건 해결책이 확실하죠. 책냄새 향수를 만들어서 모든 이북 뷰어에 뿌리는 겁니다. 핫핫핫.
저는 책 냄새 향수를 본체에 내장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요. ㅋㅋㅋ
e북에 적응하고픈 갈망이….^0^
칫솔님 좋은정보 잘 보고갑니다~
저도 노력해볼까 생각중입니다.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요~ ^^
야..e북 정말 폼나는데요? ^^
지름신이 강림하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가격이 왠만한 넷북수준이어서리…
그러게요. 요즘은 웬만한 제품 가격이 다 넷북 수준인 듯 싶어요~ ^^
좋은 의견이신데요? 생각도 못해봤는데…
흠… 겉 외관을 나무로… 쿨럭 ^^;
나무도 나쁘지 않은데, 내구성은 어떻지요.. ^^
제 생각과 똑 같군요.
정말 아쉬워 했는데 ㅎㅎㅎ
잘 보고 갑니다.
멋진 하루 열어 가시길 바랍니다.
오~ 생각이 통했다니.. 왠지 야릇한데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우연히 보게 된 포스팅. 책 냄새가 나는 e-book. 흡사 초현실적인 감각적 기교가 아닌가? 손 끝에 느껴지는 차가운 문명의 감촉은 어쩔 수 없다 하나 코 끝에 다가오는 찡 하면서도 정감어린 종이 냄새라 하면 이는 필시 효과적인 마케팅이 될 것이며 메인프레임은 못될지언정 호응을 일으키는데엔 효과적이리라. 실질적으로 매출을 일으키는건 이러한 ‘호응’ 이므로 기술, 성능, 효과가 비슷한 e-book 시장이라면 – 크고 작은 차이는 있겠지만 – 이렇듯..
음.. 나무보다는.. 가죽 이나 하드커버로 교체가능하도록 ㅋㅋ
요즘 e북의 보호 케이스가 그런 형태로 나오고 있다죠~ ^^
차별화 측면에서 분명 그런 수요가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전 터치환경에서 킨들과 스탄자, 그리고 클래식스를 읽는데 느낌이 가장 좋은 것은 클래식스입니다. 일단 넘길 때 책장 넘기는 소리가 나고, 바탕화면이 베이지색이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책의 숫자가 제한적이라는 점과 글자를 확대할 수 없는 단점이 있지요.
스탄자는 ebook format 으로 전환이 쉽고, pdf를 전자책으로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좋아하지요. 예전에 적은 글입니다만.. http://gatorlog.com/?p=1255
전 개인적으로 전자책의 미래는 어떤 포맷으로 표준화되는가와 어떻게 DRM을 없앨수 있는가에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여전히 DRM이 있지만, 자기가 산 책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줄 수 있는 반스앤노블의 전자책 리더는 한발짝 더 진화된 모델이라고 보고 싶어요.
향기나는 전자책이 나올 수 있다면, 이런 생각은 어떨까요?
요리책을 읽으면서 요리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향수 광고를 보는데 향수 냄새가 난다.
어린이 그림책에서 동물 냄새가 난다. 등등…. 좀 야한 생각도 나는데 이건 패스,…
아.. 소리에 관한 것을 제가 간과했군요. 사실 책장을 넘기는 소리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봅니다. 더구나 종이의 질에 따라서 책장 넘기는 소리가 다르기 때문에 책을 만드는 컨텐츠 제작자 입장에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보고요.
사실 책을 읽을 때 해상되는 내용의 향기를 맡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은 저도 해봤는데, 전체는 어려워도 사람의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수준이면 좋을 것 같더군요.
그리고 야한 생각은… 사실 디지털 세계에서 신규 서비스를 활성호하는 선도적 장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
예전같았음 무척 탐났겠지만
넷북이 생기고나서는.ㅎㅎ
잘보고갑니다^^
모든 것을 넷북에 올인 하셨군요. ^^
좋은 정보와 자료 감사드리고
감기가 극성입니다 즐거운 시간으로 승리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그렇잖아도 요즘 열심히 면역력 키우는 중입니다. ^^
소니에서 나온 터치에디션prs-600은 칫솔님이 내건 두가지중 하나를 만족시키는 것 같습니다. 향기는 어쩔수 없어도, 마치 책장을 넘기듯 화면을 손가락으로 훑어주면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에 “아거”님이 클래식스를 이야기 하시는데, 이건 아이팟 터치 프로그램 맞죠? UI는 최고인데, 책을 내가 선택해서 추가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뭐 그렇다구요.^^
그렇군요. 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
아날로그 감성을 넣는다면 금상첨화겠네요~요즘 터치 기술이라면 책장 넘기는 듯한 모션 넣는건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향기는..ㅋㅋ조만간 후각까지 만족시켜줄 기술이 나오겠지요!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인간들이 이런 거 못 만들 거라는 생각은 안해요~ ㅋㅋㅋ
새 책을 샀을 때 맡을 수 있는 종이와 잉크 냄새, 한 쪽씩 책장을 넘길 때의 장면과 소리를 느끼는 이들이지요. 양장이나 양각 기법으로 만든 입체감이 느껴지는 표지를 만지는 것 조차 소중하게 느끼는 이들도 많습니다.
제가 이럽니다 ㅋㅋ 뉴욕에서도 아마존에서 나온 킨들 많이 가지고 댕기던데… 얇은거는 정말 .. 모든 제품은 다 이쁜가봅니다 ^^;;;
그건 캐딜락님이 모든 제품을 예쁘게 보기 때문이에요~ ^^
2009년 올해는 가히 ‘이북(e-book)의 해’라고 할만큼 이북(전자북)들이 관심을 받고 또 제품들이 쏟아져나온 해입니다. 아마존의 킨들을 비롯해서 국내에서도 이북들이 몇개 쏟아져나왔죠. 개발된지는 꽤 오래된 대기만성형 시장입니다만 그 폭발력이 과연 터지긴 터질지… 터진다면 올해가 이제 막 부풀기 시작한 해로 생각될 것 같습니다. 이젠 좀 되었지만 소니가 전에 야심차게 내놓았던 전자북, PRS-700 입니다. 클리에부터 소니의 이런 디지털 기..
갖고 다니며 읽기가 편하지만.. 그래도 책장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책이 더 갖고 싶네요.
벽면의 책장을 가득 메운 책들이 주는 뿌듯함이란…
동감입니다. ^^ 그래도 잡지 같은 류의 책들은 책장을 채워두는 것보다 DB로서 존재하는 게 더 좋지 않나 싶습니다~
글자 크기가 적다면 저는 아예 포기해야 할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돋보기 모드가 있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
책 냄새 나는 이북이라~
어쩜 일본에 있을지도…
어찌나 요상한 물건을 만들어내시는지라…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시간 나시면 한번 뒤져봐 주세요~ 흐흐
e북이 편하기야 하겠지만…. 책을 직접사서 한장한장 넘기면서 보는 그런 맛을 줄 수가 없기에….
저는 좀 꺼려지는 기기중에 하나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탓이지만 주변엔 이런 분들이 꽤 있으시더라구요.
책은 넘겨야 제맛이라고 ㅎㅎ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책을 오랫동안 봐왔던 이들은 그러겠지만, 디지털만 접하는 세대들은 그런 감성 조차 없을지도 모릅니다. 고맙습니다. ^^
제가 한번 구동했을때의 느낌은 첫느낌은 놀랍다였습니다. E-ink 디스플레이가 이런거구나..
픽셀이 보이지 않는 다른 개념의 깨끗한 활자. 손으로 만졌을때의 느낌.. 굉장히 놀랍더군요.
칫솔님 말씀처럼 터치의 부재가 조금 아쉽습니다만 제 생각에는 E-ink 디스플레이는 움직이는 그림은
아직 구동이 불가한 것 같습니다..(개인적인 생각) 그리고 백라이트의 부재.. 밝은 빛이 아닌 은은한
노란색 불이 뒤에서 켜진다면(문라이트처럼) 좋을 것 같습니다.. 이 2가지의 아쉬움이 있구요..
E-ink의 최대의 단점은 책볼맛을 깨는 한가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리프레쉬 기능..
한장 넘기면 화면전체가 껌뻑하면서 인상을 찌푸리게 되더군요;;
사실 저는 e북 리더의 화면을 보면서 이질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화면이 느낌이 없어서랄까요? 그나저나 저도 깜빡임 현상은 최대 단점으로 생각하고 있답니다. 저절로 인상이 안좋아지더라구요~ ^^
글 잘 읽었습니다. 블로그에 링크로 걸어둘게요~
네, 링크 공유 고맙습니다. ^^
그러네요. 그런 아날로그적 감각이 덧붙여지면 좋겠군요. 공학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좋은글보고 갑니다^^
사실 사람이 느끼는 감정만 잘 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주말 잘 보내세요. ^^
책 냄새 나는 e북 리더를 만들 수 없을까?.
흥미로운데요 RT ykchoi7님: 차량 제조시에도 일부러 새차 냄새 나는 향을 뿌린다 하더군요. 전자책에는 일부러 오래된 책의 향기를 입히는 방법도 hongss님: 책 냄새 나는 e북 리더를 만들 수 없을까? http://bit.ly/1Xnom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