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요가 11은 윈도8이 출시된 지난 해 10월 말에 선보였던 컨버터블형 노트북이다. 당시 레노버는 요가 11과 더불어 요가 13 등 화면을 뒤집어 접을 수 있는 이중 경첩 구조를 가진 컨버터블 노트북을 발표했는데, 이중 요가 11은 ARM 프로세서와 윈도 RT를 얹어 값을 낮추고 휴대성을 강화한 노트북이다. 하지만 이 제품은 우리나라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몇몇 나라에는 판매하고 있지만, 윈도 RT를 기반으로 한 장치의 시장성을 예측하기 힘든 우리나라에서 출시를 계속 미루고 있는 중이다.
요가 11의 출시는 물건너 갔다고 볼 수 있지만, 대신 한국 레노버는 국내에 다른 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그것이 요가 11s다. 몸뚱이는 요가 11과 같지만, 내용물은 몽땅 바꿨다. ARM AP와 윈도 RT 조합 대신 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윈도8 조합으로 바꾼 울트라북으로 말이다. 하지만 화면 크기와 해상도 등은 그대로 놔뒀다. 프로세서와 운영체제의 변경으로 가격이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화면 크기와 해상도(1366×768) 등 몇몇 구성은 그대로 뒀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화면을 돌리느냐에 따라 스탠드, 텐트, 태블릿, 노트북 모드로 활용할 수 있다.
요가 11 때와 마찬가지로 요가 11s도 화면을 뒤로 완전히 접는 컨버터블형 울트라북이다. 이 제품은 평상시 노트북으로 쓰다가도 화면을 뒤로 360도 접어 태블릿으로 쓸 수 있고, 어떤 때는 화면만 보는 스탠드나 텐트 모드 등으로 변형할 수 있다. 이용자가 화면을 다루기 편한 상태로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것이 이 제품의 장점이다. 하지만 노트북으로써 1.35kg의 무게는 그리 무거운 편은 아닌 반면 태블릿으로 들고 쓸 때 이 무게는 결코 가벼운 게 아니다. 더구나 태블릿 모드에서도 키보드까지 함께 붙여 다녀야 하는 데 태블릿 모드에서는 거추장스러울 수밖에 없다. 물론 태블릿 모드에서 노트북으로 돌아오면 사용성은 다시 좋아진다.
요가 11s의 완성도는 높였지만, 그럼에도 출시 시기는 참으로 얄궂다.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는 말처럼 요가 11s가 등장하자마자 인텔은 4세대 프로세서를 발표했다. 최신 부품 소식을 알고 있는 이들에게 요가 11s가 왜 4세대 프로세서를 쓰지 않았는지 이유는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 레노버의 이성제 부장은 요가 11s 제품 설명회에서 “요가 11s에 맞는 4세대 프로세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3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채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요가 11s는 U(저전력, Ultra Low Power) 시리즈 프로세서보다 더 전력이 낮은 Y 시리즈(극저전력, Extreme Low Power) 프로세서를 쓰는데, 4세대 Y 시리즈 프로세서는 더 늦게 나올 예정인 터라 당장 제품에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4세대 U 시리즈와 Y 시리즈는 모두 3분기에 출시될 예정으로 알려졌지만, 당장 제품에 반영하기는 어려웠던 모양이다.
다만 요가 11s에 Y 시리즈를 채택한 배경을 설명할 때 더 낮은 전력을 쓰면서 성능은 U 시리즈에 버금간다고 그 당위성을 강조했으나 설득력은 떨어진다. 물론 3세대 U 시리즈는 열설계전력이 17W, Y시리즈는 SDP 기준으로 13W이므로 Y시리즈가 확실히 전력을 덜 쓰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Y 시리즈 프로세서가 배터리 효율성 면에서 더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비슷한 클럭의 3세대 U 시리즈와 비교해 터보 부스트 성능이나 내장 그래픽의 처리 성능도 차이를 보이고 SDP 기준이므로 이를 TDP로 따지면 마냥 낮은 전력으로 보긴 힘들다. 또한 지금 나온 4세대와 U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소모 전력 부문은 큰 차이가 없고 처리 성능의 차이는 말로써 설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이래저래 구성과 출시시기에서 톱니가 맞지 않는 이유를 줄줄이 늘어 놓아도 결국 가격을 보면 고개를 끄떡일 이용자도 있을 것이다. 한국 레노버는 요가 11s의 코어 i3 버전을 99만9천 원에 출시할 계획이다. 100만 원이 안되는 컨버터블 울트라북을 찾는 건 쉽지 않은 일. 코어 i5 모델은 119만 9천원(코어 i7 모델은 미정)이다. 결국 가격에 승부를 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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