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멜트
아주 잠깐이지만, 록멜트(Rockmelt)라는 브라우저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에 특화된 브라우저였는데, SNS를 쓰는 친구의 초대장을 받아야 다운로드 할 수 있던 터라 록멜트 초대장을 요청하거나 초대장을 보내준다는 글이 갑자기 늘어났다. 록멜트를 다운로드했던 사람은 3명에게 록멜트 초대장을 보낼 수 있고, 이를 소진하면 또 초대장을 더 주는 방식으로 브라우저를 배포했다. 입소문이 통해서인지 이 브라우저는 금세 알려지게 됐지만, 지금도 몇 사람이나 이 브라우저를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분명 페이스를 쓰는 데 필요한 모든 기능을 다 갖추고 있음에도 굳이 록멜트에 적응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록멜트는 링크를 공유하고 대화를 하는 시스템 자체로는 매우 잘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단지 그들이 브라우저에서 할 수 있다고 했던 대부분은 일반 브라우저에서도 무난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네이버me
얼마 전 네이버me가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me는 이용자가 쓰는 각종 네이버 서비스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개인화 페이지. 올 여름에 서비스를 공개했고 얼마전 베타 꼬리표를 달고 일반에게 공개됐다. 메일, 쪽지, 가계부, 카페, 블로그, 미투데이, 주소록, 포토앨범, 캘린더, N드라이브 등 네이버 이용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한 자리에서 보고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 각각의 서비스를 돌아다닐 필요 없이 이용자와 관련된 네이버 안에서 일어나는 각종 관심 정보를 한 자리에 모아서 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네이버 내부 컨텐츠 중 me 구독 버튼이 있는 몇 가지는 네이버me에서 볼 수 있고, 외부 컨텐츠를 끌어와 보는 것은 me 구독 버튼을 공개하는 내년에나 가능한 일이다. 네이버me 베타는 지금 네이버에 로그인을 하면 바로 쓸 수 있다.
모아서 보는, 그러나 별볼 일 없는…
록멜트나 네이버me의 공통점은 한 자리에서 특정 서비스가 가진 다양한 요소를 소화한다는 것이다. 록멜트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네이버me는 네이버다. 전자는 전용 브라우저 형태, 후자는 모든 웹브라우저에 통일된 인터페이스라는 점과 더불어 브라우징을 통한 공유(록멜트)와 브라우징을 통한 수집(네이버me)이라는 근본적 차이에도 한자리에 모은다는 측면은 공통점이다.
두 서비스 모두 시스템적인 완성도는 나무랄 게 없다. 많이 고민하고 신경써서 만들었다. 그럼에도 그 둘의 다른 점보다 그 공통점에서 똑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게 흥미롭다. 둘다 밋밋하다는 것이다. 모아서 보는 것이 상대적으로 편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어떤 면에서는 큰 즐거움을 배제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웹을 돌아다니면서 보게 되는 다양한 즐거움을 배제해야 하는 것이 가장 뼈아프다.
페이스북을 위한 브라우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록멜트는 페이스북이 아니다. 록멜트는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위한 툴바다. 대화를 하고 링크를 공유하는 데 이상적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에서 글을 읽는 재미를 얻으려면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이것은 록멜트가 아니어도 된다는 이야기다. 네이버me 역시 마찬가지. 새로운 소식을 모아서 보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되지만, 네이버를 돌아다니면서 소비하는 다양한 링크들로부터 얻는 재미보다 네이버me의 편의성이 더 크게 다가오진 않는다. 이것 역시 굳이 네이버me를 써야 할 필요성이 없다는 이야기다.
물론 사람마다 서비스를 대하는 입장은 다르다. 여전히 록멜트를 쓰는 이들이 있고, 네이버me를 잘 활용하는 이용자도 있다. 이들에게 두 서비스가 주는 가치는 생각 이상으로 더 높을 지 모른다. 어쩌면 효율성이 높다고 볼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나처럼 상대적으로 느끼는 이용자들도 있다. 분명 둘 다 좋은 시스템이지만, 무엇인가가 빠졌다. 혹시 효율성을 좇다가 재미를 빼먹은 건 아닐까? 흠…
덧붙임 #
네이버의 여러 서비스 가운데 그나마 칭찬할거리를 좀 찾아보라고 할 때 꼽는 것이 오픈캐스트다. 대부분의 서비스가 네이버 안에 가두는 정책을 쓰지만, 그런 비판을 유일하게 빗겨갈 수 있는 유일한 서비스이기 때문. 네이버가 스스로 만든 개구멍이나 다름 없는 서비스다.
하지만 오픈캐스트가 의미 있는 것은 이렇게 개방을 함으로써 오픈캐스트를 관리하는 이들이 외부에서 오픈캐스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여러 수단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네이버에서만 볼 수 있는 오픈캐스트를 블로그나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도록 오픈캐스트 프레임을 달았던 것. 이는 네이버가 만든 것이 아니라 오픈캐스트를 운영하는 이들이 직접 만들어 달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네이버에겐 유쾌하지 않았을 지 모르는 이러한 개방이 네이버 서비스를 네이버 밖의 블로그와 웹사이트에서 홍보하는 효과가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 최근 블로그에 달아놓은 오픈캐스트 프레임을 떼어야 하는 일이 생겼다. 네이버가 오픈캐스트의 표시방식을 선택하는 메시지를 노출시킴으로써 외부에 걸린 오픈캐스트가 정상적으로 표시되지 않는 탓이다. 네이버 이용자에게 보기 편한 방식을 선택하라는 안내문 때문에 벌어진 일일 뿐이지만, 그 안내문이 블로그나 웹사이트에 걸려있는 오픈캐스트 프레임의 일부를 차지하며 노출되는 탓에 결국 그 오픈캐스트를 걸어 놓을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네이버는 알고 있었을까?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다.
록멜트나 플록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특화된 소셜 브라우저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면서 등장하긴 했지만, 결국 그 기반이 무수한 확장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크롬이라는 것이고, 크롬에는 이미 페이스북, 트위터 관련 확장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이 이런 소셜 브라우저들이 주목 받지 못하는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소셜 브라우저라는 타이틀 자체는 경쟁자가 없을진 몰라도 페이스북, 트위터 확장이라는 타이틀에선 너무 많은 경쟁자가 있으니까요. 굳이 크롬에 페이스북 확장을 쓰고 있는 유저가 록멜트를 쓸 이유는 없겠죠. 물론, 지금 쓰고 있는 확장보다 록멜트의 기능이 더 뛰어나다면 모를까.
아마 각자 쓰는 방식이 다 다르긴 하겠지만, 확실히 쓰던 걸 두고 록멜트를 써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
소셜브라우저라는 타이틀로 여러 프로그램이 등장했지만,
정작 사용자들에게 사랑받는 프로그램은 없는것 같습니다.
즐거운 성탄 보내세요^^
그러게요. 오래 쓰게 되는 브라우저는 없는 듯 합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시고요~ ^^
근원적으로 소셜이 왜 이렇게 각광을 받는지 조금 이해가 안되는 1인입니다.
이번 LG 파티가고 싶은데 으헝 체력적인 문제와 시간문제가 겹쳐서 힘들꺼 같아요 ㅠ.ㅠ
칫솔님도 즐거운 성탄 보내세요~
아고 오시지 그러셨어요. 한번 뵙고 싶었는데.. ^^
개인적으로 최근에는 네이버의 소셜네트워크 검색을 잘 사용하고 있지요.
그나마 제일 칭찬할만한 부분이 아닐까 싶더라구요 ^^
아으.. 요즘 포털 검색 무서워서 저 트위터 거의 안합니다. ㅠ.ㅠ
어쩐지~초대장 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군요~
잠시 화재가 됐을때 사용해보려고 다운로드를 그렇게 찾아봤는데 없더란;;;
이놈의 영어 울렁증 ㅠㅠ
영어가 필요치는 않구요. 친구가 필요합니다. ^^;
본진으로 들어가 털어볼게요. 본진으로 들어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져서 요즘은 여러가지로 고민 많이 하게되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그때는 저도 자사 서비스에 관한 언급이 힘들어질지도.
본진에서 활약, 기대하겠습니다. ^^
근데 외부 비밀방문자는 댓글을 어떻게 보죠 ? ㅡㅡ;
지금은 제가 공개로 쓰는 것 외에는 N블로그 쪽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