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미라크(MIRACH)를 잠시 빌렸습니다. 팬택의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었던 시리우스를 출시 당시에 잠깐 만져본 이후 참 오랜만에 팬택 스마트폰을 보네요. 프로요를 얹어 내놓은 보급형, 미라크는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멀리서 보면 팬택 미라크는 평범합니다. 다소 길죽하면서 폭은 좁게 보입니다만, 여느 단말기와 차별점이 없다고 지레짐작해선 안됩니다. 가까이서 보면 그 섬세함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마치 잘 세공한 보석처럼 다듬어 놓은 홈버튼이나 은빛 테두리에 오톨도톨하게 그려넣은 선이 대표적입니다. 빛을 받으면 수많은 별이 반짝거리는 것처럼 특수 도장한 뒷 덮개도 멋진데, 이 정도면 남성과 여성 가운데 주 고객층이 어느 쪽인지 답은 나왔습니다.(참고로 배터리 덮개는 금융 USIM을 쓸 수 있도록 안테나가 내장돼 있습니다)
버튼을 여기저기 찾아 헤맬 이유를 없앴습니다. 홈 버튼 이외의 잠금, 음량 조절, 충전 단자, 전원 버튼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다만 전원을 켠 뒤에 잠금 버튼과 전원 버튼, 홈 버튼의 역할이 좀 애매합니다. 어느 것을 눌러도 켜지거든요. 또한 카메라 버튼 자리에 전원 버튼이 있어 사진을 찍을 때 헷갈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임에도 마이크로 USB 단자가 아닌 20핀 표준 단자를 쓴 점도 이색적입니다. 사실 팬택이 예전에 내놓았던 단말기도 20핀을 썼지만,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마이크로 USB를 쓰고 있는 점에서 언제까지 나홀로 표준을 지킬지 두고 볼 일이겠네요.
화면 크기는 3.5형이지만 가로폭이 좁고 길죽한 형태라 화면이 그리 넓어 보이진 않습니다. 대신 폭이 좁은 만큼 단말기를 쥘 때 느낌이 좋고 가로로 들면 동영상을 보는 데 유리합니다. 화면을 기준으로 보면 그림감을 살리는 형태라는 점에선 합격점, 좁아 보이는 화면이라는 점에선 아쉬운 점수를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손에 쥐어 보니 조금 묵직합니다. 크기와 두께에 비해선 무게가 나가더군요. 너무 가볍지 않은 덕에 오히려 손에 쥐었을 때 느낌이 좋습니다.
전원을 켜고 이리저리 UI를 다뤄보니 날렵하지는 않습니다. 즉각적인 반응은 아니지만, 나름 선방한 움직임입니다. 이런 상태를 이해하는 이유는 제원 때문입니다. 최대 클럭600MHz의 프로세서에 높은 해상도 (800×480). 클럭이 낮은 프로세서에서 높은 해상도는 사실 욕심입니다. 보급형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있지요. 미라크는 부드러운 움직임보다 좀더 깔끔하게 보여주는 쪽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 선택이 옳았는지 판단은 이용자의 몫으로 돌려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낮은 처리 성능에 높은 해상도는 여러 면에 영향을 미칩니다. 인터넷을 할 때는 많은 글자를 세밀하게 볼 수 있어 좋은 반면 멀티 터치로 확대하거나 축소할 때 반응이 느리지요. 그래서인지 모바일 페이지를 볼 때는 상대적으로 여유롭고 빠르게 느껴집니다. 더불어 낮은 제원임에도 플래시가 정상적으로 돌아갑니다. 플래시로 인한 속도 저하는 어쩔 수 없더라도 엑박 이미지가 없이 웹사이트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점은 일장일단입니다.
3.5인치 고해상도에서 화면에서 보는 것은 즐거운데, 같은 화면의 쿼티 키보드 입력은 미라크를 세우느냐, 눕히느냐에 따라 편의성이 다릅니다. 검색이나 단문을 입력하기 위해 세운 상태에서 쿼티 키보드를 띄웠을 땐 화면 폭이 좁아 키들이 너무 작게 보이더군요. 때문에 세운 상태에서는 빠른 타이핑이 어렵습니다. 가로로 눕히면 넓은 화면에 맞춰 키보드가 넓어지므로 입력히 한층 편해집니다. 미라크에서 쿼티 문자를 입력하려면 가로모드에서 입력하는 방식에 익숙해지는 게 좋을 듯. 음성 입력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기본 앱과 위젯은 넉넉하게 담았습니다.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더군요. 기본 안드로이드 앱 외에도 자체앱이 많습니다. 물론 이 모든 앱이 미라크를 쓰는 데 다 필요한 것은 아니지요. 필요한 것을 골라서 쓰면 됩니다만, 솔직히 너무 많아서 조금 복잡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기본 앱들은 지울 수 없습니다. 꼭 필요한 앱들은 홈 화면에서 폴더를 이용해 따로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더군요. 날씨나 트위터, 친한 친구를 바로 보여주는 위젯 등 고민거리를 덜어내는 위젯도 차고 넘칩니다.
음악은 별 무리 없이 재생했고, 기본으로 들어 있는 인이어 이어폰도 그럭저럭 쓸만한 품질입니다. 전후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이나 동영상도 쉽게 담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720P 이상 동영상은 재생을 못하고, 되도록 변환해서 넣어야 제대로 볼 수 있더군요. USB 태더링과 무선 랜 핫스팟도 모두 작동합니다.
팬택 미라크가 고성능 스마트폰이 아닌 점을 감안하고 보면 보급기로써 크게 모난 점은 없습니다. 오히려 보급형 모델에 쉽게 무시하는 멋을 살려낸 점은 눈여겨볼 부분이지요. 다만 보급형 제원에서 누릴 수 있는 성능과 편의성은 일장일단입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할 수 있는 대부분을 할 수 있지만, 섣부른 환상은 금물입니다.
덧붙임 #
1. 배터리 용량은 1350mAh입니다. 배터리 시간은 감을 잡기 힘드네요.
디자인이…. 써보고 싶은데요… 당깁니다.
네, 생각보다 모양은 예쁩니다. 보급형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요~
글로시한 재질에 디자인이 괜찮은데요? ^^
요즘 보급형 스마트폰도 예쁜아이들이 많이 나오는것 같아요~
생긴 건 보급형 같은 생각이 전혀 안 들더라구요. 괜찮은 선택일 듯 싶어요~
미라크 요즘 급 상승중이던 단말기더라구요^^
디자인도 그렇고 스마트폰이면 비싸보이고 또 비싸다는 편견을
버리게 하는 보급형처럼 나와서 그런걸까요^^
정말 싼 제품 답지 않게 만든 건 환영할만해요~ ^^
제가 아시는 분께서 이번 프로젝트 개발에 참여했다고 하는데 어떤 브랜드 네이밍이냐고 물어봤더니
이라크 라고 들어서…뭐 그런 이름이 있냐고 핀잔주었는데…미라크였군요…정말 미라클합니다..ㅋ
네, 꽤 신경 많이 썼더군요. 특징 하나는 확실하니 말이죠~ ^^
근데 성능면에서…..사진을 보니…… 많이 낮은편인건가요….?
조금 낮은 편입니다. 성능에 초점을 둔 단말기는 아니거든요. ^^
배터리면에서 약간 아쉽네요…쩝
전체적인 크기에 맞춰서 배터리를 넣다보니 여기까지가 최선이었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