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캐스트, 미러링이라는 마지막 빗장을 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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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구글이 크롬캐스트의 마지막 빗장을 풀기 시작했다. 지난 달 말 구글 IO에서 예고한 대로 그동안 막아 놓았던 크롬캐스트의 미러링 기능을 활성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러링은 모바일이나 PC 화면에 보이는 장면을 다른 화면에 똑같이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 이용자가 보고 있는 스마트폰 화면을 대형 TV나 모니터에서 보는 기능으로 와이다이나 미라캐스트 같은 무선 디스플레이 기술들이 대표적인 미러링 장치다.

크롬캐스트의 미러링은 지난 해 크롬캐스트가 출시된 이후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직접 시도한 미러링이 가능성을 보이면서 논란이 됐다. 구글은 이 개발자가 만든 테스트 서비스를 차단한 뒤 이에 대한 개방 가능성을 말한바 있다. 하지만 금세 지원될 것으로 여겼던 미러링은 1년이 거의 지난 지금에서야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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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5를 크롬캐스트 미러링으로 연결한 모습. 알림 막대의 내용이 뒤쪽 TV에 고스란히 떠 있다.

크롬캐스트를 통한 미러링은 앞서 출시된 미라캐스트 장치와 거의 비슷하게 작동한다. 미라캐스트라는 이름을 쓰지 않을 뿐, 모바일 장치의 화면에 표시된 영상을 압축해 크롬캐스트로 보내면 크롬캐스트가 그 신호를 변환해 TV에 표시한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크롬캐스트는 미라캐스트 장치가 아니므로 어댑터와 모바일 장치 사이의 인증 방법이 다르다는 정도다.

그런데 미라캐스트와 다른 상호 인증 방식이라 그런지 실제 약간의 차이가 보이는 부분도 있다. 미라캐스트 어댑터보다 연결 속도가 조금 더 빠르다는 점이다. 안드로이드 4.4.4로 작동하는 넥서스5와 안드로이드 L 개발자 프리뷰를 올린 넥서스7(2013)에서 크롬캐스트 미러링을 시도했는데, 두 장치를 크롬캐스트 미러링으로 연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으면 3초, 길어야 5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모바일 장치의 화면이 TV에 뜨는 시간이 짧은 만큼 그 다음 일을 좀더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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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캐스트 업데이트 이후 설정을 마치면 알림 막대의 바로가기에 화면 전송이라는 버튼이 뜬다

연결 방법은 미라캐스트와 비슷하긴 하나 크롬캐스트 미러링은 크롬캐스트설정 앱이 설치된 장치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앱과 크롬캐스트를 탐지해 화면 전송이라는 별도의 바로가기 버튼을 생성하므로 단계가 훨씬 간단하다. 물론 미라캐스트도 장치에 따라서 알림 메뉴의 바로 가기 버튼을 통해 연결할 수 있긴 하나 크롬캐스트가 두 장치의 연결은 훨씬 쉬웠다.

미러링 품질은 미라캐스트와 크게 다른 점은 없어 보인다. 생대적으로 더 뛰어난 품질이라고 보긴 힘들다는 이야기지만, 무선 디스플레이 화질로는 부족함은 없다. 흥미로운 점은 유투브처럼 기존 크롬캐스트의 IP 방식으로 끌어다 보던 인터넷 영상보다 미러링으로 볼 때 더 나아 보이는 컨텐츠도 있는 건 조금 의아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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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도 글자 가독성은 제법 괜찮은 편이다

전반적으로 품질이나 작동 환경은 괜찮아 보이나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신호를 보내는 모바일 장치와 표시되는 TV 사이의 미세한 지연 현상을 완전히 없애진 못한 터라 게임 등을 즐기기 힘든 미라캐스트의 약점은 크롬캐스트 미러링에서도 해결된 건 아니다. 또한 모바일 장치와 크롬캐스트의 연결이 끊기는 현상이 자주 생기는 등 안정성에 있어선 미라캐스트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구글이 크롬캐스트의 미러링 기능을 개방했지만 아직 모든 안드로이드 장치에서 크롬캐스트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지금은 넥서스 제품 위주로만 작동하는 등 이를 쓸 수 있는 이용자층이 제한되어 있다.

하지만 크롬캐스트 미러링을 더 많은 모바일 장치에서 쓸 수 있는 환경으로 확대되는 것을 가정하면 몇 가지 짚어볼 만한 점들이 있다. 먼저 지금 나와 있는 무선 미러링 어댑터의 경쟁력 문제다. 크롬캐스트는 5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구할 수 있다. 종전까지 미러링을 지원하지 않은 탓에 이용 방법이 까다로워 크롬캐스트 보급에 걸림돌이 있었지만, 앞으로 그런 걸림돌이 사라지면 본격적으로 미라캐스트 어댑터와 경쟁은 불가피하다. 미라캐스트 어댑터의 가격이 크롬캐스트보다 비싸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물론 구형 제품과 호환성 면에서 미라캐스트가 더 앞서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앞으로 나오는 단말의 호환성 측면에서 보면 지속적인 강점으로 삼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미라캐스트 어댑터들도 가격 경쟁력부터 갖춰야 할 시기를 더 앞당겨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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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캐스트 미러링으로 OTT 채널을 모두 볼 수 있다

더불어 컨텐츠의 저작자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듯하다. 모바일로 서비스하는 컨텐츠를 TV에서 보는 것에 대한 컨텐츠 사업자들의 반발은 이미 대기업이 나서서 유통했던 미라캐스트 어댑터 문제로 한 차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해당 무선 디스플레이 기술을 이용하는 것은 모바일 장치 이용자가 스스로 결정해야 할 문제이나 컨텐츠 사업자들은 모바일 서비스를 다른 장치로 확대하는 기술에 대해 깊은 거부감을 표한 터라 이번 크롬캐스트 미러링도 딴지를 걸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예를 들어 지상파와 저작권 시비를 피해야만 했던 티빙은 해당 앱에서 지상파 관련 채널을 크롬캐스트를 통해 TV에서 볼 수 없도록 제한해 놓았으나 크롬캐스트 미러링을 이용하면 그 같은 제한에 걸리지 않고 자유롭게 볼 수 있다. 물론 모바일로 보는 컨텐츠는 TV로 서비스하는 컨텐츠와 품질 차이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컨텐츠 제작자들은 자신들의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기술의 진화와 이용을 막기 위해 다양한 차단막을 찾느라 골몰하고 있다. 이처럼 보수적인 사업자들과 크롬캐스트 미러링 같은 진화된 기술의 충돌은 앞으로 수많은 관련자들과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고민을 낳을 테지만, 더 편한 환경에 익숙해지는 이용자들을 막을 수단을 찾기란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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