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이나 휴대폰처럼 배터리가 있는 휴대 제품이 주는 가장 큰 우환은 전력일 겁니다. 이러한 휴대 장치는 그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전력이 차단되는 순간 무용지물, 쓸모없는 기계 덩어리에 불과하죠. 때문에 휴대 장치를 만드는 업체들은 어떻게든 적은 용량의 배터리를 좀더 오래 쓰기 위한 온갖 기술과 수단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어쨌든 무한한 전기를 생산해 낼 수 없는 한 이런 장치를 쓰는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딱 세 가지입니다. 배터리의 전기가 바닥을 드러낼 때까지 다 쓰는 것, 여분의 배터리를 들고 다니는 것, 그리고 어댑터를 들고다니다 충전하면서 쓰는 것 등이죠. 셋 모두 썩 유쾌한 방법은 분명 아닙니다만, 그나마 어댑터를 이용해 충전해가면서 쓰는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그 어댑터를 없앨 수 있는 기술이 나온다면 어떨까요? 사실 그 가능성은 지난 가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IDF SF 08에서 선보여진 적이 있습니다. 무선으로 전력을 전달하는 기술을 시연했던 것이지요. 이 기술을 시연했던 이는 인텔 코퍼레이트 테크놀러지 그룹 시니어 펠로우 겸 통신 기술 연구소 디렉터인 케빈 칸(kevin C. Kahn) 박사입니다. 그는 인텔 내에서 무선 통신 기술의 전반적인 기술 방향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전략 및 기술 기획과 관련된 일을 하다 연구소 총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박사가 시연하는 무선 전력 전달 기술을 대만 IDF에서 직접 봤을 때 꽤 신기하더군요. 두 개의 구리선 코일을 안테나처럼 세워 두고 한쪽에만 전구를 꽂아 둔 상태에서 다른 쪽에 전기를 공급하니 전구에 불이 밝게 켜지더군요. 두 구리선 사이에는 물론 아무런 것도 없는 빈 공간이었습니다. 음파를 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을 이용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문득 이것을 보다가 “저 공간 사이에 사람이 들어가면 감전될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두 공간 사이에 전기가 흐른다는 단순한 착각 때문이었지만, 이러한 질문을 많이 받았던지 다른 시연자가 직접 팔을 넣어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음파가 에너지로 변환되어 도달하는 거리가 아니라면 그 사이에서는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지요. 물론 전구가 있는 쪽의 코일을 잡으면 모르겠지만.
이러한 무선 전력 전달 기술이 상용화되어 어댑터를 없앤다면 이용자들에게는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모든 장치에서는 어려워도 노트북은 지금처럼 천양지차 어댑터들이 아닌 표준화된 무선 어댑터를 지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무선 어댑터를 통해 전기를 공급받는 곳이 늘어나면 어댑터 없이 어디에서나 장치를 충전하면서 쓸 수 있을테니까 편할 겁니다. 어댑터를 빼니 짐도 줄어들겠죠. 배터리는 1~2시간 버틸 수 있는 용량으로 줄인다면 무게와 배터리 공간이 줄어 이동성도 더 줄어들테고요. 또한 배터리 셀을 적게 쓰는 만큼 제품 값도 떨어질 테고요.
물론 저런 기술을 노트북에 적용하고 무선 충전 스테이션을 만들거나 이러한 충전 시설을 이용하는 데 소모되는 비용이 있을 테니 어쩌면 ‘셈셈’일지도 모릅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저만한 덩치를 실용화할 크기로 만들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비용도 매우 많이 들테고요. 어쩌면 수지타산이 안맞아 중도에 사라질 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무선 시대의 최대 걸림돌이던 전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분 것에는 박수를 치고 싶네요. 우리가 쓰는 장치의 진화를 위해서 꼭 실현해야 하는 기술이라 믿고 있거든요. ^^
이런 기술이 빨리 개발되어 상용화되면 정말 편리해질 것 같아요.
네. 선 없는 충전, 상상만 해도 즐거운 듯~ ^^
이걸 지금 올리셨네^^ 가서 본 것 중 이게 젤로 신기했었던듯.
헛. 가서 보셨다면 누구? -.ㅡㅋ
정확히 무슨 원리인지 모르겠지만, 나타날지도 모르는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좀 더 필요할 것 같네요…
아, 그 전에 전환과정에서 손실을 최대한 줄여서 에너지 효율을 높여야 상용화가 가능할 것 같네요…
네. 아직 가야할 길이 멀어 보이죠?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도 일단 만족해야 할 듯 싶어요~
안녕하세요 칫솔님^^
이 기술, 발전되면 친환경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을겁니다. 대기권 밖에서 고효율의 태양력 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력을 지상을 쏴주는거죠!
엄청나게 발전되어야겠군요;;; 하하
안녕하세요. shiver님. 오랜만이세요~ 아래 좋은 날님께서 소식을 전해 주셨네요. 저도 들었던 이야기라 엄청 기대 중. ^^
태양열 발전소 인공위성이 이미 개발 중인지 좀 오래됐습니다.
http://economy.hankooki.com/lpage/industry/200807/e2008070109185570260.htm
저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서 실용화 되기를~
다만 문제는 덩치를 크게 하는 것보다 줄이는 게 관건이겠지요. ^^
링크 고맙습니다~
왠지 모 애니를 보는거같네요 태양열 발전 인공위성…
과학동아에 소개되었던 기술이네요. 맴돌이전류를 이용했다고 나오는데..
어쨌든 신기할 따름입니다…-_-
(저는 맨날 과학동아예기만 하네요…-_-)
저도 과학 동아 좀 사봐야겠어요. ㅎㅎ
저도 인텔 블로그 어디에서 본 것 같은데 아직 전력 효율이 그다지 좋지 못하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하여튼 인텔이 연구하는 분야가 상당히 넓다는 것에 항상 놀라고 있습니다. 이 모든 연구가 합쳐질 미래의 인텔 플랫폼이 어떤 모습이 기대됩니다^^
세상이 망할 때 맨 마지막에 망하게 될 기업이 인텔이라고 할 정도로 기술적으로 광범위한 범위를 커버하고 있지요. 우리가 보는 CPU 기업과는 너무 다르답니다. ^^
“음파를 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을 이용했다고 하더군요.” -> 이 부분이 잘못되지 않았나 확인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보기엔 전자기유도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보이며, 음파와 무관해 보입니다. 좀 망설이다가 지적해 봅니다.
전기장판에서 자고 나면 저도 그렇고 주위 분들도 아침에 피곤하다고 하더군요. 저 기술 또한 전자기장을 제대로 차폐하지 못한다면, 좀 편하려고 인체 건강을 해치는 꼴이 될 것 같습니다. 인체에 해가 없고 편리한 기술진보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인텔의 보도 자료 한 줄을 인용하겠습니다.
“a principle similar to the way a trained singer can shatter a glass using her voice.”
목소리로 유리컵을 깨는 원리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공명을 이용하는 것이죠. 아래 원문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은데, 말씀하시는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전력 기술이라고 밝히고 있답니다. ^^
http://www.intel.com/pressroom/archive/releases/20080821comp.htm?iid=SEARCH
공명을 이용한다고 ‘목소리로 유리컵 깨기’의 예를 든 것이군요. 공명이라는 원리가 같은 것이지, 음파가 에너지 전달요소는 아니군요. 아래에 구차니님이 잘 설명해 놓으셨네요.
친절한 답변 고맙습니다.
그거 아세요!? 이미 실용화된 무선 전력 전송기술이 있다는것을???
바로 전동칫솔 입니다^^ 접점 없이 코일 코일로 충전하거든요.
허헛.. 그런가요? 근데 인텔이 내놓은 것과 같은 방식일까요? ^^
상당히 오래전에 나온 기술인데 마치 신기술인거 처럼 속이는 인텔의 행태는 썩 좋게 보이진 않네요.
그리고 공명이라는거 자체가(목소리로 유리깨기) 대단한건 아닙니다. 우리가 라디오를 듣거나 DMB를 듣기 위해 특정 주파수를 잡아 내는 것 자체가 공명회로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예전에 위성에서 태양전지로 전기를 발전후 지상으로 마이크로웨이브(간단하게 말하자면 전자레인지)로 지상에 송출하는 시스템을 추진하려다가 마이크로 웨이브 특성상 물을 데울수가 있고 출력이 높은 관계로 생명체에게 치명적일수 있어서 취소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선랜역시 상당히 고출력인데, 65W이정도의 노트북 기기의 전력을 송출하려면 웬만한 공중파 라디오/TV의 송신소 출력을 상회하는 출력으로 생각이 됩니다.(송출시 변환 효율감안하면 그 이상이 될테니까요)
가시적으로 인체에 무해하다고는 하지만, 아마 실용화 되면 핸드폰 보급과 더불어 도심에서 사라진 박쥐들이 이제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러고 보니 B모 전동 ‘칫솔’에 접점이 없이 충전을 시키는군요(아버지께서 사용중 ㅋ)
잡솔 : 어짜피 주파수의 차이이지만, 음파나 가시광선이나 파동의 성질에 입자의 성질까지 따지고 들어가게 되면 결국은 거기서 거기인거 같더라구요. 그렇게 생각해보면 물질이라는 것 자체가 참 이질적으로 느껴집니다.
아.. 약간의 오해가 있으신 듯 합니다. 인텔이 속인 게 아니라 그 실현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해야겠지요. 수많은 실현 가능성이 있음에도 결국 실현하지 못하고 실패의 예로 든 것이 있는 한편으로, 이러한 시연을 통해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연구를 진척시키는 역할도 한답니다. 구차니님이 알고 계시는 대로라면 새로운 기술은 분명 아니겠지만, 그것을 특정 분야에 맞게 성취를 이뤄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만.. ^^
추 : 박쥐 이야기 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사라져가는 벌도 걱정이랍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기술이 나오기를. ^^
항상 그랬듯이 실용화의 단계까지 걸리는 시간, 상용화 하는 방법이 문제일꺼같습니다
이미 어떤 부분을 이용해서 상용화 했다는 분의 말씀도 궁금합니다~ 링크 따라오면 재미있을꺼같은데.
흐음… 역시 이과쪽 사람들은 저에겐 항상 특별하게 보입니다만~ +_+
저도 그 쪽 분야가 꽤 특별하게 보입니다. ^^
사람은 감전되지 않은 무선 전력 전달 기술(x) -> 사람은 감전되지 않는 무선 전력 전달 기술(o)
… 잉.. 그래도 뭔가 말이 어감이 좀 이상한듯. . .-_-; ..
암튼…. 저 사이에 들어가서.. 감전은 안된다 치더라도. 뭔가 발암 요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드네요.. 고압 송전탑 근처 주민들이 암에 잘 걸리듯 말이죠 ^^;;;
음…태클 아니니 그냥 들어주세요^^
이 기술은 맴돌이전류를 이용한 것입니다
공항의 검색대에서 몸에 대고 금속물질 찾는 기계도
맴돌이 전류를 이용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공항에 많이 왔다갔다했다고
암걸렸다는 사람 보지 못했어요^^;;;;;
음.. 그게… 과학적으로 아직 증명은 안되었는데…
그래도 조심하는게 좋을듯 합니다.
고압선 근처 주민들이 집단으로 백혈병에 걸려 공포에 떨고 있다는 모 방송도 나온적이 있었구요..( 과학적 근거는 없는데.. 시골마을에서 타 지역보다 수십배 높은 발병률을 보여주더군요.. 고압 송전탑 설치 이후에 말이죠.. )
공항 검색대 같은 금속 탐지기를 하루에 4번씩 지나다니는데 그때마다 찝찝해요 ㅜㅜ…
(특히나 더 찝찝한건.. 기계 내부로 음식물은 통과시키지 말라는 문구도 적혀 있다는..;; )
감전되지 않은 것을 목격한 것과 단순 사실을 전하는 것의 차이에 따라 ‘은’과 ‘는’을 넣은 제목이 주는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요. 흐흐. 전혀 영향이 없다고는 말을 할 수 없을 거에요. 전기가 없으면 안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보이지 않는 위험도 동반하고 있다고 저도 믿거든요. ^^
하방이님이 말씀하신 전동칫솔도 이 기술을 이용한 것입니다..
이것역시 과학동아에서….(<-이봐) 저 사이에 벽이 있어도 무난하게 에너지를 전송 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 과학동아 발행호수좀 알려주세요. 좀 읽어봐야겠어요~ ^^
이와 유사한 기술을 볼 때마다 느낀게..
전자파는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ㅅ-
그게.. 공명을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것이라 전류를 흘려보내는 것과는 조금 다를 듯 싶긴 합니다. 이 연구에 대한 논문도 계속 나올 테니 두고보지요. ^^
말씀하신대로 전동칫솔에 이미 적용되었습니다. 고장난 전동칫솔을 뜯어봤는데 위의 사진같은 코일이 감겨 있습니다. 초기형태라 할 수 있겠죠…
인텔이 애플에게 CPU를 공급하더니 하는 짓도 닮아가는가 봅니다 =3
近墨者黑 近苹者欺 : 묵을 가까이하는 자는 검게 되고, 사과를 가까이 하는 자는 속이게 된다 ‘ㅅ’
그래도 인텔에는 스티브잡스가 없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