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시리즈 9은 인터넷에서 못 산다?

두어달 정도 써보고 반납했던 삼성 시리즈 9 노트북은 나름 괜찮은 평가를 내리고 있던 터라 반납 후 이 제품을 사기 위해 온라인 가격을 눈여겨 보고 있었습니다. 다만 예전에 썼던 13인치가 아닌 지난 6월에 코어 i5로 업그레이드 된 11인치 모델을 목표로 잡았는데, 최근 가격이 130만 원대 중반까지 값이 내려온 터라 이제 살 때가 됐다 싶어 인터넷 오픈 마켓을 여기저기 수소문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오픈 마켓을 돌아다녀도 이 노트북을 살 수가 없더군요. 이유는 한 가지. 대부분 패키지 상품을 사야만 배송하기 때문입니다. 그 패키지 상품이란..

바로 이 가방인데요. 남성 브랜드 ‘갤럭시'(Galaxy)에서 만든 시리즈 9 전용 노트북 가방을 묶어서 사야만 지금 제품을 보내준다더군요. 각 판매자마다 걸어놓은 시리즈 9의 가격은  135.5~140만 원 이내. 하지만 가방 패키지는 7.5~10만 원 사이여서 실제로 사는 가격은 대부분 145만 원이 넘습니다. 갤럭시 가방의 품질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꼭 필요한 가방도 아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옵션이 되어야 하는데, 가방을 사지 않으면 배송을 하지 않는 판매점이 대부분이다보니 실제로 저 가격에는 제품을 살 수가 없는 것이지요.

시리즈 9만 단품 판매를 하지 않은 판매자들은 각 오픈 마켓마다 이렇게 해 놓았더군요.

이 판매자들이 얼마나 이익을 남기겠다고 가방까지 강매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제가 알아야 할 일은 아닐 듯 합니다. 다만 오픈 마켓 판매자들의 장난질이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쳐도, 시장에서 물건을 사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 제조사는 심각하게 고민하도록 만드는 사례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물론 오픈 마켓의 특성상 제조사가 가격을 통제하지 못한다고 변명할 수는 있지만, 이러한 상황을 수수방관하면 그 불만은 판매자에게만 남는 것이 아니라 제조사인 삼성을 향할 수밖에 없는 탓이지요.

어떤 제품이든 판매자를 통해서 제조사에 대한 신뢰도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소비자입니다. 삼성 노트북을 팔고 있는 오픈 마켓 판매자라고 예외를 둘 수는 없지요. 만약 예외를 두고 싶다면 확실하게 오픈 마켓에서 제품을 구매하지 말라고 캠페인을 하던가, 그것도 아니면 그곳에서도 믿고 살 수 있는 판매자를 선정해 구매에 도움을 주던가 해야지 파는 사람의 책임으로만 전가하는 것은 별로 득 될 일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시리즈 9이 가볍고 처리 성능이 좋은 윈도 노트북을 찾는 이들이 눈여겨 볼만한 제품이라고 여기지만, 이렇게 온라인에서 쉽고 편하게 믿고 살 수 없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깔리면  결국 이 노트북을 시장에 내놓는 제조사 이미지만 더 나빠지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