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없는 프린팅 세상을 준비하는 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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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가 빅뱅 2008 행사를 진행하면서 강조한 것 가운데 하나가 무선 프린팅입니다. PC와 프린터를 USB나 랜 케이블로 연결하지 않고 무선 랜을 이용해 프린팅하는 재주를 말하지요. 물론 무선 프린팅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이미 프린터나 복합기에 무선 랜을 붙여서 내놓기도 했고, 블루투스를 통한 무선 프린팅도 있었으므로 새로운 것이라 할 수는 없지만, 무선 프린팅을 핵심적인 프린팅 비즈니스로 삼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실 일반 이용자들에게 있어서 무선 프린팅은 아직 낯선 이용법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무선 프린팅을 해야 할 이유를 일부러 찾을 필요는 없지요. 그저 환경이 허락하는 선에서 프린터를 고르면 될 뿐입니다. 하지만 노트북을 쓰는 환경, 가족 구성원에 맞춰 세컨드, 써드 PC를 들이면서 고민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선을 꽂지 않고 곧바로 프린터를 찾아 인쇄 준비를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어느 한쪽의 PC가 독점하기보다는 모든 PC가 프린터를 공유하기를 원하니까요.


당장 이 같은 환경을 갖춘 곳을 찾기는 어렵지만, 앞으로는 모르는 일입니다. PC에 대한 소비가 늘면 자연스럽게 무선 프린팅을 원하는 환경이 갖춰질 날이 올 수도 있을테니까요. HP 아시아 태평양 지역 IPG 크리스 모건 부사장도 역시 인위적으로 무선 프린팅 환경 구축을 강요하기보다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더군요. 그의 인터뷰를 종합하면 결국 이용자의 PC 환경이 무선 프린팅 부문을 이끌 것이라는 말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간단하게 그의 말을 들어보죠.


질문_무선 랜 환경을 강조했는데 현재 환경의 무선 프린팅보다는 그 가능성을 보는 것 같다. 프린팅과 관련된 사용자 경험이 그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측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런 환경을 유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크리스 모건 부사장_무선 프린팅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일 뿐, HP가 유도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PC 환경과 연관이 있다. 종전에는 데스크톱을 많이 썼지만, 지금은 노트북을 쓰는 이들이 늘면서 주변 장치를 물리적인 연결 없이 무선으로 접속하길 원한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자기 노트북으로 숙제를 푼 뒤에 프린트하거나, 회사에서 쓰던 노트북을 집으로 가져와 업무를 마무리한 뒤 이를 뽑아 보려면 좀더 유연한 프린팅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 소비자 프린팅 환경에서 이러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데다 모바일 환경이 구축된 중소 기업들에게는 이 같은 무선 프린팅 환경을 구축하기를 원하는 만큼 HP가 이에 대비할 이유는 충분하다.

아무리 봐도 크리스 모건 부사장의 말이 그다지 어려운 뜻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 여겨집니다. 그저 HP는 고객의 바뀐 PC 환경에 맞춰 프린팅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고 있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군요. 다만 앞서 말한 대로 노트북을 많이 쓰는 환경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무선 프린팅 수요에 일찌감치 대비하겠다는 의지를 이번 HP 빅뱅 2008에서 밝힌 정도의 의미를 두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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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터 설정에서 무선 랜의 SSID 잡고 있다.
그런데 이번 HP 빅뱅 2008에서 선보인 무선 프린팅 제품은 두 가지 복합기입니다. 이것이 조금 의외라 여긴 부분은 무선 프린팅의 범위에서 좀 벗어난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전의 무선 프린팅은 PC에서 프린터로 인쇄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끝나지만, 이번에 발표한 HP 복합기들은 무선 프린팅 뿐만 아니라 복합기에서 PC로 데이터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종전에는 무선으로 복합기를 제대로 쓰지 못한 반면, 이번에는 복합기의 많은 기능을 제대로 쓸 수 있도록 다듬은 것이지요.


다만 문제는 이 무선 복합기를 얼마나 편하게, 값싸게 쓸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일단 본체의 값은 아주 비싼 편은 아닙니다만, 10만 원 미만 복합기가 판을 치는 요즘 세태에 비하면 조금 비싸긴 해도, ‘신상’이 갖는 프리미엄이 있다고 봐준다면 무난한 수준이라 여겨집니다. 문제는 설정인데 어려워 보이진 않았습니다. SSID를 찾아 네트워크에서 인식하도록 만든 뒤 PC에서 드라이버를 깔면 되니까요. 허나 스스로 무선 랜을 구축해 쓰면서 여러 장치를 운용해보고, 최소한 SSID 같은 용어를 알고 있는 이들에게만 쉬울 수도 있습니다.


고로 지금은 사용성 문제로 인해 아무나 무선 프린팅을 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 여겨집니다. 대신 무선 프린팅을 위해서 무선 랜을 새로 갖추고 공부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무선 랜을 구축해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는 이들에게 하나의 선택권을 더 주는 상황이라 보면 맞겠지요. HP는 앞으로 PC 환경이 빠르게 바뀔 것이라 내다보고 무선 프린팅에 대한 공격적인 전략을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변수는 역시 무선 랜 환경이 널리 퍼져야 한다는 것. 이것이 선행되어야 무선 프린팅 환경도 만들어질 수 있겠지만, 일부러 이를 만들도록 서두르지는 않는다 하니 두고 보지요. 무선 프린팅 마케팅을 한답시고 설마 프린터에 공유기를 끼워 팔 일은 있지 않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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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스마트 C6380, 무선 랜+이더넷 내장, 분당 흑백 33장/컬러 31장 출력, 5색 분리형 잉크 시스템, 대용량 카트리지 교체 가능, 용지 체크되는 오토센스 기술 내장, 메모리 카드 리더 포함, 2.4인치 LCD, 듀얼 드롭 볼륨 기술, 48비트 컬러 스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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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스마트 C4580, 무선 랜 내장, 분당 흑백 30장/컬러 23장 출력, 6색 잉크 시스템, 대용량 카트리지 교체 가능, 용지 체크되는 오토센스 기술 내장, 메모리 카드 리더 포함, 1.5인치 LCD, 1,200x2,400 48비트 컬러 스캔 등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0 Comments

  1. 2008년 9월 22일
    Reply

    아침일찍 올리셨군요..ㅡ.ㅡㅋㅋㅋ
    개인적으로 이추세는 자연스럽게 이어지고있는 것 같네요..실제로 지금도 무선랜들어간 프린터는 많으니까요.
    특히나 이번에 선보인것들은 기능도 더 살렸다니 더 끌리겠는데요? 가격만 좀 어떻게 적당하게 메겨주면 좋을텐데…

    • 칫솔
      2008년 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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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신상치고는 적당한 가격이기는 할거에요. 요즘 시장 자체가 비싼 프린터를 반기는 환경은 아니니까. ^^

  2. 2008년 9월 23일
    Reply

    선이 깔끔해지는건 좋지만 가격이 오르는건 싫어요 ㅋ

    그런데 생각외로 무선랜 기술이 유선만큼 신뢰할만 하지 않아서 자주 끊어 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것들이 해결되었나 조금은 궁금하네요.

    • 칫솔
      2008년 9월 23일
      Reply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보기는 어렵고요. 오히려 지난해에 비하면 많이 내린 듯한… 전원을 켜두면 무선 AP와 항상 연결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더군요. ^^

  3. 2008년 9월 23일
    Reply

    무선랜 인프라가 갖추어지는만큼 무선 프린트도의 수요도 자연스럽게 탄력을 받겠죠.
    그나저나 이런 기술의 발전도 좋지만.. 근본적으로 기계에 비해 턱없이 비싼 잉크값이나 어떻게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_-;

    • 칫솔
      2008년 9월 23일
      Reply

      사실 잉크 이야기는 이번에 거의 안하더라고요. 지쳐서 그런 것보다는 쓰면 안다는 논리라 할까요? 하긴 전에 비하면 잉크 값은 안내려가도 인쇄량이 늘기는 했는데, 이걸 알리는 게 쉽지는 않은 듯 싶더라고요. ^^

  4. 남형석
    2008년 9월 23일
    Reply

    따로 유무선공유기없이 노트북과 무선 복합기만 있으면 접속이 가능한 걸 보니 무선어댑터가 아닌 무선AP인가 보네요. 무엇보다 맘에 드는 점은 아직 상용화전인 무선 USB처럼 복합기의 스캐너 기능을 무선랜을 통해 쓸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네요^^

    • 칫솔
      2008년 9월 23일
      Reply

      공유기 있어야 하는데요. 프린터가 AP를 찾은 뒤 설정에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

    • 칫솔
      2008년 9월 23일
      Reply

      블루투스보다는 무선랜이 빠르다지용? ^^

  5. 2008년 9월 23일
    Reply

    요즘 HP 특집이시군요. =)
    프린터기도 이제 변할 때가 됐네요. 그 선두에서 HP가 잘 이끌 것 같습니다.

    • 칫솔
      2008년 9월 23일
      Reply

      그러게요. 이번 주는 HP 주간입니다. 먹은 만큼 토해내야 하는… ㅜ.ㅜ

  6. 2008년 9월 23일
    Reply

    요즘 노트북에서 데스크탑으로 다시 돌아와 보니 느껴지는 선의 압박은 정말 장난이 아니더군요….
    이런 의미에선 프린트도 무선으로 가는 편이 합당한듯…

    • 칫솔
      2008년 9월 23일
      Reply

      저도 바라는 마음입니다만, 무선을 쓸 때의 접속 장애 같은 불안감만 없다면야 대환영이죠. ^^

  7. 아리아리
    2008년 9월 23일
    Reply

    개인이 구입하기 보다는 사무실에 쓰기에 딱인듯 하네요. 5대 이상의 컴퓨터에 죄다 케이블 물릴수도 없고 프린터용 컴을 따로 나두는 것도 번거로우니까요.
    음…..

    • 칫솔
      2008년 9월 25일
      Reply

      그렇네요. 다만 잉크젯보다는 레이저 프린터 쪽의 효율성이 더 좋을 듯 싶은데요? ^^

  8. 캐딜락
    2008년 9월 26일
    Reply

    한국도 그럴지는 모르지만 여기는 프린터가 엄청 쌉니다..
    대신에 카트리지 값이………………………. 프린터 보다 비쌀때도…

    • 칫솔
      2008년 9월 27일
      Reply

      저 발표회에 가서 보니 50달러도 안되는 프린터가 있더라고요. ^^

  9. 양인호
    2008년 12월 20일
    Reply

    c6380모델에 피시방 게이블 모뎀을 사용 하는데 제 피시 본체에도 무선장치가 있어야만 프린터를 무선으로 사용 할수있는건가요. 그렇다면 무엇을 구입 하여야 하는지 알려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 칫솔
      2008년 12월 22일
      Reply

      답변이 늦었네요. 본체가 무선일 필요는 없고 유무선 공유기가 있으면 됩니다. 본체와 유무선 공유기는 랜선으로 연결하고 프린터는 무선으로 연결하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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