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직하형 LG 풀LED 3D TV를 만나다

지난 3월 25일 저녁에 LG 3D TV 발표회에 다녀왔습니다. 이 행사는 서초 LG R&D 센터에서 진행됐는데, 이곳은 지금까지 한번도 외부 행사에 개방된 적이 없고 이번 행사를 위해서 처음 공개했다고 하더군요. 호텔에서 진행하는 것 못지 않은 넓은 장소 덕분에 많은 블로거들과 트위터 이용자들이 행사에 참여했고 함께 LG 3D TV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현장은 어떤 모습이었고,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정리해 봅니다.

3D TV를 위한 작은 축제
이번 행사가 LG의 3D TV를 발표하는 자리긴 했지만, 단순히 TV 발표회보다는 3D TV와 관련된 작은 축제와 같았습니다. 이날의 주인공은 LG가 발표한 풀 LED 3D TV지만,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게임기, 실시간 3D 촬영 장비와 관련 컨텐츠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당 3억 원이 넘는다는 3D 촬영 카메라로 마술을 촬영해 현장의 풀 LED 3D TV에서 볼 수 있도록 했고, 발표만 먼저 했던 대당 1만 달러가 넘는 3D 프로젝션도 이날 선보였습니다. 전시의 다양성 면에서는 앞서 행사를 진행했던 삼성보다는 좋았습니다.

직하형 풀 LED와 디자인이 강점
LG가 내놓은 3D TV는 테두리 부분에 LED를 촘촘히 넣은 에지형 방식이 아니라 LCD 패널 아래 쪽에 LED 광원을 배치한 직하형 방식입니다. 지난 해 여름에도 LG는 이러한 직하형 풀 LED TV를 선보였고, 이번에 발표한 것도 그 때와 같은 방식으로 광원을 배치한 3D TV인 것이죠. 다만 이번에 발표된 풀 LED 3D TV의 LED 수는 1천200개로 지난 해 3천360개에 비해 1/3 수준으로 줄인 게 특징입니다. LED를 줄인 덕분에 전력 소모는 크게 줄었고, 직하형 LED 방식의 로컬 디밍을 통해 1천만 대 1이라는 높은 명암비를 만든다더군요. 더불어 오른쪽과 왼쪽에 보여질 영상을 1초에 480장을 그려낼 수 있도록 트루모션 480Hz 기술이 적용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LG TV들이 테두리 폭을 좁게 만드는 ‘보더리스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는데, 16mm 폭의 풀 LED 3D TV를 실제로 보니 정말 깔끔합니다. 두께도 얇고요. 심지어 테두리에 아무것도 없어야 깨끗할 것 같아서 LG 로고 역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고 하더군요. 벽에 걸어 놓으면 그냥 검은색 유리창, 또는 거울이라고 착각할 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정면에서 보는 사람이나 물건이 화면에 거울처럼 반사되어 나타나는 문제에 대해서 이날 Q&A에서 지적 사항으로 나왔는데, 이 점은 좀더 개선되어야 할 것 같긴 합니다.

안경, 뜨거운 감자가 되다
3D는 초당 수백번을 깜빡이는 전용 안경을 써야 합니다. 지금은 이 안경을 쓰지 않으면 3D 이미지를 볼 수가 없는데, 도수가 있는 안경을 쓰는 이들은 그 위에 3D용 안경을 또 하나 얹어야 합니다. 그 불편함 때문에 이날 발표회에서도 안경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LG 전자에서 참석한 3D TV 연구원은 안경을 안쓴 이와 쓰는 이들을 배려하려고 노력을 했고 안경 위에 쓰더라도 착용감이나 초점 등에서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하더군요.

사실 노력은 많이 했을 거라 믿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실제 안경을 쓰고 보면 여전히 불편한 걸 어쩝니까. 그저 이런 불만이 접수되지 않게 하루 빨리 개선하는 길만이 답인 듯 싶네요. 아, 안경은 개당 12만 원으로 경쟁사보다는 쌀 듯 싶습니다. 기본은 2개가 들어간다네요.

2D의 3D 변환 기능은 없어
LG 풀 LED 3D TV는 2D 컨텐츠의 3D 변환 기능이 없습니다. 이 기능은 원래 3D로 제작되지 않은 컨텐츠를 3D로 볼 수 있는 기능인데, 이 기능을 이용하면 일반 방송도 3D로 볼 수 있습니다. 이날 LG는 해당 기능이 되는 풀 LED 3D TV를 전시하긴 했지만, 실제 판매 제품에는 이 기능을 넣지 않는답니다. 기술적으로 준비는 됐지만, 3D 품질이 충분하지 않고 이러한 컨텐츠가 오히려 3D TV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게 이유라네요. 경쟁사가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 것을 문제시하면 앞으로 이에 대한 논란만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되는데, 2D 영상의 실시간 3D 화에 대한 효과에 대한 평가는 소비자가 판단하도록 놔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세계 유일의 직하형 3D TV?
사실 LG 3D TV는 순서로 따지면 우리나라에서는 두 번째 발표입니다. 삼성이 한달 전에 먼저 출시를 했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최초 타이틀을 단 보도자료를 LG가 내놨는데요. LG는 삼성과 다른 직하형 방식을 써 ‘세계 최초의 직하형 풀 LED 3D TV’라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문제는 에지형 3D TV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다르게 이 뒤에 직하형을 내놓을 업체가 있을지 의문이 드는 탓에,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풀 LED TV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LG나 삼성이나 ‘최초’ 병(病)은 못말리겠습니다. -.ㅡㅋ

값, 그리고 LG의 포부(?)
아, 값은 47인치 제품이 470만 원대, 55인치 630만 원대입니다. LG는 올해 42, 47, 55, 60, 72, 150인치 등 풀LED, PDP, 프로젝션 등으로 3D TV 제품군을 구성한다는군요. 이를 통해 올해 3800만 대로 예상되는 세계 3D TV 시장에서 25%인 950만 대 규모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다만 이 포부를 실현하려면 컨텐츠 같은 외부 문제를 얼마나 빨리 해결하느냐가 급선무겠죠.

LG 풀LED 3D TV에 대한 단상
평면이 아니라 TV 바깥으로 공간감을 표현하는 3D TV의 영상을 보면 볼수록 언제나 신기합니다. LG 풀 LED 3D TV도 그런 신기함이 먼저 느껴입니다. 다만 짧은 시간 본 것만으로 화질이 좋다 어쩐다 말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날 분명 많은 장점, 기술적 설명을 들었지만, 행사가 진행되는 짧은 시간에 그 모든 것을 체감하기는 어려웠으니까요.

다만  과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TV로 넘어온 뒤로 다시 일반 화질로 못 돌아가듯이 LG나 삼성이 발표한 3D TV에 익숙해지면 디지털 TV가 밋밋할 것 같긴 합니다. 물론 그만큼 다채로운 컨텐츠를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3D TV는 아직 때 이른 것 같습니다만,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그 매력은 쉽게 떨치지 못하는 것 같네요.

덧붙임 #

다음 글에는 LG와 삼성 3D TV의 불편한 공통점만 찾아서 정리해 보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