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다루는 올인원 PC, HP 터치스마트 IQ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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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파빌리온 터치스마트 PC IQ770
올해 초에 열린 CES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빌게이츠 회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소개했던 비스타 PC가 이제야 우리나라에 도착했다. 세계 최초의 비스타 PC이면서 터치 스크린을 갖춘 올인원 PC인 HP 터치스마트 PC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월부터 북미 판매를 시작한 이 PC가 늦어진 이유는 우리나라 환경에 맞게 일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조정할 필요가 있어서였다. 한글판 비스타만 깔면 끝나는 게 아니라 HP가 터치스마트 PC를 위해서 엮은 수많은 소프트웨어도 함께 기능을 바꾸고 윈도 호환성을 높여야 했기 때문이다. 이제야 그 작업을 마치고 우리나라에 데뷔했다.


성능만 빼고 모든 것을 ‘올인’
HP 터치스마트 PC는 모니터와 PC 본체가 하나로 되어 있는 올인원 PC다. 본체가 붙어 있어 19인치 와이드 LCD 모니터보다는 덩치가 커 보이지만, 오히려 모니터의 원래 크기보다 더 크게 보이게 만드는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앞쪽은 짙은 검정으로 덮어 밋밋할 수도 있었는데, 코팅을 입힌 19인치 LCD에 잘 어울리도록 테두리와 본체에 반드르르한 윤기가 흐르는 덕분에 깨끗하다. 19인치 와이드 LCD 화면은 터치 스크린으로 작동하지만, 그 위에 붙이는 보호 HP의 화질 개선 기술인 브라이트뷰 코팅 필름을 개선한 덕분에 터치 스크린에서 나타나는 탁한 느낌이 없는 맑은 화면을 보여준다.
사실 터치스마트 PC의 CPU 파워는 그리 세지 않다. AMD의 듀얼 코어 모바일 CPU인 튜리온 64 X2를 써 일반 데스크탑 CPU보다 성능은 떨어진다. 그래픽 칩셋 역시 모바일용으로 쓰이는 지포스 GO 7600이다. 따라서 가격대비 성능에서 터치스마트 PC는 제 값을 못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PC의 성격을 안다면 모바일 칩셋의 선택을 마냥 나무랄 수 없다. 하루 종일 켜두고 쓰는 거실용 올인원 PC라는 점-이에 대해서는 뒤에 비판이 있다-에서 틀린 선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터치스마트 PC는 180W 파워만으로도 작동할 정도로 전력을 적게 쓴다. 또한 PC가 대기 상태에 들어갔을 때에도 전력 소모가 거의 없는 등 하루 종일 켜둬야 하는 이 PC의 쓰임새에 맞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터치스마트 PC는 대기 상태에 들어가 있다가도 화면 위를 툭 건드리기만 해도 바로 작동한다. 사람으로 따지만 완전 수면이 아니라 쉽게 깰 수 있게 가수면 상태에 있는 것이어서 PC를 좀더 빨리 다룰 수가 있다.
CPU와 그래픽 칩셋을 뺀 나머지 구성은 모자람을 지적할 게 아니라 철철 넘치는 문제를 걱정해야 한다. 이 PC는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올인원’이라는 키워드에 너무나 충실하게 부품을 구성했다. 결코 부족하지 않은 램과 넉넉한 하드디스크, 슬롯 로딩 디자인과 라이트스크라이브가 돋보이는 광학 드라이브, 130만 화소 웹캠, 아날로그 TV 튜너와 FM 라디오 튜너, 8가지의 플래시 메모리를 읽어내는 카드 리더, AV 입출력 단자, i.Link와 IEEE 1394, USB 2.0, 미니 VGA 출력, 유무선 랜, 광/디지털 출력, 2.5인치 미디어 드라이브 등 무엇을 덧붙여야 할지 모를 정도로 꽉 채워 놓았다. 키보드와 마우스도 무선인데다 인터넷 역시 무선으로 접속된다.
이 구성품들을 한 곳에 몰아 넣은 것이 아니라 디자인에 신경 쓰면서 분산 배치한 덕분에 이처럼 많은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기 어렵다. 재주가 너무 많아 하나씩 테스트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도 엄청나다. 물론 이 모든 기능을 자주 쓰는 것은 아닐테지만, 이것저것 업그레이드에 신경 쓰기 싫은 이들을 한 번에 만족시킬 수 있는 올인원 구성이 돋보이는 것은 분명하다.(다만 HDTV가 아니라 아날로그 TV라는 게 좀 걸린다. 케이블 TV는 이상 없이 수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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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 미디어 센터와 스마트 센터의 환상 궁합
HP 터치스마트 PC를 말할 때 올인원 이외에 ‘터치’라는 또 다른 키워드가 있다. 19인치 LCD가 터치 스크린이라 화면의 아이콘을 눌러 프로그램을 실행하거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
HP는 터치 스크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윈도 비스다의 기본 프로그램에 의지하지 않고 자체적인 관리 툴인 ‘스마트 센터’를 준비했다. 스마트 센터는 미디어 센터와 연동해 작동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안에서 오늘의 날씨나 가족 일정을 확인하고 터치 스크린을 이용해 메모를 남길 수도 있다. TV나 라디오, 음악 등을 듣는 프로그램을 손가락으로 눌러서 실행할 수도 있다. 가족이 공유한 사진을 볼 수도 있고, 미디어 센터를 실행해 더 많은 재주를 다룰 수도 있다. 미디어 센터를 띄웠을 때는 리모컨을 쓰는 게 더 편하지만 터치를 이용해 재주를 다루는 것도 그리 불편하지는 않다. LCD 테두리의 오른쪽 아래에 있는 스마트 센터 버튼을 누르면 언제든지 프로그램 허브에 가까운 스마트 센터를 띄울 수 있다.
PC 안에 마련된 작은 쪽지에 손가락이나 터치 펜으로 글을 쓰면 그대로 저장된다. 이 메시지는 가족 모두에게, 또는 엄마나 아빠, 아들, 딸 등 대상을 정해 남길 수도 있다. 쪽지 창이 작고 메모를 남길 수 있는 필기 도구가 제한적이라는 게 불만이다. 글을 쓰기 귀찮을 때는 음성 메시지를 남길 수도 있다. 메모로 남기기 어려운 긴 메시지를 남길 때 쓸만한 재주다. 다만 음성 메시지보다는 130만 화소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 메시지를 남겼으면 오히려 더 좋을 거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손가락으로 화면에 글을 써보니 감압식이기는 해도 의외로 감도가 높다. 지난 번 발표회장 때 봤던 감도와 또 다르다. 감도가 너무 좋아서 어떤 때는 손가락을 대지 않았는데도 점이 찍힌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좀더 정확하게 글을 쓰려면 LCD 오른쪽 위에 있는 터치 펜을 다루는 게 좋다. 터치 기능으로 윈도 비스타의 그림판이나 윈도 필기장에 직접 그림을 그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스마트 센터의 메모장이 너무 작아서 불편하면 윈도 필기장을 이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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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겟은 가정이 아니라 독신자였어야지!
HP 터치스마트 PC는 원래 거실을 공략하기 위한 컨셉으로 개발한 올인원 PC다. 이 PC를 거실에 두고서 터치 스크린을 이용해 가족이 서로의 일정을 공유하고 메시지를 남기거나 여러 활용을 할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HP가 처음 이 PC를 내놓으면서 올곧게 이런 컨셉으로 이야기를 해왔다. 유감스럽게도 이 PC는 가정용의 컨셉 대신 원룸형 독신자를 겨냥했어야 옳다.
터치스마트 PC는 원룸 독신자들에게 더 어필할 수 있는 여러 이유가 많지만, 그 중 첫 번째는 공간을 절약해 주는 올인원 PC라는 점이다. 모니터 따로, PC 따로, TV따로, 플레이어 따로, 오디오 따로 둘 필요도 없고 본체 하나만 가져다 놓으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터치스마트 PC는 TV는 물론 영화 감상, 동영상 재생 같은 모든 엔터테인먼트를 다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조금의 부족함도 없다. 물론 사무 공간이 넓지 않은 직장인에게도 괜찮은 아이템이다.
두 번째는 터치를 이용한 개인 관리다. 사실 터치스마트 PC에 메모를 남기고 일정을 확인하는 것은 오히려 가족보다는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는 게 더 바람직하다. 터치스마트 PC의 이 같은 기능을 가장 잘 활용하려면 개인 관리가 많은 이들이어야 한다. 또한 영상 편집 같은 복잡한 작업을 하지 않고 가볍게 일정을 관리하거나 문서를 작성하고 e-메일을 보내는 용도로 쓸 수 있으므로 간간히 PC 작업을 하는 이들에게 효과가 있다.
세 번째는 터치스마트 PC를 거실에 두기 어렵다는 문제다. 이미 거실에는 많은 디지털 장치가 있을 뿐 아니라 가장 강력한 TV라는 장치의 존재를 잊어서는 안된다. 비록 성능과 기능은 다르지만 거실에 두 개의 디스플레이가 되는 장치를 두는 가정은 거의 없다. 그것도 적지 않은 덩치의 이 PC를 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이 PC는 더욱 개인 용도로 마케팅을 하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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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완성도 높지만, 보안 문제 신경 써야
터치스마트 PC를 다뤄보면서 몇 가지 문제도 눈에 띈다. 일단 터치의 활용도는 생각보다 적다. 화면을 직접 다룰만한 일을 만들어야 하는데, 화면 터치보다는 리모컨이나 키보드, 마우스를 이용하는 게 더 편하다. 적어도 아이와 함께 PC를 갖고 즐길 수 있는 놀이형 애플리케이션이 몇 개쯤 있으면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PC로 활용할 수 있어 보인다. 또 다른 문제는 보안이다. 메모를 남겨 놓을 때 잠금 장치를 해놓을 수 없기 때문에 가족 이외에 다른 이들이 볼 수 있다. 이는 사생활 침해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대책이 있어야 한다. 지문 인식기라도 달려 있으면 가족 확인을 쉽게 할 수 있을 텐데 다음에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으면 한다.
올인원 PC의 완성도를 따지면 터치스마트 PC는 분명 최고다. 밝은 19인치 LCD와 풍부한 부품 구성, 터치 스크린과 연동되는 스마트 센터 등은 이전의 완성품 PC에서는 전혀 볼 수 없던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원 케이블 하나만 꼳으면 작동하기 때문에 PC의 케이블을 꽂는 것 조차 모르는 이에게 이보다 편한 건 없을 것이다. 값 대비 시스템 성능은 분명 모자라지만, PC의 성격과 쓰임새를 생각하면 문제될 게 없다. 아주 복잡하고 무거운 PC 작업이 아닌 엔터테인먼트나  캐주얼 게임 플레이, 사진 편집 작업 용으로 쓰거나 공간 절약형 올인원 PC를 찾는다면 분명 나쁜 선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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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높이를 낮추어 세웠을 때.


운영체제 윈도 비스타 프리미엄
CPU AMD 튜리온TV 64×2 듀얼코어 TL-52(1.6GHz)
그래픽칩셋 지포스 GO 7600
DDR2 2GB
하드디스크 7200rpm SATA 320GB
                2.5인치 HP 포켓 미디어 드라이브 베이(옵션)
광학 드라이브 DVD 멀티 드라이브(라이트스크라이브)
LCD 19인치 와이드 브라이트뷰 터치 스크린 LCD 디스플레이
웹캠 130만 화소 웹캠 마이크로폰 어레이 통합, 내장
TV튜너 아날로그, FM 라디오
네트워크 유선 랜, 802.11a/b/g 54Mbps 무선 랜, 블루투스
169만 원(정식 판매가)
문의 한국hp www.hp.co.kr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8 Comments

  1. 2007년 7월 26일
    Reply

    이야..칫솔님 리뷰를 들어보니 정말 잘만든거 같군요..
    저는 이거 처음봤을때 20인치넘는줄알았는데..19인치밖에 안되었다는것도 놀랐구요,,@@;;
    확실히 터치스크린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나오면 더 반응이 좋을거 같기도하네요^^

    • 2007년 7월 27일
      Reply

      제품 자체의 완성도는 좋은 편입니다. 올인원 중에 이만한 구성은 볼 수 없었거든요. 터치프로그램은 바람일 뿐입니다. 그렇게 되기만을 바란다는.. ^^;

  2. 2007년 7월 27일
    Reply

    칫솔님의 해당 포스트가 7/27일 버즈블로그 메인 헤드라인으로 링크되었습니다.

  3. RUSH
    2007년 7월 27일
    Reply

    실제 19인치 와이드가 그리 크지만은 않다는 것이 문제일 수 있겠죠
    국내는 이미 21~22, 그 이상의 크기가 대세니까요.
    하지만 AMD TL을 이용하여 최대한 공간을 절약하는 점과 미디어센터PC쪽에서 볼 수 있던 시도들,
    부족한 확장성을 2.5인치 전용규격 -_- 으로 메우려 한 점 등은 만족스럽더군요.
    7900gs를 사용하다가 전기세 압박을 이기지 못해 7300gt로 기변하고 다시 ATI 2600쪽으로 생각 중인 입장에서,
    어느정도 수준으로 올라온 PC성능에서 가능하면 저전력에 어지간한, 소위 카트정도 되는(물론 2005년의 카트라이더에 비해 지금은 고사양이죠… ㅎㅎ)PC가 터치스크린까지 갖추고 나왔을 때
    가격적 측면에서의 부담이 없었다면 한번 쯤 고려해볼만한 제품이 아니었나 싶긴 합니다.

    확실히 19인치면 데스크형이 아닌가 싶습니다 ^^;

    • 2007년 7월 27일
      Reply

      아무래도 모니터 크기는 양쪽 스피커를 비롯해 전체 사이즈를 비례한 결정이 아니었나 합니다. 그래도 표시크기는 1440×900으로 일반 19인치보다는 넓은 편이고요. 하드디스크의 확장성은 그나마 낫지만 전용 PMD라는 전용 드라이브를 써야 한답니다.
      성능이야 뭐.. 일상적인 작업을 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다만 비싼 가격만큼 성능을 중시하는 이들에게는 만족감을 주지 못할 수도 있지만, 풍부한 기능을 원하는 이에게는 오히려 만족감이 높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4. 2007년 7월 30일
    Reply

    발표에서 사양 보고 왜 저럴까..했는데, 생각해보니 컨셉을 까먹고 있었네요..;;훗..
    스마트센터는 완벽하진 않아도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터치스크린을 채용한 UMPC 쪽도 인터페이스 부분을 이런 식으로 해결해주었으면..하는 바람도 있네요..^^;;

    리뷰 잘 보고 가요~ 🙂

    • 2007년 7월 30일
      Reply

      내년에는 터치가 유행으로 자리 잡으면 좀더 색다른 방식의 재미있는 터치 장치들이 나올 테니 좀더 기다려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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