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나오기 이전 지갑은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저장 매체였고, 무엇보다 결제 수단을 담아 다니는 강력한 기능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 자리를 위협하는 것이 있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MP3 플레이어, 카메라 같은 모바일 장치의 기능들을 쓸어 담은 것도 모자라 스마트폰은 오랜 시간 삶의 저장 도구로 써왔던 지갑의 결제 기능을 대신하기 위해 기술적 장치를 하나씩 더하는 중이다. 문제는 그냥 대체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이를 쓰려면 이용자가 관련 기술이나 앱을 알아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지금 지갑 속 결제 수단을 대체하려면 무엇을 알아야 할까?
멤버십/포인트 카드
지갑을 두껍게 만들었던 이유라면 결제를 위한 신용 카드 때문이 아니라 다채로운 멥버십과 포인트 카드의 영향이 더 크다. 자주 쓰지 않아도 언제 쓰게 될지 모르는 이유로 멤버십 및 포인트 카드를 챙겨 다닐 수밖에 없다보니 지갑을 가볍게 들고다니기란 쉽지 않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러한 카드를 일일이 챙겨다닐 필요는 없다. 멤버십과 포인트를 관리하는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대규모 멤버십과 포인트를 통합 관리하는 앱들도 여럿 있을 뿐만 아니라 소규모 매장도 독자적인 앱을 이용해 회원이나 포인트를 관리하고 있다. 수많은 멤버십/포인트 카드를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관리하는 이점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지갑을 가볍게 만들고 있다. 통합 회원/포인트 관리를 위한 계정과 본인 인증은 모두 모바일에서 진행되며 PC는 필요 없다.
대중교통 요금
이미 많은 이들이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 교통을 탈 때 스마트폰으로 요금을 내고 있다. 어떤 방식을 쓰느냐에 따라 택시도 결제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대는 순간 요금이 결제되는 기능은 우리나라에서 그리 낯선 것은 아니다. 물론 무조건 모든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금융 유심을 꽂고 NFC 기능을 켠 스마트폰이라면 가능하다. 금융 유심을 쓰는 스마트폰에서 대중 교통 요금을 쓰는 방법은 일정 금액을 미리 내고 충전하는 선불식과 쓴 만큼 결제하는 후불식 모두 쓸 수 있다. 선불식을 쓰려면 지하철 발매 창구에 있는 장치를 이용해 요금을 미리 충전할 수 있고, 후불식을 쓰려면 앱을 설치해야 한다. 모두 모바일에서 처리할 수 있고 PC는 필요 없다.
신용카드 결제
신용카드는 당장 스마트폰으로 지갑을 대체하기 힘들었던 부분이었다.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를 담아 두는 기술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신용카드 가맹점에 설치된 결제 장치들이 대부분 마그네틱 카드만 읽을 수 있다보니 스마트폰을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가맹점에 있는 종전의 카드 결제 장치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스마트폰에 적용한 데다 카드사들도 스마트폰 환경에 맞는 결제 방식을 도입한 결제 장치를 서둘러 보급하고 있어 스마트폰의 신용카드 결제 환경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 일부 신용카드는 이 지불 환경에서 작동하지 않을 수 있고 여전히 보안상 우려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갑의 핵심적 문제가 조금씩 해결되어 가는 모양새는 흥미롭게 지켜볼 만하다. 카드 등록 작업은 스마트폰에서 처리할 수 있다.
ATM 입출금
지갑에 있는 은행 입출금기용 현금 카드도 스마트폰에서 이미 쓸 수 있다. 대부분의 은행 ATM은 이미 스마트폰을 접촉했을 때 계좌 입출금을 할 수 있도록 RF 거래 기능이 준비되어 있다. 이 작업을 하려면 역시 NFC가 되는 스마트폰과 금융 유심이 필요하고, 앱을 설치한 뒤 이용자의 현금 카드 정보를 스마트폰 유심 영역에 담아야 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문제는 이 작업이 모바일에서만 끝나지 않고 PC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까다롭다는 것. 은행 계좌 정보를 담는 일이다보니 PC에서 모바일 카드 등록 웹사이트를 접속한 뒤 온갖 액티브엑스(Active-X)를 설치하고 모바일 앱에서 인증을 해야 하는 까닭에 귀찮을 수 있다. 현금 카드가 없더라도 ATM 입출금을 할 수 있지만, 그 복잡함을 먼저 이겨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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