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께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였던 안드로이드 기기 관리자(Android Device Manager)가 생각보다 일찍 서비스를 시작했다. 안드로이드 기기 관리자는 이용자가 쓰고 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인터넷을 통해 관리하는 위치 확인과 벨 알림, 장치 초기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를 쓰려면 안드로이드 기기 관리자 페이지에 들어가 안드로이드 장치의 계정으로 로그인한 뒤 위치 데이터 사용을 허용하면 된다. 안드로이드 장치에서 쓰고 있는 계정을 입력하면 해당 장치가 자동으로 안드로이드 기기 관리자에 나타난다.
안드로이드 기기 관리자 서비스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많은 것은 아니다. 구글 지도 위에 단말기가 있는 위치 정보를 보여주고, 단말의 벨을 울리게 할 수 있으며, 기기 자체를 초기화할 수 있다. 위치 정보와 벨 울리기는 바로 가능하고, 기기 초기화는 이용자가 직접 기기 초기화를 허용한 단말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즉, 단말기의 설정에서 원격으로 장치 초기화를 허용하는 옵션을 켜야만 쓸 수 있다. 만약 계정을 탈취 당하더라도 장치 초기화 옵션을 활성화시키지 않으면 원격으로 초기화는 되지 않는다.
안드로이드 기기 관리자 서비스는 안드로이드 2.2 이상의 장치에서 쓸 수 있지만, 관련 서비스 업데이트를 마친 장치만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지금은 젤리빈 운영체제를 얹은 장치에서만 작동하는 것으로 보이고 순차적으로 확대될 듯하다.
사실 안드로이드 기기 관리자에서 선보인 기능들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삼성과 LG 등 몇몇 스마트폰 업체에서 내 폰 찾기와 잠금 같은 유사한 기능을 탑재했고, 다양한 도난 방지 앱을 통해 어느 정도는 알려진 기능이다. 안드로이드 기기 관리자가 이런 기능과 다른 한가지 차이라면 운영체제와 서비스가 결합되어 있어 누구나 해당 기능을 쉽게 활성화하고 장치를 보호할 수 있는 점 정도다.
그런데 안드로이드 기기 관리자 같은 기능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예전에도 비슷한 질문을 던진적이 있는데, 만약 당신이 스마트폰을 도난 당하거나 잃어버린 상황을 가정한다면 안드로이드 기기 관리자처럼 인터넷을 통해 제어하는 방식이 얼마나 쓸모 있을 것이냐는 점이다. 즉,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는 PC까지 가서 이 기능을 써야 하는 상황일 경우 이미 해당 장치의 통제를 빼앗긴 뒤의 일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안드로이드 기기 관리자에서 제공하는 장치 초기화는 킬 스위치가 아니다. 킬 스위치는 장치가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강제로 초기화를 시킬 수 있는 기능이지만, 안드로이드 기기 관리자는 장치가 꺼져 있거나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으면 아무 기능도 작동하지 않는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장치 관리자는 가장 기본적인 관리 서비스만 제공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셈이다.
때문에 안드로이드 기기 관리자 기능이 있어도 도난이나 분실된 상황에서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별도의 응용 프로그램이 아예 소용 없는 것은 아니다. 단말을 끄기 이전에 근처에 있는 다른 스마트폰이나 휴대폰에서 문자를 보내는 것만으로 단말을 잠그고 경보음을 울리게 하는 모락이나 폰지킴, 아바스트! 모바일 시큐리티 같은 앱들도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는 보완적 앱이다.
하지만 이 역시 단말이 끄거나 SIM을 제거하고 네트워크에서 연결이 해제된 상태에서는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더 강력한 장치가 필요하다. 인텔이 울트라북에서 선보인 도난 방지 서비스들은 유료로 이용해야 하는 서비스지만, 장치의 작동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펴 장치의 상태가 일정시간 동안 꺼지면 자동적으로 잠금을 걸어 습득자의 통제권을 강제로 빼앗고 제대로 된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으면 내부 데이터를 파괴할 수 있는데, 이러한 기술이 모바일에도 필요하다.
최근 들어 도난 당하거나 분실된 스마트폰을 강제로 초기화 하는 킬 스위치의 기본 도입도 논의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 기능의 도입이 거의 확정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기능이 들어간 스마트폰은 단말을 도난당하거나 분실한 이용자의 요청에 의해 단말을 원격으로 작동 불능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애플이 iOS7에 넣은 액티베이션락이나 삼성이 북미 시장에 도입키로 한 로잭 역시 유사한 기능을 갖고 있다. 모토롤라는 아트릭스와 같은 단말에서 사용 중인 SIM을 빼면 자동으로 비밀번호를 입력케 만들어 허용되지 않은 이용자의 단말 접근을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스마트폰 도난 방지와 관련한 다양한 기술이 나오고 있고 이용자들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선택지가 있어도 이용자들이 이 가운데 하나라도 꼭 쓸 것인지 알 수 없다. 스마트폰을 도난 당하거나 분실하기 전까지 이러한 장치들의 소중함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아서다. 결국 최소한의 보호 기능에 대한 스마트폰 업체들의 다른 접근과 새로운 기술을 위한 준비도 중요하지만, 도난/분실의 위험에 대한 이용자들의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부분이다.
클라우드로 상시 백업이 어떻게 보면 대안이 될수도 있고
안에 데이터를 빼기 힘든대신 데이터를 전부 날리고 초기화 해서 타인이 쓸수 있도록 하는게
오히려 더 안전하지 않을까도 생각을 해봅니다.
데이터 백업에 대한 습관화도 필요한 부분이고요. 망 차원에서 차단하는 쪽으로 결정된 사항이어서 타인이 쓰기는 어려울 듯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