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프 3G 통화, 왜 잘 안 될까?

지난 주 안드로이드용 스카이프가 출시되었습니다. 벌써 써본 이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그동안 아이폰 버전, 그리고 버라이존 안드로이드 단말 전용 모바일 스카이프만 출시된 터라 다른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쓰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매우 컸는데, 이제야 조금 그 불만을 가라 앉힐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이제 안드로이드에서도 스카이프에 로그인한 다른 이와 무제한 통화를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국내에서도 안드로이드용 스카이프를 쓸 수 있습니다. 갤럭시 S를 비롯해 안드로이드 1.6 기반 단말기를 빼고 대부분은 정상 작동하는 중인데요. 무엇보다 안드로이드용 스카이프는 무선 랜 뿐만 아니라 3G 망에서도 작동하기 때문에 지금 국내 이통3사가 시행 중인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와 결합해 통화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국내의 모든 3G 망에서 스카이프 통화가 잘 되고 있을까요? 스카이프 안드로이드 앱이 출시된 뒤부터 갖고 있는 몇몇 단말기를 번갈아가면서 테스트를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KT는 괜찮았고 SKT는 오락가락 하는 상황처럼 보이더군요. SKT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서 잘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었거든요. (참고로 이번 테스트에 이용한 단말은 넥서스원, 갤럭시 A, 모토 쿼티, 옵티머스 원 등 모두 4가지. 요금제는 무제한이 아닌 SKT 2GB, KT 500MB 데이터 요금제였고, SKT OPMD도 함께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이번 실험에는 버섯돌이님과 미국에 있는 얼리어답터님이 도움이 컸습니다)

스카이프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 당일에 설치 가능 단말기마다 앱을 설치하고 실험을 해보니 SKT는 로그인은 되는데, 기본 스카이프 테스트 콜에 접속하는 것이 무척 늦고 제대로 안되더군요. 출시일 저녁에서야 테스트 콜이 되긴 했는데, 그 사이에 SKT에서 무슨 조치가 있었는지는 모릅니다.

스카이프 테스트 콜은 SKT나 KT 모두 되긴 하더군요. 다만 연결 시간이 달랐습니다. KT는 거의 바로 연결된 반면 SKT는 한참 동안 연결음을 들은 뒤에 테스트콜 서비스로 들어가더군요. 일단 연결된 뒤 10초 정도의 테스트콜 녹음은 별 무리는 없었습니다. 테스트콜이 되는 것으로 보니 3G에서도 스카이프가 잘 될 것 같았는데, 실제 통화해 봤더니 꼭 그런 것도 아니더군요. SKT 망에서 로그인한 뒤 통화를 시도했을 땐 상대쪽에 전화가 왔다는 신호가 뜨지 않거나 연결이 되더라도 몇 초 뒤에 잘 들리지 않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물론 잘 될 때도 있긴 했지만, 잘 안되는 때가 더 많다보니 잘 된다 이야기를 하긴 어렵더군요. KT는 연결 상태나 음질 모두 이상없이 깨끗했습니다.

이것은 단말기나 OPMD의 문제는 아닙니다. SKT나 KT 모두 다운로드 속도는 스카이프를 쓰는 데 큰 무리가 없고, 업로드 속도 역시 차이는 있어도 스카이프의 음성 통화에 필요한 대역폭을 충분히 넘기고 있으니까요. 물론 안드로이드용 속도 측정 앱으로 돌려보니 업로드에서 KT 망이 SKT보다 더 나은 걸로 나타나긴 하더군요. 이것은 지역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자료로 삼아서는 안되지만, 두 망 모두 스카이프 음성통화를 하는 데 무리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테스트에서 분명 잘 안 되는 쪽이 있는 것을 보면 분명 문제가 없다고 말을 하긴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