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여름 컴퓨텍스에서 본 대부분의 태블릿은 11인치 이상 화면 크기를 갖췄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 덕분에 늘 나의 관심권 안에 머물러 있는 태블릿이 에이서 아이코니아탭 W510이다. 마치 인큐베이터 같은 유리 전시관 안에서 들어 있던 이 제품은 6개월 동안 몸을 만든 뒤 지금 이용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10.1인치의 화면을 가진 이 윈도8 태블릿은 쓸만할까?
그래, 이렇게 작았어야지
지금까지 출시된 여러 윈도8 태블릿을 보면서 시급하게 고쳐야 할 문제는 너무 두껍고 무겁다는 것이다. 윈도8이라는 운영체제를 쓰더라도 그 형태가 태블릿이라면 휴대성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그 기본을 무시한 태블릿이 너무 많은 것도 부정할 수는 없다. 아마 에이서 아이코니아탭 W510(이하 아이코니아탭 W510)처럼 더 작은 윈도8 태블릿은 일단 눈길부터 던지고 보는 습관이 생긴 것도 그 때문은 아닌가 모를 일이다.
확실히 아이코니아탭 W510은 크기 만큼은 태블릿의 기본을 지킨 제품이다. 윈도8 태블릿치고는 작고 가볍기 때문이다. 화면 비율은 다르지만 같은 화면 크기의 넥서스10과 아이코니아탭 W510을 비교해 봐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가장자리 두께가 얇은 기구의 외형적 특성상 넥서스10이 조금 얇아 보이지만, 두꺼운 부분만 보면 두께 차이도 없고 무게는 아이코니아탭 W510(570g)이 넥서스10(603g)보다 오히려 가볍다.
단자를 없앴더라면…
아이코니아탭 W510은 가로로 들든 세로로 들든 약간 비대칭의 느낌이 든다. 화면을 둘러싼 검은 부분과 경계를 이루는 흰색의 테두리의 안쪽 두께가 좀더 두껍게 되어 있어서다. 사실 비대칭이 맞다. 전원 단자가 있는 흰 테두리가 굵게 보이는 부분(2.2cm)이 카메라가 있는 반대편(2cm)보다 0.2cm 더 두껍다. 때문에 세로로 잡을 땐 두꺼운 흰색 테두리가 있는 쪽을 잡는 것이 좀더 안정감이 있다. 가로로 잡을 때는 어느 쪽을 잡아도 괜찮지만, 너무 아래를 잡으면 스피커를 가리게 되는 만큼 음량이 줄어든다.
사실 앞에서 볼 때의 만듦새는 꽤 괜찮아 보이는 반면 단자와 뒤판의 구성이 아쉽다. HDMI, USB, 마이크로 SD 같은 단자를 오른쪽에만 배치한 것은 분명 잘 한 부분이다. 다만 흰색 틀에 단자를 그대로 드러내놓다 보니 검은 구멍이 난 듯 보인다. 특히 아래쪽 도킹과 충전용 단자가 너무 커서 세로로 잡을 때 너무 눈에 띄는 단점이 있다. 모든 단자의 덮개를 만드는 것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그래도 안전을 위해서라 마이크로 SD 슬롯은 덮개가 있는 편이 좋았을 것이다.
뒤판은 사실 스티커만 없어도 상당히 깔끔했을 것이다. 인텔 아톰, 마이크로소프트 윈도8 스티커와 NFC 위치를 표시하는 스티커, 그 밖의 인증 표시용 스티커가 흩어져 붙어 있어 덜 깔끔하다. 이 제품을 구입한다면 이 스티커는 모두 떼는 것을 생각해 봐야할 듯하다.
윈도8 UI 움직임은 좋았는데…
일단 아이코니아탭 W510의 제원을 보자. 프로세서는 모바일 듀얼 프로세서인 인텔 아톰 Z2760(1.8GHz), 램 2GB, 저장공간 64GB, 1366×768 해상도의 10.1인치 IPS 화면, 앞 200만/뒤 800만 화소 카메라 등이다. 제원을 보면 상당히 강력한 성능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지만, 일단 동적인 윈도8 UI를 돌리는 데 어려움은 겪지 않았다. 무선 랜도 잘 작동하긴 했지만, 대기 상태에서 돌아온 뒤 5GHz 주파수 무선 랜에 늦게 연결되고 블루투스 장치가 잡히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배터리는 절전 기능만 잘 쓰면 충전 없이 오래 쓸 수 있다. 이용자가 일정 시간이 조작을 하지 않으면 대기 모드로 들어가 전원을 차단해서다. 다만 다시 켤 때 5초 정도 복원 시간이 걸리는 게 흠이다.
물론 윈도8 UI가 물 흐르듯 움직이는 것만으로 다행이라 이야기할 수는 없다. 기본적인 윈도8 UI 스타일로 만들어진 게임을 비롯한 수많은 전용 앱은 아주 자연스럽게 잘 수행했지만, 역시 포토샵이나 데스크탑 모드에서 돌려야 하는 3D 게임처럼 무거운 윈도 응용 프로그램들은 아톰만으로 무리다. 그나마 가벼운 프로그램과 오피스웨어는 큰 무리 없이 돌아간다. 데스크탑의 작업 표시줄에 있는 아이콘이 너무 작아서 터치가 힘들었는데도 이를 조정할 방법이 없어 답답했다.
휴대성이 좋은 만큼 이동식 미디어 플레이어로 활용성을 점검해 보니 H.264로 인코딩된 풀HD(1080P) 동영상을 잘 재생하지 못했다. 곰플레이어나 팟플레이어의 디코더를 바꿔봐도 정상적인 소리와 다르게 느린 영상 출력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인텔 GMA 600은 PowerVR SGX5 아키텍처의 내장 그래픽으로 오픈GL을 비롯한 그래픽 처리 기술과 풀HD 재생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지만, 동영상 재생 성능은 예상 밖이었다.
키보드 도크에 꽂으니 넷북의 향기가…
패키지 안쪽에 있는 아이코니아탭 W510 전용 키보드 꺼내 본체를 꽂아보니 영락 없이 넷북의 향기가 난다. 물론 화면을 분리하면 다시 태블릿으로 돌아오지만, 본체를 꽂으면 외형적인 인상은 넷북에 머무른다.
이 키보드 도크의 기능은 꽤 단순하다. 아이코니아탭 W510의 입력 장치로 쓸 수 있으며, 기존 USB 장치를 연결할 수 있는 단자를 하나 넣은 것이 전부다. 각 자판의 크기가 약간 작긴 해도 자판간 간섭이 적고 입력하는 느낌도 제법이다. 다만 자판에 새긴 글자의 인쇄 품질이 썩 좋아보이진 않는다. USB 단자가 하나 뿐이라 장치 확장성이 부족하다.
배터리가 없어 본체를 꽂아도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지만 W510을 꽂았을 때 무게 중심이 본체쪽에 있다보니 허벅지 위에 올려 놓고 쓸 때 뒤로 넘어갈 위험이 있어 키보드에서 손을 뗄 수가 없다. 그래도 책상처럼 평평한 곳에 두면 뒤로 넘어갈 걱정은 안해도 되는 것은 다행이다.
애매함을 없앴으면 더 좋았을 것을…
에이서 아이코니아탭 W510을 짧게 정리해보자. 이 제품은 몇 가지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본체의 단자에 대한 처리가 미흡하고 도킹을 위함 홈이 지나치게 어떤 때 보기 흉하다는 점, 데스크탑 인터페이스가 터치 환경에 맞지 않고 풀HD 영상 재생을 확실하게 하지 못하는 점 등이다. 그럼에도 윈도8 스타일 앱은 잘 수행하고 발열이 적은 데다 이동성까지 챙긴 키보드 도크는 쓸만하다. 무엇보다 최대 장점은 크기나 무게 만큼은 확실히 태블릿답다는 점이다. 비록 윈8을 쓰지만 그 점에선 모범 답안에 가깝다. 그렇기에 아이코니아탭 W510의 방향은 명확하다. 다른 윈도8 태블릿이 갖고 있지 않은 태블릿다운 느낌을 더 잘 살리기 위해 애매한 것을 과감하게 버렸어야 했다는 점이다. 크기 경쟁력이 살 길이었다는 것을 조금 더 일찍 깨달았다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은 분명하다.
태블릿 본체에 일반사이즈에 USB가 있는건가요???
사진상으로는 모양이 좀 다른듯 합니다만;;;
본체에는 마이크로 USB 단자만 있습니다만, 동글 형태의 케이블을 꽂으면 일반 USB도 쓸 수는 있습니다. 믄제는 변환 동글을 갖고 다녀야 한다는 게 불편한 점일 듯합니다.
가벼운 윈도우 8 태블릿을 찾던 중 눈에 띄었던 에이서 아이코니아(Acer Iconia) W510 태블릿을 구매했습니다. 제품 사양과 가격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ACER W510-27602G06iss (도킹포함) 종합정보 – Danawa.com 제가 이 제품을 사게 된 것은 아래 2가지 장점 때문이었습니다. 가볍고 오래가죠. 무게: (태블릿) 580g, (도킹) 680g 배터리: 3540mAh + 3540mAh (본체+도킹 시 최..
제가 느낀 점과 거의 비슷하네요. 도킹 시스템이 의외로 투박하고, 터치패드의 품질이 많이 떨어지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가벼운 무게와 사이즈는 정말 합격점인 것 같네요.(성능도 좀 가볍긴 합니다..ㅎ)
정말 가벼운 무게 만큼은 진리인 듯 합니다. 그나저나 HP 엘리트패드 900도 꽤 잘 나왔더군요. 아크몬드님이 보시면 좋아할 만한 모델일 듯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