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부터 안드로이드웨어를 탑재한 삼성 기어 라이브와 LG G워치가 풀리기 시작했다. 만듦새는 달라도 같은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웨어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제품은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만듦새의 호불호가 다를 수는 있으나 운영체제의 특성 탓에 쓰다보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기능과 관계된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도 나쁜 점을 다른 방법으로 고칠 수 있는 방법이 빨리 나타난 점은 다행이다. 그것이 구글이나 제조사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말이다.
재빠른 개선책 중에는 안드로이드웨어를 다루는 이용자 인터페이스도 포함된다. 안드로이드웨어에 적용한 구글의 조작 방법이 가장 편했으면 아마 안드로이드웨어의 평가는 지금보다 더 좋았을 테다. 쓸데 없이 튀어 나오는 나우 카드나 명령어를 외우고 쓰는 구글 음성 명령의 한계를 구글 개발자들만 모르는 것인지도 알길이 없지만, 앱이나 설정을 빨리 실행하는 더 편한 이용자 인터페이스를 고민하지 않은 문제도 있는 듯하다.
안드로이드웨어를 올린 모든 장치에서 억지로 똑같은 경험을 하도록 만든 구글의 고집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것 중 하나다. 그것이 얼마나 조작의 편의성을 떨어뜨리는 일인지 구글이 좀더 일찍 깨닫기를 바라는 한편으로 다른 방식을 쓰지 못하도록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구성하지 않은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어쩌면 구글도 확신하지 못한 문제에 있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든 것 같은 인상마저 강하게 든다.
아마 안드로이드웨어를 쓰는 이들은 안드로이드웨어 장치는 물론 안드로이드웨어와 연동된 호스트 장치를 제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다. 쉽게 안드로이드웨어 장치의 밝기를 조절해보기만 해도 왜 어려운지 알 수 있다. 기본 런처에서는 상당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그 작업을 해낼 수 있다. 결국 안드로이드웨어의 조작성을 개선하기 위한 보조 프로그램의 필요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조 앱이라기보다 안드로이드웨어 런처라고 부르는 게 더 알맞겠지만, 이용자들은 미니 런처 같은 다른 선택지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미니 런처 앱은 설치 후 안드로이드웨어 장치 화면의 왼쪽 모서리에서 끌어내리면 나타나는 앱 런처다. 이 앱 런처를 띄운 뒤 화면 왼쪽 끝에서 오른쪽으로 한번 더 끌면 밝기를 조절하고 배터리 잔량을 알려주며, 연결된 스마트폰의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빠른 설정이 뜬다. 몇 단계 들어가야만 했던 안드로이드웨어 앱의 실행과 설정을 상당히 편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미니 런처를 설치한다고 안드로이드웨어 인터페이스가 가진 단점을 모두 메워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단지 문제라면 미니 런처를 설치하는 것이 구글이 추구하는 단순한 인터페이스과 반대되는 점이라는 것이다. 안드로이드웨어가 되도록 메뉴를 적게 쓰는 방식으로 조작하도록 신경쓴 것과 달리 미니런처는 그 반대로 메뉴를 많이 조작하는 환경이다. 더구나 안드로이드웨어에서 뜬 카드를 오른쪽으로 밀 때 닫고 왼쪽으로 밀어 세부 정보를 보도록 일관성을 갖추려 한 것과 달리 미니 런처는 그런 조작과 반대로 움직이며 숨겨진 앱과 설정을 더 빨리 끌어내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웨어에서 관련 앱의 실행을 우선에 두지 않았더라도 그것을 이용자가 장치에서 기능이든 앱이든 더 쉽게 쓸 수 있도록 고려하지 않은 점은 사뭇 이해가 어렵다. 미니 런처는 음성으로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거나 호스트 장치의 푸시 정보를 받아보는 안드로이드웨어의 환경보다 스마트폰의 조작환경과 더 비슷하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용자가 어떤 작업을 하려느냐에 두 작업의 편의성이 달라지므로 어느 한쪽만 있는 게 아니라 둘다 존재해야 하는 게 맞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구글은 안드로이드웨어에 그 반쪽만 올렸고 나머지 반쪽은 이용자가 찾아서 쓰라고 하는 듯하다. 스마트폰이라면 제조사가 반쪽이라도 찾아 넣었을 수도 있을 텐데 안드로이드웨어에 제조사가 손대는 일마저 달가워하지 않으니 지켜볼 수밖에 없다. 안드로이드웨어가 성공적으로 안착할지 어떨지 모르지만, 미니 런처만큼 배려심을 느낄 수 있는 변화 없이는 그 누구도 편하다고 말하긴 힘들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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