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바이오 X와 LG X300의 공통점은 정말 얇고 가볍다는 점입니다. 두께가 13.9mm(바이오 X), 17.8mm(엑스노트 X300) 밖에 되지 않고 무게도 745g과 970g으로 가볍습니다. 바이오 X를 발표할 때는 풍선에 띄워 보낼 수 있는 무게의 노트북이라면서 실제 여러 개의 풍선을 이용해 허공에 띄우는 시늉도 했었지요.
이처럼 얇은 노트북에 관해 이렇다할 제품 분류가 아직 없는 터라 일단 씬북(thinbook)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과거 애플 맥북 에어가 나올 때 몇몇 미디어로부터 씬북이라는 명칭으로 오르내리긴 했지만, 그 뒤로는 거의 쓰이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소니 바이오 X나 LG X300 같은 씬북의 앏은 매력에는 끌리지만, 부러운 눈길을 무한히 보내기는 힘듭니다. 스타일은 좋지만, 그저 얇게 만들기 위해 희생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지요.
성능에 대한 기대감 낮춰야
소니 바이오 X와 LG X300 처럼 씬북을 만들려면 일반 노트북이나 넷북과 다른 설계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들어가는 부품을 줄이고, 전체적인 크기도 줄여야만 하기 때문이지요. 소니가 바이오 X의 13.9mm라는 얇은 두께를 구현하기 위해서 모든 핵심 부품을 얹은 메인보드를 4mm 두께 안에서 제한해 작업한 것만 봐도 그만큼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씬북의 성능에 대해서는 무작정 좋은 평가를 내보낼 수는 없습니다. 이처럼 얇게 만들기 위해서 희생해야 했던 것이 성능이기 때문이지요. 어느 정도의 활용도를 요구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넷북 이상이라고 말하기는 곤란합니다. 이같은 분석의 배경에는 이들 제품이 하나 같이 넷북도 아닌 MID용 프로세서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넷북이나 씬북이나 그 형태를 한번 보면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하지만 부품은 다르지요. 씬북은 넷북용 N시리즈가 아닌 MID용 아톰 Z을 쓰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흔히 쓰는 넷북용이 아닌 프로세서를 넣어서 만든 것이지요. 아톰 Z 시리즈는 N시리즈보다 저전력에 저발열의 초소형 프로세서라 방열에 필요한 부품을 쓰지 않거나 크기를 줄이고 전체적으로 작은 메인보드를 구성하는 데도 영향을 많이 미칩니다. 여기에 HD 동영상을 돌리는 GMA 500 내장 그래픽 코어까지 묶으면 넷북보다 활용성은 좀더 좋은 것처럼 보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전체적인 처리 성능은 아톰 N 시리즈보다 떨어집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넷북이 아니라 조금 다른 형태의 씬북을 만들기 위해서 넷북보다 좀더 성능이 떨어져도 이용 가치를 지닌 MID용 아톰을 쓴 것까지는 좋지만, 그만큼 성능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합니다.
넷북을 경계하는 씬북
그런데 형태가 넷북과 다르지 않고 성능은 오히려 넷북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이를 그렇다고 넷북이라고 부르지도 않습니다. 그쪽으로 분류할 수도 있지만, 굳이 말할 이유도 없는 것이죠.
그 이유를 알기 위해 간단히 아톰에 대한 분류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듯 합니다. 원래 인텔 아톰은 4가지로 세분화되지만, 지금까지 PC 시장에서는 두 가지가 대표적으로 쓰였습니다. 넷북은 다이아몬드빌 아톰, MID(휴대 인터넷 장치)는 실버손 아톰이었지요. 그러니까 노트북보다 작고 가벼운 넷북용과 휴대폰보다는 크지만 손안의 PC를 만들기 위한 장치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제품 이름으로 바꿔서 말하면 아톰 N(다이아몬드빌)과 아톰 Z(실버손)입니다. 올해부터 다이아몬드 빌을 파인트레일이 대체하지만, 역시 프로세서 이름은 아톰 N 시리즈로 되어 있으니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문제는 초소형 휴대 장치용으로 만들었던 아톰 Z 시리즈를 인텔이 의도했던 것과 다른 용도로 쓰면서 시작됩니다. 소니 바이오 P가 첫 테이프를 끊더니 빌립 S7과 소니 바이오 X, LG X300 등이 이어서 나온 것이지요. 이들 씬북은 분명 MID용으로 만든 아톰 Z 시리즈를 쓰지만, 형태와 목적은 넷북 시장과 겹치는 제품입니다. 이쯤되면 씬북을 넷북으로 보느냐 마느냐에 대한 고민이 생깁니다.
사실 MID용 아톰 Z 시리즈가 넷북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것은 인텔과 제조 업체 모두 반기는 일이 아닙니다. 싼값에 오래가는 배터리, 쉬운 이동성을 내세운 넷북과 같은 위치에 놓는다면 지금 쌓아온 넷북의 정체성에 혼란을 주기 때문이지요. 고로 이들은 넷북과 같은 목적성을 가진 이 씬북을 결코 넷북이라고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넷북과 확실한 차별성을 부여하기 위해 이들은 씬북을 엄청나게 비싼 가격에 내놓습니다. 빌립 S7만 다소 예외적이었을 뿐, 대부분이 100만 원~200만 원 사이에 출시됐습니다. 물론 넷북과 차별화된 디자인과 설계, 제원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비싼 값을 부른 것은 그 경계를 더욱 확실하게 하겠다는 뜻인 셈이죠. 그러니까 넷북이라고 부르지 않아야 더 비싼 제품의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분명 하드웨어를 좋아하는 이들은 씬북의 두께 대해서는 경외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처럼 얇고 세련된 형태의 제품을 만나는 것은 늘 즐거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얇은 씬북의 가치는 좀더 냉정하게 돌아봐야 합니다. 얇은 것을 얻기 위해 잃는 것이 있을 수는 있지만,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의 가치가 더 큰 것인지는 한번 더 고민해야겠지요. 다만 씬북 시장 더 활성화되길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 지금의 제품들로 인해 얻을 가치가 별로 없는 제품군으로 인식될 것이 우려됩니다.
단순하게 두께라던가 무게에만 치중하는건
솔찍히 자사의 기술력 투사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물론 절대 가격 대비 절대 성능이 떨어져서 그리 손이 안가는 계열이 바로 소니라서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죠..
가격대비 절대 성능만 받쳐주면 손이 갈지도 모른다는 거죠? ^^
저야 머 ㅋㅋㅋ 절대가격대비 상대성능이죠 ㅋㅋ
가장큰문제는 내구성과 성능이죠…. 근데 이거 전에 올리셨던 포스트 같은데요?
내구성은 수많은 테스트를 한다고 하더군요.
아, 이 글은 플레이피씨와 이곳에 거의 같은 시각에 게재된 글입니당~ ^^
CES에서 관람객들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LG전자의 초슬림, 초경량 노트북 ‘엑스노트 X300’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IT블로거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첫 인상은 독특한 패턴의 샤이닝 컬러, 보더리스 HD LCD, 조약돌 모양의 패블 키보드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엑스노트 X300’을 통해 여러분은 지금껏 기대하지 못했던 새롭고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입사 이후 9년간 노트북 디자인에만 매달려 온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의 이희..
실제로 보시니 어떠셨어요? 엑스노트 300은 무작정 얇은 것이 아니라 스타일이 살아있달까..
올해 엑스노트가 경험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움을 제공하는 것을 모토로 한다는데..
그렇잖아도 따로 포스팅을 했답니다. 읽어주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