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를 노리는 엑스페리아 Z3C와 LTE 태블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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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3일, 여의도 IFC원 건물 1층의 안내 데스크 직원은 그 어느 때보다 바빴을 듯하다. 그 건물에 입주해 있는 소니 코리아를 들고 나는 사람들에게 출입증을 나눠주고 신분증을 돌려주느라 말이다. 물론 출입증을 받아 소니 코리아에 올라갔던 내려온 사람 중에는 나도 예외가 아니었던 데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발표한 엑스페리아 Z3의 국내 미디어 공개 행사가 이날 있어서였다.

이날 소니 코리아가 하루 종일 공개한 제품은 엑스페리아 Z3와 Z3 컴팩트, Z3 태블릿 컴팩트, 스마트워치3와 스마트밴드 토크 등 IFA에서 전시했던 거의 모든 모바일 제품이었다. 사실 이 제품들이 주는 느낌이나 기본 전략에 대해선 IFA를 취재했던 글에서 이미 정리했던 터라 더 이상 덧붙일 이야기는 없는 상태지만, 의외로 발표에 비해 빠르게 우리나라에도 출시를 하게 된 것이 오히려 눈길을 끈다.

그런데 빠른 출시가 소니 코리아에게 반드시 좋은 상황만은 아니다. 약간 애매한 것을 있는 것도 부인하긴 어렵다. 지난 5월 중에 엑스페리아2를 내놓은 이후 4개월 지난 시점에서 새로운 시리즈를 선보인 것은 이전 시리즈를 서둘러 정리해야 하는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니까. 어차피 피해갈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소니 코리아의 전략적인 선택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그나마 다른 전략을 펼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이 함께 나온다는 사실에 소니 코리아에선 다행으로 여기는 듯하다. 때문에 이번 간담회는 플래그십보다 지금 시장의 틈새를 맞는 모델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인상이 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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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 기대주가 엑스페리아 Z3 컴팩트다. 엑스페리아 Z3 컴팩트는 플래그십 제품이라고 하기엔 몇몇 제원이 아주 조금씩 모자란다. 그렇다고 해도 중급 이하의 제품으로도 분류가 어렵다. 그냥 플래그십에 미치지 못할 뿐 스냅드래곤 801 AP에 2GB 램, 2,070만 화소 카메라 등 구성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라서다. 이 제품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리 크지 않은 4.6인치의 화면(?)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HD 해상도의 한계는 뛰어 넘을 수 없지만, 4.6인치로 크기를 줄이는 대신 밀도를 높이고 전체적인 제품 크기와 무게를 덜어내 휴대하기 쉬운 성능 좋은 스마트폰으로 위치를 잡는 데 모자람은 없어 보인다. 실제로 최근 화면이 커지면서 조금 작지만 성능 좋은 스마트폰을 원하는 이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자급제 시장에서 이러한 제품은 더욱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보니 엑스페리아 Z3 컴팩트와 견줄만한 제품을 거의 찾을 수 없고, 좀더 낮은 가격으로 이용자에게 접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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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엑스페리아 Z3 태블릿 컴팩트도 국내에 출시한다. 엑스페리아 Z3 태블릿 컴팩트는 스냅드래곤 801 AP나 3GB 램 같은 제원으로 말할 수 없는 두께와 무게를 가진 8인치 태블릿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틈새를 파고 들 제품은 무선 랜 버전이 아니라 LTE 버전이다. 최근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가격을 낮추기 위해 무선 랜 버전으로 나오면서 자급제 형태로 구할 수 있는 LTE 태블릿이 씨가 마른 상황이다. 무엇보다 전화가 가능한 태블릿 제품들이 거의 없는 데다, 이러한 유형의 제품을 이통사들이 재고 부담을 우려, 판매를 꺼려하는 까닭에 쓸만한 제품을 거의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수요를 엑스페리아 Z3 컴팩트 태블릿으로 메우려는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

물론 위 두 제품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일 뿐 소니가 의도적으로 엑스페리아 Z3에 대한 지원을 덜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이통사를 통하지 않고 자급제 형태로 제품을 파는 소니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할 때 앞서 소개한 두 제품이 좀더 현실성을 가진다는 점이다. 이통사가 재고를 안고 팔아주는 다른 제조사에 비하면 영업적 측면에서 불리한 까닭에 스스로 생존법을 체득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 필요한 전략을 선택할 수도 있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지금까지는 좋은 제품을 비싸게 파는 우직한 방법을 썼다면 엑스페리아 Z3 시리즈는 단통법이 시행되는 우리나라 모바일 시장의 틈새에 파고들 수 있는 전략적인 접근이 가능한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제품 구성의 행운이 그 틈새를 파고드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는 제품이 출시되는 10월 이후부터 지켜봐야 할 듯하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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